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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A Hard Rain's A Gonna Fall <세찬 비가 오려 하네〉/ Bob Dylan 본문

음악이야기/영화음악

A Hard Rain's A Gonna Fall <세찬 비가 오려 하네〉/ Bob Dylan

김현관- 그루터기 2023. 2. 27. 01:08

https://youtu.be/hXn9ZKPx6CY

 

A Hard Rain's A Gonna Fall <세찬 비가 오려 하네〉/ Bob Dylan

Hard Rain's A-Gonna Fall <세찬 비가 오려 하네〉은 1962년 9월 22일 피트 시거가 카네기 홀에서 포크가수들과 함께한 '비공식 포크음악 연주 모임(hootenanny)'을 하면서 처음 불렀고, 이듬해 발매된 밥 딜런의 앨범 《The Freewheeling Bob Dylan》에 수록되었다. 특히 이 노래는 올리버 스톤 감독의 반전 영화인 <7월 4일생>의 OST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1963년 미국은 인종차별 철폐와 인권신장의 '시민권리 행진' 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한 해였다. 이 노래의 주인공 밥 딜런도 피트 시거, 조안 바에즈 등과 함께 미국 전역을 돌며 시민권리행진에 문화선전대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이 노래는 1963년의 미국을 노래한 것이 아니라 1962년 미국, 즉 쿠바의 미사일 기지건설을 둘러싸고 미국과 소련이 전쟁 일보직전까지 치달았던 위기의 상황 속에서 핵전쟁의 위험과 3차 세계대전을 경고한 것으로, 반전과 평화의 노래로 평가된다.

그러나 정작 밥 딜런은 이런 평가에 대해 1963년 유명 작가이자 방송인인 스터즈 터클studs Terkel과의 인터뷰에서 “이 노래는 방사능 비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핵 낙진에 관한 것도 아니에요. 현재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르는 어떤 종말을 의미합니다” 라며 노래의 평가가 과장되었음을 지적한다. 그럼에도 당시의 많은 진보적 지식인과 평론가, 반전운동단체들은 이 노래를 쿠바 핵미사일 위기와 관련된 노래로 널리 선전하였다.

가사가 무척이나 난해하고 상징적이어서 무엇을 말하는지 쉽게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가사를 곰곰이 음미해 보면 아주 강렬한 평화의 호소가 깃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사 중에서 '경고의 천둥소리', '세상을 집어삼킬 듯한 파도소리', '세찬, 아주 아주 세찬' 등은 핵전쟁 또는 핵폭풍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울음소리', 예리한 칼 등은 그 참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리고 아무도 듣는 이 없는 만 가지의 속삭임'은 핵 폭풍 후의 고요, 혹은 인류의 종말을 경고하는 의미일 수 있다. 밥 딜런과 그의 노래를 좋아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이 노래에 대해 “종말론적 메시지가 가득하며, 이 세상에 경고를 주는 노래”라고 평한 바 있다.

그런데 이 노래의 원전은 전통 앵글로 스코티쉬 발라드 (Lord Randall)이다. 〈Lord Randall)은 사냥에서 돌아온 어린 영주 랜달과 그의 어머니가 주고받는 대화를 10연으로 구성한 발라드로, 13세기부터 불리던 것을 1803년 월터 스코트 경sir Walter Scott이 채록, 간행했다. 주인공인 어린 영주 랜달은 연인에게 독살된다. 그후 <Lord Randall>이 덴마크, 독일, 스웨덴 등지의 유럽으로 전해지면서 독살당한 남자, 혹은 <독살당한 남자 윌will>이라는 제목이 붙여진다. (Lord Randall)의 1연을 보면 밥 딜런이 〈Lord Randall)을 차용하여 <A Hard Rain's A-Gonna Fall)의 노랫말을 지었음을 알 수 있다.

“O where have you been, Lord Randall, my son?
And where have you been, my handsome young man?"
"I have been at the greenwood; mother, make my bed soon,
For I'm wearied with hunting, and fain wad lie down.”

오 어디에 있었니, 내 아들 랜달 경? 어디에 있었니, 내 잘 생긴 젊은이? 나는 그린우드 숲 속에 있었어요; 어머니, 빨리 잠자리를 준비해 주세요.나는 사냥으로 피곤해요, 편히 누워 자고 싶어요.

