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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Charlie Haden & Pat Metheny - Beyond The Missouri Sky 본문

음악이야기/재즈

Charlie Haden & Pat Metheny - Beyond The Missouri Sky

김현관- 그루터기 2023. 1. 15. 13:09

https://youtu.be/_swYyLew7KE

 

거장들의 호흡이 빚어낸 또 하나의 명반

Charlie Haden & Pat Metheny - Beyond The Missouri Sky


'Short Stories'라는 부제가 달린 찰리 헤이든과 팻 메시니의 협연 소품집입니다...
조용하게 사색에 잠기기 좋은 연주들로 가득한 ‘이지리스닝 계열(?)’의 연주집이죠...

그동안 '80/81', 'Rejoicing', 'Song X' 등에서 호흡을 맞춰왔던 그들이기에
본작에서의 앙상블은 의심할 여지조차 허락되지 않습니다..

이 앨범에서 찰리 헤이든은 아내를 위한 곡 ‘Waltz For Ruth’와 ‘First Song’ 등을 비롯하여,
가족을 위해 만든 다수의 곡들을 제공해 팻 메시니와 함께 인상적인 연주를 해주고 있죠...
이 앨범에서의 백미라 한다면, '시네마 천국'의 사랑의 테마와 메인 테마인데 새로움 감흥을 전해줍니다...

앨범전곡감상

1. Waltz For Ruth
2. Our Spanish Love Song  
3. Message To A Friend
4. Two For The Road
5. First Song
6. The Moon Is A Harsh Mistress
7. The Precious Jewel  
8. He's Gone Away
9. The Moon Song
10. Tears Of Rain
11. Cinema Paradiso - Love Theme
12. Cinema Paradiso - Main Theme
13. Spiritual

올해 육순의 나이를 맞는 찰리 헤이든은 96년 다운 비트지 선정 최우수 베이시스트로 추대되었고, 자신이 주도하는 '쿼텟웨스트'는 최우수 어쿠스틱 재즈 그룹으로 선정되는등 현 시대 재즈 씬에서 가장 능동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베이시스트이다. 일찌기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투영한 음악을 선보이며 진보적인 재즈맨으로 위상을 공고하게 굳혀왔다. 그는 찰스 밍거스 이후 다양한 음악적 탐험으로 베이스에 혼을 불어넣었으며, 이런 그의 면모는 많은 재즈 아티스트들에게 뚜렷한 귀감이 되어 왔다. 그는 리키 리 존스, 진저 베이커 등의 재즈 아티스트로서의 새로운 출발에도 성심 어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재즈 아티스트로는 드물게 팝 스타 못지 않은 대중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팻 메스니는 데뷔작 'Bright Size Life' 에서부터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영롱한 기타 플레이와 개성 있는 고유의 사운드를 개설하여 수 차례 그래미 재즈 부문을 석권하며 재즈 필드의 핵심 인물로 부각되었다. 팻 메스니가 세상을 향해 내놓은 음반은 어느 하나 빠짐없이 팬들의 가슴을 사로 잡았고, 특히 88년작 'Still Life'는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하였다. 자유로운 음악적 이상을 지닌 팻 메스니는 전 세계를 순회하는 방대한 투어 활동으로 자신의 음악과 재즈를 세계에 널리 보급하는 데에도 크게 이바지 하였다. 그는 지난 96년 말 그동안의 음악적 여정을 정리한 수작 'Quartet'을 공개하여 그의 탁월한 음악적 역량의 신뢰를 확인시켜 준 바 있다.

찰리 헤이든과 팻 메스니는 최신작 'Beyond The Missouri Sky'를 통해 전혀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방문하고 있다. 이 작품은 팻 메스니가 근작 'Quartet'를 공개한 후 최초로 레코딩한 작품이기에 그가 펼쳐 나갈 음악 세계를 예감할 수 있는 기회이며, 동시에 격정적이고 진지한 음악적 탐구로 일관해 온 찰리 헤이든의 새로운 면모를 만날 수 있다는 벅찬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본작의 배경이 되는 미주리는 찰리 헤이든과 팻 메스니가 유년의 꿈을 가꾸어 온 그들의 고향이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 자켓 미주리의 선연한 아름다움을 후면으로 광야에 앉아 노래를 불렀고, 자연이 일러준 대로 풍부한 감수성을 키워왔다. 훗날 찰리 헤이든이 음악을 통해 진실한 세상을 염원하고, 화가의 파레트처럼 온통 아름다운 이미지를 새겨 넣는 메스니의 회화성 짙은 기타도, 두 사람이 함께 바라보던 고향의 하늘과 온화한 자연의 가르침에서 비롯되었음을 헤아리게 된다.

