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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마음 비추는 거울 본문
마음 비추는 거울
우리는 아침마다 세수를 하고 머리를 빗으면서 자기 모습을 비추어 본다. 거울은 우리 모습을 비추어 보는 물건이다.
예쁜 순복이도 매일 자기 얼굴을 거울에 담아 보고 있다. 순복이가 이사를 했다. 산에 올라 머리를 식히는 것처럼 아파트 7층방 창문을 통해 길 건너 아래층을 내려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아래층 집에는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여학생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바이올린을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서 미령이는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악기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연주하는 모습이 마치 하늘나라 선녀같이 아름답기만 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인가 그 여학생의 모습이 흐리게 보이기 시작하더니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뿌옇게 보였다. 드디어는 거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아마도 그 학생의 방 유리창에 먼지가 잔뜩 끼었을 것이라고 순복이는 생각을 했다.
“아름다운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이 창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더럽게 해 놓고 살다니...” 혀를 차면서 혼자소리로 나무랐다.
이윽고 순복이는 자기집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창문의 먼지를 털고, 유리창이 파래지도록 닦은 다음, 방구석구석도 말끔히 청소를 했다.
방안은 백열등을 여러 개 켠 것처럼 밝았다. 순복이의 마음도 맑아졌다. 그리고 나서 무심코 건너편 집을 내려다보는 순간 자기 눈을 의심할 정도로 크게 놀랐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그 학생의 모습이 또렷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아아, 유리창이 더러운 것은 내쪽이었구나!" 혼자 부끄러워 했다.
만약 상대가 더러워 보인다면 먼저내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 보고, 남의 잘못을 탓하려면 먼저 자기 잘못을 마음에 비추어 보라는 선인들의 말씀이 떠오른다.
남의 허물보다 자기 허물을 먼저 비추는 마음의 거울을 지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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