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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케렌 앤Keren Ann」(2007년) 본문
인생의 아이러니,
머물다 떠나는 자화상
케렌 앤Keren Ann의 케렌 앤Keren Ann」(2007년)
국적이나 지역으로 집약되는 경계에 대한 강박에서 자유롭다면, 케렌 앤이 이스라엘에서 태어났으나 독일계와 인도네시아계의 혼혈이며 프랑스 파리에서 살았고, 뉴요커로 살아가고 있다는 등의 이력과 흔적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겁니다. 인종과 지역의 경계가 옥죄이는 생각과 감성의 틀이 답답해서 늘 자유를 원하는 우리는 그녀의 노래가 아름답고도 허무한 까닭과 부재가 선물하는 상실감과 위무를 찾으며 거쳐 온 그녀의 인생행로를 그 이력 안에서 가볍게 상상해 볼 뿐,
2003년부터 국내에 모던하고도 복고적인 프렌치 팝 그리고 묵상적이며 몽환적인 포크의 조용한 파장으로 자리 매김을 시작한 케렌앤(본명은 Keren Ann Zeidel). 무상한 기다림에 살짝 좌절한 듯, 혹은 깊은 병을 앓고 난 후의 안도 같기도 한 나직한 목소리로 읊조리는 노래가 기타 한 대와 피아노 한 대에 실려 종이배처럼, 실바람처럼 흐릅니다. 때로는 쓸쓸하고 때로는 따뜻한 그것은 지나온 시간의 흔적을 반추하는 독백이거나 삶과 청춘의 칼날에 베이곤 하는 연약한 존재들의 투정에 대한 위무일까요. 아무튼 사람들은 그녀의 담담한 읊조림 속에 담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방황하는 내면과 만나고 화해하기도 합니다.
음악 스타일과 장르는 다르지만 동서양 혼혈이라는 태생과 싱어 송라이터로서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자유롭게 구가한다는 공통점을 지닌 저 노라 존스의 스타덤에 견주었을 때, 상대적으로 비주류적인 케렌 앤의 캐릭터는 그 특유의 묵상적인 아우라 안에 동서양을 포괄한듯 영묘한 파장을 담담하게 안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감성과 기질을 사랑하되 그것에 속박되지 않고 자유롭게 떠도는 정신과 영감들, 일상의 체험이 담긴 이야기들은 타인이 공명하기 힘든 특이한 것이 아니지요. 귀와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되 케렌 앤이 아니면 피력할 수 없는 농도가 있습니다. 떠나고 돌아오고 하는 인생의 아이러니를 통해 배워 가는 기억과 흔적의 가치들.
파리지안에서 뉴요커로
케렌 앤은 2000년 1집 『루카 필립상의 바이오그래피La Biographie De Luka Philipsen와 2002년 2집 소멸La Disparition」 이렇게 프랑스어로 부른 두 앨범으로, 세르주 갱스부르와 프랑수와즈 아르디로 표상되는 프렌치 팝의 전통을 잇는 동시에 모던 포크의 대안으로 자리 매김합니다. 그러다 아무 데도 가지 않아요Not Going Anywhere」 한 곡으로 2003년 낭만적 우울증과 폐쇄적 연민에 시달리는 도시의 보헤미안을 사로잡은 앨범 아무 데도 가지 않아요 Not Going Anywhere에서부터 영어와 프랑스어를 반반씩 할애하며 전 세계로 자신의 무대를 넓히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경험과 영감을 지배하며 모든 곡을 스스로 만들고 이미지를 조율하는 프로듀서로서 케렌 앤은 언어와 음악 스타일의 변화를 통해 좌표를 확장합니다. 앨범 『놀리타Nolita」(2004년)는 2002년의 앨범 『소멸La Disparition과 동일선상의 테마로 돌아갔지요. 자유주의자답게 늘 떠남과 돌아옴을 반복하는 동안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부재' '갈망' '동경'이라는 화두가 영혼을 둘러싸면 그는 어쩔 수 없이 또 다른 인물, 또 다른 이야기가 되어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지만, 여전히 미스터리 속에 머무는 그것들에 관해 읊조리곤 합니다.
뉴욕의 이탈리아인 거주지 북쪽을 뜻하는 '놀리타Nolita'를 제목으로 선택한 은유법에서 알 수 있듯 불안정한 뉴요커, 내일 어디로 떠날지 모르는 이방인의 이야기를 풀어 낸 것이 앨범 『놀리타Nolita입니다.
셀프 타이틀 앨범 「케렌 앤 Keren Ann (2007년)에서 그녀는 환영처럼 바람처럼 떠도는 표상의 방황으로부터 오롯이 그 자신의 투명한 모습, 솔직한 모습에 집중하는 듯합니다. 어디론가 사라져 가도 결국 그 어디에도 가지 않는, 자신의 얼굴과 이름과 영혼에 말입니다. 그리고 뉴요커인 현재 모습을 상징하듯 모든 곡을 영어로 노래합니다.
