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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2008 본문

영화이야기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2008

김현관- 그루터기 2023. 7. 10. 00:15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2008

知識 ,知慧 ,生活/영화이야기

https://youtu.be/YijgS4BfIR0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범죄, 드라마, 스릴러 / 2008.02 21 미국
감독 : 에단 코언, 조엘 코언 출연 : 토미 리 존스, 하비에르 바르뎀, 조쉬 브롤린, 우디 해럴슨

INTRO

강렬한 태양이 모든 것을 메마르게 하는 미국의 텍사스, 모스(조쉬 브롤린 분)는 우연히 시체가 난무하는 마약거래 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그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240만 달러의 현금이든 가방을 발견한다. 가방을 들고 집으로 돌아온 모스는 그 날 새벽 다시 현장으로 향하지만 그곳에서 본 것은 자신에게 날아온 총알들이었다. 모스는 도망을 결심하고 그런 모스를 감정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살인청부업자 안톤 쉬거(하비에르 바르뎀 분)가 뒤쫓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둘의 숨 막히는 추격을 목격한 보안관 벨(토미 리 존스 분)이 뒤늦게 그들의 추격에 동참한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언 형제의 12번째 작품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형제 최초의 각색 작이다.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대부분의 각색영화가 형편없을 정도로 원작을 파괴해 놓지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채 고요속의 공포를 스크린 속에 담는다. 코언 형제로서는 최초로 도전한 각색이지만 그들의 연륜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영화는 원작과 완벽한 동화를 이룬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첫 번째 틀, 역설

공포는 어디서 오는가? 물음에 대한 답은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답이 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어둠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공포는 어둠속에 존재하며 우리는 어둠속에 있을 때 공포와 대면한다. 하지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는 다르다. 영화 속 한밤중 어둠으로 뒤덮인 골목 위에서 일어나는 모스와 쉬거의 총격적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스릴은 있지만 공포는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에 햇빛이 화사하게 비치는 도로 위에서 시거가 사람들을 죽일 때마다 공포는 극대화되어 관객들의 뇌리를 강타한다. 공포는 보통 무언가의 부재에서 오지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의 공포는 '부재' 에서 오지 않는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 아닌 모든 것이 선명한 밝음의 상태에서 공포는 '역설'로 인해 나타난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역설로 이루어진다. 안톤 쉬거는 살인청부업자라기보단 웃긴 머리를 한 변태아저씨 정도로만 느껴진다. 처음에는 풉하고 웃음을 터트리게 하는 그의 단발머리와 얼굴의 비조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역설적으로 그의 광기를 드러낸다. 또한 영화의 초반부 모스가 차를 몰고 가다가 발견한 마약거래 현장은 사방이 완전히 뚫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꽉 막힌 느낌을 준다. 이러한 역설은 관객들을 광활한 대지 위에서 상황을 바라보지 못하게 하고 단편적인 시각만을 갖게 함으로서 영화의 인물들과 관객들을 효과적으로 동화시킨다.

이러한 '역설'은 영화의 제목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도 적용된다. 영화의 제목처럼 영화에서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지만 노인만이 살아남는다. 영화에서 '주류' 를 이루는 모스와 쉬거는 추격을 당하는 자와 추격을 하는 자로 나뉘고 그 둘은 서로의 이익을 차지하기 위해서 영원히 끝나지 않을 싸움을 계속하다 결국 양쪽 모두 파멸한다. 하지만 노인을 의미 하는 영화의 '비주류인 늙은 보안관 ''은 그 어떠한 이익에도 손을 대지 않고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사건을 관전하고 결국 끝가지 살아남게 된다. 영화는 그 제목 그대로 노인을 위한 나라가 없듯이 노인을 '주류' 로 삼지는 않았지만 끝까지 살아남게 함으로서 역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두 번째 틀, 묘사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시간 남짓한 그 긴 시간을 대사보단 묘사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묘사는 영화에서 텍사스의 광활한 대지 위에 무엇이 존재하는지를 더 심도 있게 드러내주지만 인물과 인물간의 갈등을 효과적으로 나타내진 못한다. 영화에 나타나는 묘사가 인물들 각각만을 묘사할 뿐 인물과 인물 사이의 관계를 묘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묘사는 결코 '우연'이 아닌 '의도' 로서 존재한다. 인물들 간의 관계를 묘사하지 않음으로서 인물들에게 감정을 부여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인물들은 서로에게 감정을 갖지 않는다. 서로가 쫓고 쫓기는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인정은 금물인 셈이다. 이익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그들에게 감정이란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영화는 두 명의 인물을 한 샷 안에 담으려 하지 않고 번갈아가며 한 명씩 비춘다. 결국 영화는 인물들 간의 갈등을 포기하는 대신 인물들을 보다 독립적인 존재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OUTRO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그다지 아름다운 영화는 아니다. 풀 한 포기 자라기 힘든 텍사스의 척박한 자연환경이 뭐가 아름답겠는가. 하지만 영화는 충분히 매혹적이다. 그 이유는 영화를 몇번씩 다시 보더라도 영화 속 숨겨진 의미를 새롭게 찾아낼 수 있고 그 의미를 통해 재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는 대부분의 각색 작이 영화에 감독의 주관적 해석이 들어감으로서 | 영화를 통한 원작의 재해석을 방해한다는 점에서 볼 때 더 큰 가치를 지닌다. 이 가치의 의의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걸작이라 불릴 수 있는 이유이며 코언 형제가 왜 거장인지를 알려주는 데 있다.

글쓴이 고동욱 Young Boy, 영화를 하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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