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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세 명의 후배 본문
세 명의 후배
요모조모 집안 정리를 하는 중에 전화가 왔다. "형님 저 인천에 왔어요. 모처럼 술 한잔 하시죠?".. 순상이다. 목소리가 밝아 적이 마음이 놓인다. 지난여름 산사태로 새로 지은 사무실이 통째로 묻혀 버려 뒷수습을 하는 와중에 경영권 다툼까지 하느라, 통 만날 수 없었는데 회장의 신임을 얻어 그 새 회사 하나를 더 맡기로 했단다.
3개 회사의 오너로 빡빡한 일정일 텐데도 선배라고 잊지 않고 찾아와 준 정성이 고마울 뿐이다. 신포동으로 자리를 옮겨 고소한 민어회를 먹으며 그간에 못한 대화를 나누는데, 어느새 부쩍 커버린 후배를 지켜보며 뿌듯함을 감출 수 없어 그저 벙싯거리기 바쁘다.
"형님! 우리는 그 조직에서 잊힌 사람들이라 다행이에요.!" 대화중에 넌지시 내 의중을 떠 보는 순상이에게,
"그럴밖에.. 벌써 10년이 넘었으니...." 라며 무념하게 말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안다. 명퇴한 나를 위로하려 한 말을.. 아니 스스로도 위로받기 위해서 한 말이라는 것을.. 저나 나나 어차피 공무원이라는 테두리 내에서는 지금 같은 여유를 누릴 수 없음을 알고 그만두었으니, 틀린 말은 아니라는 것을.. 다만 조직에서야 잊혔더라도 동고동락하던 동료들에게서 소식이 뜸하다 보니 그 마음의 섭섭함을 내게 토로할 밖에.
얘기 중에 지나가는 말로 수해에 상처 입은 책들을 처리한다길래 언뜻 송림동 언덕바지에 "상상 도서관"을 개설한 춘진이가 떠 오른다. 춘진이는 교우하는 이들 중에 올바른 의식을 가진 친구 중 하나인데 그 생각이 진솔하고 사회적인 나눔을 실천하며 사는 친구라서 후배임에도 불구하고 늘 존경스러운 마음으로 대하고 있다.
"그래?.. 마침 잘 됐다! 한 달 전에 사설 도서관을 개설한 후배가 있는데 그 책들을 좀 보내주면 좋겠다." "그래요?.. 그거 잘 됐네요. 그럼 소포로 보낼 테니 주소 좀 알려 주세요.."
속 시원한 반응이다. 내친김에 춘진에게 전화를 해 주소를 받아 일러 주었다.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고 사회의 밀알이 되기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예쁜 친구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될 테니 이런 술자리라면 몸이 상할지라도 얼마든지 자리할 수 있겠다.
내게는 순상이와 춘진이 외에도 또 한 명 애틋하게 여기며 지내는 훈이라는 또 한 명의 후배가 있다. 훈이는 국가대표 출신의 펜싱선수인데, 선수생활을 그만둔 뒤 부부가 함께 후진을 양성하다 지금은 시내 체육학교 감독을 하고 있다. 그는 성질이 곧고 의리파에 불의를 못 참는 성격이라 그동안 손해도 많이 보며 살았는데 사내로서 그만큼 믿음직함을 보여 준 이도 별로 없다.
"형! 나 좋은 분 소개로 러시아 갑니다. 이번에 다녀와 시골에서 찬찬하니 살아 보려고요." 훈이는 장차 나와 함께 강화에서 전원생활을 하리라 꿈을 꾸는데 이미 넓은 대지는 구입하고 그곳에 집 지을 돈을 벌기 위해 러시아로 떠난단다. 지천명에 들어서 선생을 그만두고 또 다른 삶을 시험하고 싶다는데, 낯 설고 물 선 이역만리 타향에서 기회를 잡겠다는 이야기에 말을 잇지 못하였다. 그저 준섭이 엄마가 잘 설득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순상이와 훈이는 서로 잘 알며 지내는 사이지만 춘진이만 따로 교우하는 사이라서 서로 잘 모른다. “상상 도서관”에 보내는 책을 계기로 춘진이와 순상이와의 새로운 관계 형성이 이루어지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하면 나와 한 가지의 친구와... 내가 따르는 선배님과... 그리고 나를 따르는, 서로의 성향은 전혀 다르지만 의기투합할 수 있는 세명의 후배와 함께 소소하니 인생의 즐거움과 나눔의 기쁨도 누리면서 오롯이 나이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혼자 행복한 상상을 하며 슬며시 미소 짓는다.
2012 - 3 -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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