아울러 그 음악은 뉴욕의 혁신적인 사운드와 점점 닮아 갑니다. 단출하지만 꽉찬 사운드, 아홉 개의 이야기 2004년 앨범 「놀리타Nolita」에서 뉴요커와 파리지안의 부활한 여정을 마치 물색 가득한 그림처럼 노래한 케렌 앤이 삼 년 만에 선보이는 셀프 타이틀 앨범은 단출합니다.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생략했을까. 이번 앨범을 직접 프로듀싱한 케렌 앤에게 수록곡 아홉 개 모두 의미심장한 도전과 실험이었겠지요. 자신의 홈 스튜디오는 물론 뉴욕, 파리, 이스라엘 등지의 스튜디오로 옮겨 다니며 레코딩한 곡들은 다분히 프로그레시브 포크 록의 향미를 띱니다.
간결하면서도 완성미 있는 음악 풍경을 정돈한 이 앨범은 절제된 어쿠스틱 기타와 간결하되 디스토션을 살린 일렉트릭 기타, 컴퓨터 프로그래밍, 그리고 트럼펫과 플루트, 복고적인 해먼드 오르간, 아이슬란드 여성 코러스 등이 짜 놓은 음율 위에서 예의 담담한 케렌 앤의 목소리가 조용하고 진중하게 인간적인 면모를 투사합니다. 마치 감광지를 통과하는 빛 그리고 그 저편의 그림자처럼 존재하는 인생의 아이러니가 케렌 앤의 곡 아홉 개에 함축되어 있지요.
이미 케렌 앤 음악에 익숙해진 이라고 해도, 앨범의 문을 여는 모두 거짓말 It's All A Lie」이 만드는 깊은 심연에서 길어 올린 듯 의미심장하고 무거운 기운에 조용하게 압도될 것입니다.
특유의 몽롱함이 지배하는 흐름 속에서도 경쾌한 리듬으로 노곤한 몸과 마음을 자극하는 곡 당신의 머리를 기대요Lay Your Head Down」는 넓게 열린 공간감과 함께 하모니카, 폴카풍 박수, 레가토와 피치카토 주법의 현에 반복되는 기타 리프가 융합된 흥미로운 곡으로 행복인지 지독한 고독인지 모를 묘한 뉘앙스를 풍깁니다. 늘 곁에 있는 이와 함께 나누는 시간의 행복과 공허를 역으로 뒤집은 듯한 이 곡은 마치 빛을 비추는 각도에 따라 다른 무늬를 보여 주는 홀로그램 같기도 합니다.
당신의 등 뒤에서In Your Back 는 우리가 알고 있는 케렌 앤의 본연의 색깔에 가장 가까운 곡입니다. 마치 캔버스 위에서 흘러내리는 물감처럼 끈끈하고 조금 느린 미디엄 템포의 기타 스트로크와 베이스, 영묘하고 낮게 퍼지는 오르간 혹은 미디 사운드와 현 그리고 내성적이고 고요하지만 깊은 지점을 향해 꾹꾹 눌러 담은 목소리.
가장 아름다운 곡이면서 가장 실험적인 트랙이기도 한 자유Liberty_」는 유리같이 투명한 아이슬란드 여성 코러스와 물방울 같은 피아노가 반복되며 섞여 흡사 영화 에드워드 가위손이나 한 편의 환상적인 북유럽풍 애니메이션이 떠오릅니다. 몽환적인 풍경에 뿌연 트럼펫 소리가 긴 여운을 남기는 곡으로 케렌 앤의 음악 풍경과 상징적 표현주의가 진보하는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 곳곳의 도시, 자신의 음악적 영감과 주파수가 맞는 곳을 찾아떠나곤 하는 케렌 앤에게 유럽과 중동이 만나는 지점 카스피 해는 어떤 의미일까요. 마치 유라시안 기차나 덜컹이는 낡은 자동차가 달리는 듯한 비트의 평지와 카스피 해 사이 Between The Flatland And The Caspian Sea」에서 퍼져 나오는 혼돈과 질서는 또 다른 떠남과 부재 이후를 기 약하는 신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Keren Ann Zeidel ( 히브리어 : קרן אן זיידל 1974년 3월 10일 출생),
Keren Ann으로 알려진 이스라엘 태생의 가수, 작곡가, 작곡가, 프로듀서 및 엔지니어 로 주로 파리 , 텔아비브 및 뉴욕에 기반을 둔 엔지니어입니다.그녀는 기타, 피아노, 클라리넷을 연주하고, 합창단과 음악 편곡과 작곡을 하고 있다. Keren Ann Zeidel은 이스라엘 가이사랴 에서 러시아계 유대인 아버지와 네덜란드 계 자바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장르
팝.프렌치.팝포크.록.월드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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