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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반주 합창으로 한을 노래하는 사람들 코르시카 본문
무반주 합창으로 한을 노래하는 사람들 코르시카
A filetta - Sumiglia (다음과 같이 보입니다)
프랑스 칸에서 제일 높다는 언덕에 오르면 그 한가운데에 오래된 성당이 하나 있다. 이곳은 칸의 역사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도 운영되고 있다. 성당 안을 둘러보고 바깥으로 나와 망루에 오르니 탁 트인 지중해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매년 칸에서 열리는 음반 박람회의 일정이 끝날 때면, 마지막 날에는 항상 이곳에서 지중해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여느 때처럼 일행과 함께 성당 꼭대기로 올라가 지중해의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으니 진한 아쉬움이 밀려온다. “저 수평선만 넘어가면 코르시카가 있는데……… 올해도 저 수평선을 넘어가지 못하는구나" 이때 내 옆에 서 있던 청년이 혼잣말을 들었는지 영어로 말을 걸어왔다. 아마도 우리말로 내뱉은 웅얼거림 속에서 '코르시카'라는 단어를 알아들은 모양이다. "맞아요! 저곳을 넘으면 코르시카가 있지요."
나폴레옹이 태어난 곳으로 알려진 코르시카 섬은 프랑스 남부의 휴양지 니스에서 비행기로 10분, 배로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프랑스 사람들은 이 지역을 '코르스'라고 부른다. 공용어는 프랑스어이지만 이탈리아 북부 지방 방언과 매우 유사한 토착어도 사용한다. 코르시카는 오랜 세월 동안 주변 국가로부터 끊임없는 침략을 받아왔다. 그리스, 카르타고, 로마, 비잔틴 제국, 그리고 근대에는 이탈리아 공국들이 코르시카를 침략했다. 18세기 중반, 이 지중해의 작은 섬은 제노바 공국에 흡수되었다가 1768년 베르사유 조약을 통해 프랑스로 권리가 이양되었다.
이처럼 코르시카는 한 편의 서사시와 같은 장엄하고 슬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역사가들은 코르시카를 이렇게 평가한다. 코르시카는 자주 정복되었지만, 절대로 그것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 한마디는 코르시카를 단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말일 것이다. 코르시카는 독립 국가로서 단 한 번도 인정받지 못했지만 그곳에 사는 프랑스 사람들은 물론 유럽 사람들이 인정하는 편의상의 국기와 국가가 있다. 코르시카 국기에는 까만 곱슬머리에 흰 머리띠를 두른 젊은 청년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 청년의 모습은 전형적인 이탈리아 또는 유럽계 사람의 얼굴이 아니다. 흡사 오텔로를 연상시키는 무어인을 닮았고, 강인하면서도 정이 많은 젊은이의 옆모습이다.
역사는 그들의 음악에 힘을 선사했고,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감성과 음악적 전통을 부여했다. 여기에 남유럽 국가민족 특유의 낙천성과 유럽 문화를 지탱하고 있는 가톨릭 문화가 어우러져 코르시카 음악이 탄생했다. 코르시카 전통음악 형태에 기초한 무반주 남성 합창곡을 듣고 있으면 아름다운 코르시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코르시카 음악은 독특한 발성법과 구성진 바이브레이션, 그리고 남성 무반주 합창이 그 특징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대륙 또는 반도와 떨어진 섬사람들 중에 그들의 생활 터전인 바다에서 배를 타는 어부들은 대부분 남자들이다.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오늘도 무사히'를 외치며 기도하는 모습은 자연스럽게 코르시카 사람들의 음악 속에 배어 있다. 세계 각지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통음악 중에는 무반주 합창 형식이 많다지만 지역에 따라 음악에 담겨 있는 내용은 사람의 생김새만큼이나 천차만별이다. 인류 문명이 발생한 이래 가장 오래된 악기가 인간의 목소리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아카펠라A Cappella'라고 불리는 무반주 합창의 전통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내 기억으론 코르시카 음악은 2000년대 초중반 즈음 한국에 처음 소개되었는데 유럽에서조차 1990년대 중후반이 되어서야 코르시카 밖 국가와 지역에서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월드뮤직이라는 단어가 알려진 1990년대 초, 사람들은 월드뮤직 장르 중 하나로 코르시카 음악을 인정하기 시작했지만 사실 코르시카 음악은 훨씬 이전부터 전통음악으로 소개된 적이 있고, 대중적으로는 1973년에 데뷔한 간따 우 보뿔루 고르수Canta u Populu Corsu가 프랑스 전역에서 사랑받기도 했다. 이 가운데 해외 월드뮤직 평론가들에게 널리 알려진 보체 디 고르시카Voce di Corsica나 코르시카가 배출한 스타 가수 베트루 구엘푸치 Petru Guelfucci는 코르시카 음악을 이야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아티스트들이다.
