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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Music to disappear in - CD 1 / Raphael 본문
비발디의 환생, 라파엘
오클라호마 툴사(Tulsa)의 한 자선 수녀원에서 자란 라파엘(Raphael)은 외로운 어린 시절을 고전음악과 그레고리아 성가' 교습으로 채웠다. 13세 때에는 바로크 음악에 심취하게 되는데, 특히 비발디 (Vivaldi)의 음악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리고 비발디에게서 자신과의 동질성을 강하게 느꼈다고 피력한다. 그것은 비발디가 카톨릭 수도원의 사제였다는 점뿐만 아니라 교리나 예배 또는 성가를 소홀히 하면서 분방하게 다양한 음악에 큰 관심을 두었고 자신도 주체하지 못할 만큼 충동적인 감상에 몰입하곤 했던 점 때문인 것으로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을 외롭게 보내야 했던 성장 환경에 대한 보상 행위인지, 60년대 말 라파엘은 샌프란시스코의 록 음악 거리에서 방황하게 된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고전음악에 대한 바탕이나 비발디가 주는 예의 신비한 일체감은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후 라파엘은 유럽 백작의 복장을 하고 거리에서 집시 바이올린을 연주하면서 샌프란시스코 음악원의 작곡 수업을 어렵게 마친다. 음악 치료 연구기관에서 10년 가까이 일하고 난 후 그는 심신 휴식에 관한 음악의 기본 이념을 터득하기에 이른다.
라파엘의 음악은 무척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는사운드를 표방한다. 결이 고운 화음의 신시사이저 음향에 의한 카펫을 깔아놓고 그 위에 피아노에 의한 동방 선율이 가벼운 환상처럼 춤을 춘다. 1988년과 1991년 연주한 (소멸의 음악 Music To Disappear In)은 두 개의 음반으로 되어 있고 뉴에이지 음악의 전형적인 모양을 디자인하고 그 개념을 확인할 수 있게 한 수작이다. 다소 우울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서정적이고 초현실주의 화가의 화폭을 연상케 하는 선율이 투명하고 아름다우며 항상 신비스러운 이미지가 함께한다. 어느 칼럼니스트의 이야기처럼 그의 음악에는 그랜드 피아노의 울림과 청아한 바이올린 소리, 반짝이는 신시사이저의 음향들이 있고, 이것들은 자유를 얻은 듯한 수녀들의 코랄에 실려 하모니를 이루고는 천상으로 날갯짓한다.
《Angels Of The Deep》 음반에서는 고운 선율의 치유 음악을 들을 수 있고 《Like An Endless River》 또한 라파엘의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음반이다. 《Tantric Wave》 음반은 인도풍의 멜로디가 가미되어 명상을 위한 선율로 되어 있다. (Intimacy)는 독특하게 육체적인 접촉을 통하여 이성간에 체험하게 되는 감상을 노래했다.
대체로 라파엘의 음악은 인상주의적인 선율보다는 다소 강하고 직접적인 색채감을 표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되어 에릭 사티의 모습에 더 가까운 듯하다. 뉴에이지 음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음악가이다. 조지 윈스턴과 데이비드 란츠가 초기 음악에는 거의 전자악기를 채용하지 않은 것과 달리, 라파엘이나 앙드레 가뇽은 신시사이저와 다양한 악기의 앙상블의 배경음향을 활용하였다. 여기서부터 후에 전자악기의 음향을 동원한 갖가지 음악을 함께 일컬어 같은 범주에서 이해하게 되는 넓은 의미의 뉴에이지 음악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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