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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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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사는이야기

침묵과 속담

김현관- 그루터기 2023. 7. 10. 08:26

침묵과 속담

2022-07-08 00:02:06

남이(南怡)장군 묘소

 

침묵과 속담

부정(否定)의 부정이 긍정이 된다면, 침묵(沈默)의 침묵은 웅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억지 논리를 펴본다.

침묵에 희생된 사나이, 남이(南怡)장군! 세조의 지극한 사랑을 받았지만 뒤를 이은 예종은 그를 몹시 꺼렸다. 어느 날 밤하늘에 나타난 혜성을 보고

"혜성은 곧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이 나타나는 조짐이다."라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자, 이을 엿들은 유자광(柳子光)은 남이가 역모를 꾀한다고 무고하였다.

예종은 즉시 국문을 하명하였다. 사람들은 남이가 그렇지 않음을 알면서도 유자광이 두려워 그저 편리한 침묵만 지켰다. 남이가 아무리 결백함을 호소해도 예종은 도리어 역모를 꾀한 자를 대라고 다그치기만 한다.

그러자 남이 장군이 고개를 번쩍들고 아뢰었다.

영의정 강순(康純)입니다." 영의정인 강순이 자기의 결백함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유지광이 무서워 입을 다물고 있기에 그의 비겁한 침묵에 분노의 칼을 든 것이다.

당시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해라'는 속담처럼 목숨을 걸고 남이의 결백함과 유자광의 모함을 바로 아뢰고 밝혔다면?

그리고, '입에 쓴 약이 병에는 좋다는 속담처럼 듣기 싫은 진언이만 예종이 바르게 받아들였다면? 역사의 수레바퀴는 궤도를 달리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가슴이 강한 사람은 바른 소리를 서슴없이 할 수 있고, 그릇이 큰 사람은 바른 말을 감수하여 받아들인다는 깊은 뜻이 담긴 속담들이다.

어찌 정치에서 뿐이겠는가? 직장이나 가정에서도 챙겨야 할 교훈이라고 본다. 그래서 침묵의 침묵은 웅변이 될 수도 있다는 어설픈 등식을 마음속에 펼쳐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