성당에서 만난 청년은 자신도 코르시카 출신이라고 말했다. 코르시카 사람들은 눈매가 강렬하고 매부리코를 한 외모가 특징이라 조금 억세 보이지만, 내가 만난 코르시카 사람들은 지중해의 푸른 바다처럼 순수한 마음을 지닌 따스한 사람들이었다. 그 코르시카 청년도 예외는 아니었다. 부드러운 눈빛으로 입가에는 웃음을 머금고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어디서 왔는지, 숙소는 어디인지 물어보더니, 우리 일행들이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할 예정이라니까 함께 가자며 우리를 이끌고 내려갔다. 바오밥 나무 가까이에 길게 늘어선 택시들 옆에 기사들이 무리를 지어 잡담을 하며 서 있었다. 코르시카 청년이 택시 기사들 한가운데로 들어가 몇 마디 던지자마자 무리 속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몇 몇 사람은 크게 놀란 눈치였다. 그들 가운데 비교적 영어에 능숙하다는 기사 한 명이 우리에게 다가와서는 미소 지으며 택시를 타라고 손짓했다. 이 택시 기사도 자신이 '프랑스 사람'이 아니라 '코르시카 사람'이란다. 시동을 걸고 핸들을 잡자마자 그는 코르시카에 대해 얼마나 아느냐며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나는 약간의 과장을 섞어 "코르시카 음악을 좋아해서 음악을 다루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더니, 코르시카 가수와 연주자들의 이름이 기사의 입에서 수십 명 정도 줄줄 꿰어져 나온다. 이 가운데 제일 좋아하는 가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나는 주저하지 않고 아 필레타A Filetta라고 대답했다. 기사는 의외지만 만족스러운 대답이라는 듯 빙긋 웃으며 말했다. “제일 유명한 이 무브리니 I Muvrini 이름을 댈 줄 알았더니………….”
7인조 남성 중창단 아 필레타는 창단 후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코르시카 음악의 전통 양식인 무반주 남성 합창을 고집하면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7인조로 구성된 이들은 코르시카 음악의 전통을 지켜가면서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 코르시카 음악의 미래를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평론가들의 평가를 뒤로 하더라도, 내가 맨 처음 들었던 코르시카 음악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나는 이 코르시카 남자들을 잊을 수 없다. 나를 코르시카 음악이라는 신비한 세계로 이끈 아 필레타의 음악은 그들의 데뷔 음반이었다. 음반의 녹음 상태와 음질이 썩 훌륭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갓 데뷔한 신인들의 패기와 열정, 그리고 음악적 신념을 담은 걸작임은 확실하다. 수년 전 아 필레타가 첫 내한 공연을 할 당시에 나는 이들과 대화할 기회를 얻었다. 멤버들 앞에 영상물 표지를 포함해 음반 여러 장을 보여주자 리더 장 끌로드 아쿠아비바Jean-Claude Aquaviva는 그들의 데뷔 음반을 보고 무척 놀라워하는 듯했다. 이 공연을 기획한 지인이 후일 전해준 이야기에 따르면, 나처럼 세계 각지에서 성원하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아 필레타의 음악 여정을 멈출 수 없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했단다. 그 보답의 인사를 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코르시카에 들러볼 것이다. 그리고 아 필레타가 부르는 아름다운 코르시카 남성 무반주 합창을 그들의 고향 코르시카 섬에서 꼭 들어볼 것이다. '나는 걸었고 음악이 남았네' 황 우창
Corsica - Petru Guelfuc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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