이 노래와 관련된 '쿠바 핵미사일 위기'는 1962년 10월 22일부터 11월 2일까지의 11일간 소련의 핵탄도미사일을 쿠바에 배치하려는시도를 둘러싸고 미국과 소련이 대치함으로써 핵전쟁 발발 직전까지갔던 국제적 핵전쟁의 위기를 말한다.

그러나 이 위기는 1959년 쿠바에서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의 사회주의 혁명이 성공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1960년 쿠바의 혁명정권이 쿠바 내 미국인의 자산을 몰수하자 미국은 그 보복조치로 경제제재에 이어 단교를 감행한다. 그리고는 마침내 1961년 4월17일 미국은 쿠바의 혁명정권을 전복하기 위해 CIA의 지휘 아래 망명 쿠바인들로 구성된 용병부대를 피그만에 침투시킨다. 하지만 이 도발은 용병 1천여 명이 생포되는 등 실패로 돌아가고, 미국 정부는 국제사회에 큰 망신을 당하게 된다. 그뿐 아니라 카리브해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결과를 낳아 쿠바가 1962년 9월 소련과 무기원조협정을 체결하면서 소련의 미사일을 도입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조약 체결이 있은 후, 미국은 쿠바에 중거리 탄도 미사일의 발사대가 건설 중인 것을 확인하고 10월 22일 쿠바에 해상봉쇄조치를 취한다. 소련은 이를 무시하고 미사일을 실은 소련 선단을 쿠바로 향하게 하면서, 미소 양 측의 긴장은 절정에 이른다. 그러나 28일 후르시초프 서기장이 쿠바 내 미사일의 철거를 명령하고 소련선단을 회항케 함으로써, 쿠바 핵미사일 위기는 끝이 난다. 이 사건을 계기로 1963년 미국과 소련 사이에는 핫라인이 개설되고 핵전쟁 예방을 위해 핵실험의 부분적 금지를 약속한 모스크바조약이 체결되었다.

쿠바 핵미사일 위기를 영화화한 것이 바로 2001년 개봉된 로저 도날드슨 감독의 〈D13)이다.

우리나라에서 <A Hard Rain's A-Gonna Fall>은 포크가수 양병집에 의해 <소낙비> 란 제목으로 번안되어 1974년 양병집의 1집 음반 《넋두리》에 수록되었다. 그러나 유신정권에 의해 양병집 노래의 대부분이 금지되고 앨범 《넋두리》 또한 판매금지되어 대중들에게는 이연실의 노래가 더 많이 알려져 있다.

 

# A Hard Rain's A Gonna Fall 을 번안하여 포크가수 양병집이 1집 넉두리에 수록한 소낙비

https://youtu.be/RX8R-nlMSYo

양병집의 소낙비

어디에 있었니 내 아들아 어디에 있었니 내 딸들아 나는 안개 낀 산 속에서 방황 했었다오 시골의 황톳길을 걸어 다녔다오 어두운 숲 가운데 서있었다오 나는 시퍼런 바다 위를 떠다녔었다오 무덤들 사이에서 잠을 잤었다오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무엇을 보았니 내 아들아 무엇을 보았니 내 딸들아 나는 늑대의 귀여운 새끼을 보았오 보석으로 뒤덮인 행인을 보았오 마굿간 옆에서 어린애를 보았오 하얀 사다리가 물에 뜬 것을 보았오 빈 물레를 잡고 있는 요술쟁일 보았오 장난감 총과 칼을 가진 애를 보았오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무엇을 들었니 내 아들아 무엇을 들었니 내 딸들아 나는 비 오는 날 밤에 천둥소릴 들었오 세상을 삼킬 듯한 파도 소릴 들었오 나는 성모 앞에 속죄하는 기도 소릴 들었오 물에 빠진 시인의 노래도 들었오 배부른 송아지의 웃음 소릴 들었오 남편 잃은 여인네의 한숨 소릴 들었오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어디로 가느냐 내 아들아 어디로 가느냐 내 딸들아 나는 비 내리는 개울가로 돌아갈래요 뜨거운 사막 위를 걸어서 갈래요 나는 빈 손을 쥔 사람들을 찾아서 갈래요 부모님이 기다리는 내 집으로 갈래요 나에게 무지개를 따다 준 소녀 따라 갈래요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