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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장미와 플라톤 - 조혁신 장편소설 <작품 해설> 본문
2020-12-09 13:03:20
장미와 플라톤_조혁신 장편소설
<작품 해설>
https://drive.google.com/.../1MDDm0Stu6JFSkXiM5.../view...
<장미와 플라톤> 그리고 라흐마니노프
조니 캐시(Johnny Cash, 1932~2003) 노래는 1950~60년대 후기산업사회가 본격적으로 작동하며 미국이 초강국으로 부상하는 아이젠하워 정부와 케네디 정부를 거치며 세대 갈등과 계급투쟁 속에서 나온 저항과 풍자의 노래이고, 라흐마니노프(1873~1943) 음악은 러시아의 혁명과 전쟁으로 고향 상실과 타자 속에서 실존의 탐색과 고뇌를 담은 음악이다.
소설 속에서 라흐마니노프는 아래와 같이 등장한다.
ㆍ
바우는 눅눅한 소파에 누워 영국 출신 피아니스트 존 오그던이 연주하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들었다. 비가 쏟아질 거라는 예보는 빗나갔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이런 날이 며칠 더 계속되면 존 오그던처럼 미쳐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누군가를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알고 싶다면 그와 헤어져 있을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미나와 헤어진 후 지나간 시간은 애초부터 둘 사이에는 무게를 측정할 만한 것이 없다는 걸 확인시켜주었다. 처음부터 실체 없는 껍질뿐인 허상을 부여잡으려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사랑이란 것은 종이컵에 담뱃재를 털고 담배꽁초를 비벼 끄면서 머릿속에는 크리스털 재떨이를 떠올리는 헛된 욕망이 아닐까.
― 『장미와 플라톤』 4장 (40~41쪽)
ㆍ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듣는 이유가 뭐죠?”
플라톤은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리고 있는 바우에게 물었다.
“뭐?”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요. 당신은 잠에서 깨면 꼭 이 곡을 듣잖아요.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요?”
“이유? 글쎄…… 오랜 슬럼프에 빠져있던 라흐마니노프가 이 곡을 발표하면서 슬럼프에서 벗어나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일 거야. 사실 난 라흐마니노프처럼 슬럼프에 빠져있거든. 소설가로 성공하고 싶었지만 남의 자서전이나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로 전락했지. 젊은 나이에 변변한 직업도 없다 보니 사귀던 여자들에게 번번이 차였고.”
― 『장미와 플라톤』 10장 (122~123쪽)
ㆍ
존 오그던(John Ogdon, 1937~1989)이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Piano Concerto No. 2 in C Minor, Op. 18: I. Moder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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