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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Mozart's Le Nozze di Figaro /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Sull’aria" 저녁 바람이 부드럽게 본문

음악이야기/영화음악

Mozart's Le Nozze di Figaro /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Sull’aria" 저녁 바람이 부드럽게

김현관- 그루터기 2023. 2. 27. 00:24

https://youtu.be/q1tmHHpEJWM

 

 

Mozart's Le Nozze di Figaro /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Sull’aria" 
노래 : Julie Fuchs and Olga Peretyatko 
연주 : Orchestre de chambre de Paris, 
지휘 : Yvan Cassar

 

「쇼생크 탈출 The Shawshank Redemption (1994)

모짜르트(Wolfgang Amadeus Mozart)〈피가로의 결혼 中 저녁 바람이 부드럽게)

그 날도 그 이전의 어느 날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너무나 똑같은 일상이다. 쇼생크의 모든 죄수들은 각자 맡은 일을 하기 바쁘고, 간수들 또한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며 한가롭게 오후를 보내고 있다.

바로 그 순간, 운동장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요상한 굉음이 들리더니 어느 틈에 소음은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아름다운 여인의 음성으로 바뀐다. 모든 죄수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일제히 스피커를 응시한다.

주인공 앤디(팀 로빈스 Tim Robbins)의 절친한 친구 레드(모건 프리먼 Morgan Freeman)의 독백에서 그것은 '아름다운 새가 날아와 벽을 허물어 버린 것으로, 잠시나마 맛볼 수 있는 자유의 소리'로 그려진다. 그것이 자유를 향해 끊임없이 날갯짓하던 앤디의 소망의 시작이었음을 이미 레드는 짐작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영화 「쇼생크 탈출」은 우리가 오랫동안 두고두고 만나야할 걸작 중 하나다. 흔한 사랑이야기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비현실적인 판타지가 녹아 있지도 않은 이 작품에는 다소 과장된 낭만일지는 몰라도 진지한 '자유'가 숨쉰다. '앤디'라는 프리즘을 통해 들여다본 자유는 결코 거창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초라하지도 않은 모습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 어느 사랑이야기보다 더욱 애절하고 감동적이라는 점이다

작업 종료 이틀 전에 옥상에서 마시던 맥주 3병의 달콤함이나, 일생을 감옥에서 보낸 도서관 노인이 출소 후 바깥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하는 일화는 그들에게 주어진 '자유'를 다시금 곱씹게 하고, 이미 많은 자유가 주어진 우리들에게도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묻는다.

쇼생크 탈출 의 마지막 장면이 지금까지 아름다운 장면으로 손꼽히는 것 또한 작품 내내 녹아든 자유를, 넓게 펼쳐진 백사장에 한가롭게 배를 수리하고 있는 앤디와 기약 없는 훗날 드디어 조우하게 되는 레드와의 우정을 통해 과장 없이 그려냈기 때문이다. 이 담담하고 수수한 장면에서 감히 눈물 흘릴 용기가 없는 것은 아직 진정한 자유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中 저녁바람이 부드럽게>는 결과적으로는 작품이 말하려는 메시지를 가장 함축적으로 집약시켜놓은 곡이다. 곡의 내용과 영화는 비록 관련이 없지만, 전혀 다른 세계의 낭만을 경험할 수 있는 이 곡은 회색빛 감옥에서 총천연색의 무지개를 띄워놓은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다.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삶이 헛되지 않았음을 깨달을 수 있다면, 그 깨달음 뒤에 다시 듣는 이 곡은 전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마치 앤디가 그랬고 레드가 그랬으며, 그곳에 있는 쇼생크의 모든 죄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음악은 때로 그 어떤 사상이나 억압된 제도를 뛰어 넘은 공통의 메신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쇼생크 탈출」은 보여주고 있다.

 

https://youtu.be/un7tf_iCGPA

 

영화 : '쇼생크 탈출' 중
곡명 : 모짜르트(Wolfgang Amadeus Mozart)〈피가로의 결혼 中 저녁 바람이 부드럽게)
연주 : Deutsche Oper Berlin
지휘 : Karl Böh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