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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정선성당#정선시장#첫사랑#곤드레 (1)
형과니의 삶
첫사랑은 곤드레 같은 것이어서
첫사랑은 곤드레 같은 것이어서 / 김남극 내게 첫사랑은 밥 속에 섞인 곤드레 같은 것이어서 데쳐져 한 계절 냉동실에서 묵었고 연초록 색 다 빠지고 취나물인지 막나물인지 분간이 안가는 곤드레 같은 것인데 첫사랑 여자네 옆 곤드레 밥집 뒷방에 앉아 나물 드문드문 섞인 밥에 막장 비벼 먹으면서 첫사랑 여자네 어머니가 사는 집 마당을 넘겨 보다가 한 때 첫사랑은 곤드레 같은 것이어서 햇살도 한 평밖에 몸 닿지 못하는 참나무 숲 새끼 손가락 만한 연초록 대궁에 솜털이 보송보송한, 까실까실한, 속은 비어 꺾으면 툭 하는 소리가 허튼 약속처럼 들리는 곤드레 같은 것인데 종아리가 희고 실했던 가슴이 크고 눈이 깊던 첫사랑 그 여자 얼굴을 사발에 비벼 목구멍에 밀어 넣으면서 허기를 쫓으면서 정선성당벽화에서..
일상이야기
2023. 1. 28. 0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