자신의 음악적 생을 착실하게 마련하여 이제 명실상부한 거장의 반열에 올라 선 두 아티스트 헤이든과 메스니의 만남은 25년 전인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찰리 헤이든은 찰스 밍거스의 과업을 계승하는 혁신적인 베이시스트로 자신의 입지를 마련하면서, 오넷 콜맨 밴드에서 머무르고 있었고, 이곳을 방문한 팻 메스니는 그저 맑은 눈빛만이 반짝이는 푸르디 푸른 18세 소년이었다. 이후 17세의 연령차를 극복하고 같은 시선으로 음악을 바라보던 두 사람은 '80/81 (1980)', 'Rejoicing (1983)', 'Song X (1985)', 'Secret Story (1992)'등 일련의 앨범을 함께 완성하며 음악적 피드 백을 교환하였고, 숱한 투어에서 넘칠 정도의 음악적 공감을 쌓아 왔다. 찰리 헤이든은 독신을 고수하며 집도 없이 홀로 여행을 떠나는 팻 메스니의 생활을 안타까워하며 그가 자신의 가족이기를 뜨겁게 원했다. 그들의 고향이었던 미주리의 하늘빛 색채와 더불어 두 사람의 흐뭇한 우정이 본 작이 탄생하게끔 한 배경이다.

찰리 헤이든과 팻 메스니는 노스텔지어로 물들인 이 앨범의 짧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세인들이 잊고 사는 소중한 기억들을 살며시 들춰 내고 있다. 본작에서는 찰리 헤이든의 인간적인 면모와 먼저 만날 수 있다. 'The Precious Jewel'은 자신의 아버지를, 'He's Gone Away'는 어머니를 추억하는 마음이다. 또한 그의 아내에 대한 사랑을 옮긴 'Waltz For Ruth', 'The Moon Is A Harsh Mistress', 아들 조쉬에게 바치는 'Spiritual (아들 조쉬 헤이든의 작품)'. 그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진솔하게 말하고 있다.

이 앨범에서 헤이든은 많은 음을 구사하진 않지만, 모든 것을 말하는 탁월한 능력으로 팻 메스니의 화려한 프레이즈를 감싸주고 있다. 그는 공간음을 창출하는 미세하고 절제된 베이스 플레이로 있는 듯 없는 듯 온화함으로 내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헤이든은 조부모와 아버지, 그리고 아들까지 컨트리 뮤지션인 관계로 이런 관조적이고 나긋나긋한 분위기의 연출도 별로 힘겨워하지 않는다. 본작에서 보여주는 그의 플레이는 기교만이 표면 위로 부유하는 것이 아니라 풍부한 감성 위에서 탄탄하고 기품 있는 비브라토를 유지하며 충실한 바탕색이 되고 있다.

팻 메스니의 기타는 다채로운 색감을 담뿍 머금고 화려함과 영롱한 프레이즈를 자랑하며 기타 플레이가 닿을 수 있는 최상의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다. 이 앨범에서 메스니는 신디사이저를 연결하여 다양한 음색 표현에 주력했던 기존의 스타일을 벗고, 쳇 앳킨스를 연상케하는 유유자적한 핑거링으로 서정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그가 앨범 전체를 어쿠스틱 기타만으로 매만지고 있는 것도 처음이 아닌가 싶다.

아마도 이 앨범의 하일라이트는 영화 '시네마 천국의 - Love Theme', 'Main Theme'가 될 것 같다. 최상의 매력으로 똘똘 뭉친 두 곡을 접하는 순간, 잊을 수 없는 감동의 영화 한 편이 스쳐 지나간다. 위의 두 곡에서 메스니는 음의 패시지에 있어 무수한 높이의 음을 통과시키며, 미끄러지듯이 연주하는 글라산디를 사용하여 이미지를 극대화 시킨다. 이를 포함한 13개의 수록곡 마다에는 듣는 이의 가슴을 매료시키는 헤이든과 메스니의 따스한 감성이 차분한 어조로 담겨져 있다.

찰리 헤이든과 팻 메스니는 진실한 감성을 지닌 사람만이 아름다운 음악을 찾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음악을 대해 왔으며, 자신의 음악이 고통받는 사람의 영혼을 달래 줄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 지극한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이 앨범은 두 사람의 삶의 가치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아름답고 따뜻한가를 여실히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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