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형과니의 삶

유키 구라모토 Yuhki Kuramoto / 추억 Reminiscence 본문

음악이야기/뉴에이지

유키 구라모토 Yuhki Kuramoto / 추억 Reminiscence

김현관- 그루터기 2023. 2. 27. 00:55

https://youtu.be/mqPxSdPph8A

유키 구라모토  Yuhki Kuramoto  / 추억 Reminiscence

허무한 심미주의, 유키 구라모토

유키 구라모토 Yuhki Kuramoto / 추억 Reminiscence

 일본계 음악가에 의해 연주되는 뉴에이지 음악의 섬세하고 유려한 모습들이 근래에 들어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선다. 유키 구라모토(Yuhki Kuramoto)는 1951년 일본 사이다마에서 출생하였다.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 후에 훌륭한 콘서트 피아니스트로 대성할 자질을 보여주었다. 대학 교육과정은 음악이 아닌 물리학을 택하여야 했으나 천부적으로 무척 섬세한 감성은 그를 다시금 음악으로 선회하여 피아노 건반을 택하게 만든다.

 1986년 (Lake Misty Blue) 음반을 발표하였을 때 여기에 실린 (루이즈 호수 Lake Louise) 트랙이 무척 신선한 피아노 선율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이후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그의 이름을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 음반의 (Noctune) 또한 섬세하고 차가운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어, 그의 음악은 단순한 선율의 아름다움이라는 뚜렷한 특징으로 청중에게 인식되기에 이른다. Refinement 음반은 '세느강의 전경' 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고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려는 시도를 했다. 하지만 솔로 연주의 섬세한 터치를 느끼는 것 외에 이 새로운 시도에서 찾을 수 있는 의미는 별다른 것이 없어 보인다.

 그의 음악은 라흐마니노프를 강하게 연상시킨다. (로맨스 Romance)나 (추억 Reminiscence) 음반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선율은 언제나 안온함보다 다소 시린 정서를 느끼게 해준다. 그의 예리하고 섬세한 터치와 애수는 오히려 무언가 허무함이 담긴 아름다움을 엿보게 한다. 차가운 울림으로 이어지던 그의 간결한 피아노 선율이 여운을 남기고 사라지고 나면 그 자리엔 뜻모를 공허함이 자리한다. 음반 타이틀에 사용되는 언어 또한 언제나 로맨틱한 이미지의 그것들이다. 일본인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날카로움으로 정제된 정서가 구라모토의 심금을 통하여 배어나는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뉴 어쿠스틱 계열의 음악은 일본계 음악가들이 무척 가지런한 사운드를 연주하여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구라모토는 우리 나라에서 가진 실황연주를 통해 뉴에이지 음악의 모습을 어느 음악가보다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