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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80bpm
- blues&jazz
- 감정의 깊이가 다른 말
- 碑巖寺
- y.c.s.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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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민이#경민이#도화동시절
- 당화혈색소6.7#녹내장주의#아마릴정1일투여량1알줄임#자월보신탕24년3월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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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중구를 사랑하는 사람들
- 인학사무실#참우럭#놀래미#도미#금문고량주#두열#제물포#마장동고깃집#마장동
- fork. male vocal. 75 bpm.piano. cello. lyrical. lively.
- 동인천역 가새표#남수#보코#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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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zzz&blues
- 누가바#상윤네집#진열이#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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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b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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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le vo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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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넥스트(N.EX.T) - Home (1992) 본문
넥스트(N.EX.T) - Home (1992)
1990년대 초반, 귀공자 풍의 준수한 외모와 다양한 음악적 재능을 겸비한 신해철은 이미 2장의 솔로 앨범을 성공시키며 확실한 아이돌 스타로 떠오른 상태였다. 그러나 젊은 하이틴 스타는 소녀 팬들의 환호 어린 단꿈에만 취하지 않았다.
변신은 놀라웠다. 언젠가는 수구초심, 록 밴드로 회귀할 것을 늘 꿈꿔왔다던 그는 마침내 1990년대 통틀어 독보적인 그룹으로 손꼽히는 넥스트를 결성함으로써 웅지(雄志)를 펼칠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모두 알다시피, 넥스트는 수많은 마니아들을 양산하며 무주공산과도 같았던 주류 록 서클을 종횡무진 질주했다.
그 종횡천하의 거대한 스타트를 끊은 것이 바로 본 앨범. 이 처녀작은 신해철이란 거장이 창조한 유려한 음악과 진중한 메시지, 그리고 1990년대 초반이라는 시대 상황과 맞물리며 명반의 영광스런 지위를 획득했다.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거대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던 그 무렵, 땅 밑도 조용하진 않았다. 만만치 않은 여러 그룹들이 저마다 하고 싶은 말들을 아낌없이 쏟아내며 새로운 물결을 조성하고 있었다. TV에 얼굴 한번 비추지 않으면서도 누구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던 넥스트와 015B가 그 대표 격이었다.
그러나 둘의 음악은 사뭇 달랐다. 라이벌 015B가 회색빛 도시 안에서의 소시민적 감성을 노래한 반면, 넥스트는 차가운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느끼는 소외감과 흔들리는 자아정체성을 문제 삼았다. 그들은 프로그레시브한 사운드를 통해 기계문명 아래 쫒/기는 개인의 실존 문제를 예리하게 갈파했다. 에덴 동산 같은 낙원 이면에 왜곡된 도시의 차가운 이미지를 그려낸 앨범 표지는 그 자체로 하나의 완결된 메시지였다. 팬들은 앨범 표지도 좋아했다.
“아침엔 우유한잔 점심엔 패스트푸드”를 외치며 고층빌딩 속에서의 시티 라이프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도시인'이 크게 히트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소리 없는 아우성을 연상케 하는 키보드와 날카로운 전자 기타의 묘한 조화, 그리고 어쩔 수 없다는 듯 질주하는 리듬감은 분명히 도시인들의 마음 한 부분에 닿아있었다. 사회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격변하는 '1990년대의 봄'을 이야기하는데 이보다 더 적합한 노래는 없는 듯 했다.
넥스트는 그 느낌을 놓치지 않고 앨범 전체를 외로운 도시를 달래는데 봉사했다. 문명의 이기(利器)인 TV의 폐해를 지적한 'Turn off the TV'와 군중 속의 고독을 토로한 '외로움의 거리'는 음반을 하나의 고품격 컨셉트 앨범으로 승화시켰다. 초라한 가장의 뒷모습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아들의 독백이 담긴 '아버지와 나'는 그룹의 주제의식을 더욱 빛내주는 음반의 하이라이트였다.
젊은 음악 감독은 일상의 무게 속에 짓눌려 가는 소중한 감상을 되찾는데도 소홀하지 않았다. 솔로 시절 분출시켰던 소년적 감수성과 꿈에 대한 신뢰는 날카로운 비판 정신과 함께 어울릴 때 더욱 효과적임이 판명됐다. 덕분에 음반은 차가운 현실 지적에만 머무르지 않고,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은 긴밀한 연계성을 획득했다.
'인형의 기사 part Ⅱ'가 표현한 다소 유아적인 안타까움과 유일하게 정기송이 작곡한 '집으로 가는 길'의 편안한 귀소본능이 듣는 이들의 원인 모를 상실감을 강타했다. 대미를 장식하는 '영원히'는 음악에 대한 끝없는 동경을 표출하며 미래의 워너비 뮤지션들의 가슴을 짜릿하게 만들었다. 이와 함께 음반은 지성과 감성의 균형을 이루었고, 넥스트는 가장 진보적인 그룹으로 떠올랐으며, 팀의 수장 신해철은 감히 '음악천재'의 위치까지 넘볼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단순 음악적 측면에서만 볼 때 앨범의 음악적 중추는 단연 신해철이 연주하는 신디사이저였다. 정기송의 기타와 이동규의 드럼은 키보드를 보좌하는데 치중하며 전면으로 나서지 못했다. 따라서 정통 록 밴드라고 말하긴 어려웠다. 그러나 자칫 가벼워 보일 수도 있는 신서 중심의 사운드는 주제의식과 강한 밀착력을 과시했다.
신해철은 앨범 전체를 통해 키보드가 단순히 음을 내는 악기로서만이 아니라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로도 쓰일 수 있음을 증명했다. 몇몇 곡에서 보이는 테크노적인 성향, 그리고 신해철 특유의 나래이션은 앨범을 더욱 독특하게 수놓았다. 그룹명(New Experimental Team)이 부끄럽지 않은 실험정신은 이후로도 넥스트에게 최고의 기대치를 부여했다.
넥스트의 출현과 함께 당대를 질타한 이 음반은 많은 이들에게 적지 않은 파장을 야기했다. 동시대의 음악인들은 누구나 넥스트처럼 통일성 있는 매끄러운 음반을 만들고 싶어 했다. 음악의 실제 수요자인 대중들도 커다란 충격을 받긴 마찬가지였다.
사춘기 소년들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정신적인 갈증을 해소했다. 그리고 자진해 그 고독한 세계로 빠져들며 보이지 않는 미래를 벅찬 감정으로 헤아리곤 했다.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들도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듯한 넥스트의 손을 기꺼이 들어주었다.
넥스트는 이 후 개인에서 세계로, 또한 우주로 점점 관심을 넓혀가며 거대 공룡 그룹으로서 메인스트림 록을 호령해갔다. 그 영광의 단초를 바로 이 데뷔작에서 찾을 수 있다. 1990년대를 관통했던 밴드 강자의 출현을 알린 멋진 신호탄! 다음 10년간은 그들의 것이었다.
-수록곡-
1. 인형의 기사 part Ⅰ
2. 인형의 기사 part Ⅱ
3. 도시인
4. Turn off the TV
5. 외로움의 거리
6. 증조할머니의 무덤가에서
7. 아버지와 나 part Ⅰ
8. 집으로 가는 길
9. 아버지와 나 part Ⅱ
10. 영원히
글/ 2003/06 이석원 (slpain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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