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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자전거 도둑 / The Bicycle Thief / 1949 본문
자전거 도둑 / The Bicycle Thief / 1949
知識 ,知慧 ,生活/영화이야기
2022-05-13 00:41:19
Bicycle Thieves (1948) Trailer #1 | Movieclips Classic Trailers
아버지와 보고, 딸과 또 보고
자전거 도둑 The Bicycle Thief 1949
이장호 | 영화감독, <바보선언> <바람 불어 좋은 날>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아직 영화가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했던 아주 어린 시절에 이미 나는 자신도 모르게 영화적 체험을 수없이 반복했다. 1951년 부산 피난지에 도착한 우리 가족은 임시 거처로 동대신동의 중앙병원으로 기억되는 일본식 적산가옥 2층에서 셋방살이를 했다. 그 집은 큰 길가에 있어서 창 밖으로 자동차와 전차가 왕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심심치 않았다. 해가 저물면 거리의 불빛들이 창을 통해 거침없이 방을 습격했고 맞은편 벽면에 변화무쌍한 영상을 비추었는데, 아직 취학 전이었던 나에겐 그야말로 수많은 공상을 떠올리게 하는 은밀한 체험이었다.
가장 강렬했던 것은 가족 모두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기 위해 불을 껐을 때 침입해 들어온 자동차의 전조등과 전차의 스파크 불빛이었다. 그것은 요란한 소음과 함께 기이한 빛과 그림자를 투영했는데, 가로수와 전신주와 방 안의 여러 가지 정지된 물건들과 함께 어울려 갑자기 생명이라도 불어넣은 것처럼 화려한 그림자놀이를 연출해냈다. 그 도깨비장난 같은 현란한 영상이 사라지고 나면 때때로 찾아오는 어둠과 침묵 속에서 나는 숨죽이고 낯선 방 안의 암흑세계를 살피다가 무서운 생각이 들어 질끈 눈감아 버렸는데, 그러면 이제는 감긴 눈 저 안쪽, 내 머릿속의 영사실에 온갖 환영들이 엄습하는 것이었다.
이 불 꺼진 방이야말로 '나에겐 그 유명한 어둠의 상자,'카메라 옵스큐라'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벽에 단 하나 뚫린 구멍으로 빛이 들어오고 구멍 밖 물체의 도립상이 비치는 카메라 옵스큐라의 실험을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이렇게 수없이 반복당하는 어린 시절을 보냈던 것이다.
좀 더 자라서 나는 의도적인 환상 세계를 즐길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밤이 아닌 환한 대낮의 모노크롬의 세계였다.그 당시만 해도 길거리나 골목에서 심심찮게 깨진 병의 유리파편을 주울 수 있었다. 그 색유리 조각을 통해 바라보는 햇빛 아래 세상은 아주 새롭고 황홀했다. 노랗고 파랗고 붉고 푸른 사금파리들이 금세 세상을 딴 색으로 신비하게 바꾸어놓는 마술에 흠뻑 빠진 나머지 갖가지 색유리 조각을 모으려고 아예 눈을 땅에다 박고 골목길을 누볐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어린애처럼 영화의 모노크롬의 세계를 좋아한다.
그러나 역시 내 인생에서의 본격적인 영화 경험은 바로 내 아버지에게서 비롯됐다. 아버지는 영화 검열관이었다. 집안 어디서나 필름들을 쉽게 만질 수 있었고, 아버지 옆에 찰싹 달라붙어 "저거 나쁜 나라야, 좋은 나라야?”, “왜 그래?", “왜 울어?”, “왜 때려?”, “왜 도망가?", "어디 가는 거야?”, “저건 뭐야?”, 묻고 또 묻는 그런 나이였다. 그때 본 영화는 <뉴욕으로 간 타잔>, <악한 바스콤>, <지미여 영원하라>, <싱고아라〉, 〈길〉, 〈자전거 도둑> 등등이다. 그중 가장 잊을 수 없는 영화는 <자전거 도둑〉과 〈길〉이다. 둘 다 2차 대전 뒤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흑백영화들이다. 어른이 돼서도 나는 이탈리아 영화를 아주 좋아했는데 특히 비토리오 데 시카, 페데리코 펠리니, 피에트로 제르미, 루키노 비스콘티를 좋아했다. 그 가운데 펠리니의 영화는 감각적으로 꽤 사랑스러웠지만 난해한 작품 몇 편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뭐니뭐니 해도 가장 사랑스러운 감독은 비토리오 데 시카다. 특히 <자전거 도둑>은 두고두고 잊지 못하는 영화다. 생계의 유일한 수단인 자전거를 눈앞에서 도둑맞은 가난한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그 자전거를 되찾기 위해 넓고 넓은 도시를 결사적으로 찾아 헤매는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결국 다른 사람의 자전거를 훔치다가 발각돼 거리에서 성난 시민들에게 몰매를 맞는 아버지를 보면서 살려 달라고 울부짖는 어린 아들의 모습은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내 가슴을 아프게 찢어 놓는다.
1980년대 초, 내 어린 딸이 내가 이 영화를 처음 보았던 나이가 되었는데, TV에서 <자전거 도둑>을 방영했다. 나는 그 영화가 얼마나 아빠에게 의미 있는 영화인지 딸에게 열심히 설명했고, 마치 의식을 치르는 기분으로 딸아이를 무릎에 앉힌 후 함께 감상했다. 내 딸도 내 어렸을 때처럼 똑같이 웃고 분노하고 안타까워하다가 마침내 마지막 장면에선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그 모습을 확인하면서, 언젠가 또다시 먼 훗날에 내 딸도 내 아버지처럼 그리고 또 나처럼 자신의 아이에게 이 영화를 보여줄 것이라는 예감에 문득 사로잡혔다.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흑백영화 <자전거 도둑>은 저절로 우리 가문에서 대를 물려가며 보는 내 인생의 영화로 선정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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