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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사는이야기

세계의 술 VII (보드카)

김현관- 그루터기 2023. 7. 10. 00:58

세계의 술 VII (보드카)

知識 ,知慧 ,生活/쉼터
2022-06-27 08:57:36

 

 

유진용의 발효이야기
세계의 술 (보드카)

우리가 알고 있는 보드카는 러시아의 술이 아니고 엄밀히 말한다면 슬라브인(러시아, 폴란드, 우크라이나 체코,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등)들의 술이다. 보드카의 어원은 신기하게도 위스키와 같은데 라틴어인 '아쿠아 비테(생명의 물)'에서 비롯되었다.

그들의 술을 보면 그들의 정체성과 역사를 알 수가 있을까?

보드카를 빚어 마시는 슬라브인들은 어디서 왔을까? 지금 NATO와 전쟁 중인 러시아와 북유럽 일대의 슬라브인들은 사라진 민족 투르크계 아바르인들로 인해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 시작하는데...

슬라브인들을 복속시킨 아바르인도, 헝가리(Hungarian)의 원조 마자르인도 모두 훈족의 일파이다. 훈족은 흉노라고도 하는데 훈족의 원류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우리의 조상인 고조선과 북부여 일대의 유목민족과 같은 투르크 계열로 알려지고 있다. 투르크는 돌궐과 터키의 동의어이다.

폴란드와 체코, 슬로바키아, 러시아 일대에 거주하던 슬라브인들은 주식이 호밀, , 감자, 당밀, 콩 등이었던 만큼 보드카도 이런 곡물로 술을 빚는다. 하지만 이들이 사는 지역은 상당히 위도가 높아 기후가 차고 농업에 불리하였다.

자연히 곡물 생산량이 풍족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먹기에 괜찮은 곡물은 식량으로 사용하고 식감이 좋지 않으나 녹말은 그런대로인 작물을 사용하여 술을 빚었다. 그렇다보니 발효주의 맛이 잡다하고 맛이 좋지 않을 수밖에...

다행히 몽골인들로 부터 증류주 기법을 배운 슬라브인들은 시베리아지역에 풍부한 자작나무를 연료로 증류를 하게되고 연속증류 방법을 고안해 내기에 이르른다. 그리고 냄새가 썩 훌륭하지 못한 증류주를 다시 자작나무 숯으로 수차례 여과하니 숯의 흡착 작용으로 보드카는 색도 없고 맛도 없고 냄새도 없는 3(무색, 무미, 무취)의 술이 되고 만다.

연속식 증류로 나오는 보드카는 거의 주정에 가까운 95%알콜의 술이 나오는데 이를 여과하고 물로 희석하여 45' 언저리의 술로 만든 것이 바로 보드카이다.

그러므로 보드카의 가장 큰 장점은 칵테일의 베이스로 사용하는 것인데 3무의 술이다 보니 칵테일 할 때 하얀 도화지 위에 그림을 그리듯 원하는대로 연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칵테일은 술의 다양성에 무한대의 창의성을 더한 방법의 마실거리가 아닐까?

오늘날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보드카는 제정러시아 뿐 아니라 이후 소련과 현재의 러시아 역사에도 항상 질곡을 함께한다. 러시아사를 펼쳐보면 표토르대제, 스탈린, 보리스 옐친, 현재의 푸틴에 이르기까지 웃지못할 전설같은 이야기가 비일비재하다.

보드카 가운데 유명한 스미르노프를 탄생시킨 블라디미르의 이야기는 놀랍다. 총살 집행대 앞에 여섯 번이나 섰지만 총살이 모두 실패하고 살아남는 기적을 연출한다. 그외에도 술 때문에 쿠테타에 실패하거나 중요한 논의장에서 술에 취해 의자에서 굴러 떨어진 정치 지도자 이야기 등 무궁무진한 스토리가 많은 술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매년 가짜 보드카를 마시고 수십 여 명이 죽어 나가는 나라도 러시아이다.

요즘은 옥수수로도 보드카를 만들다 보니 보드카 제조국이 발트연안 3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보드카를 생산하고 있고 심지어 보드카에다가 특정한 향과 맛을 내기까지 변화하여 보드카의 본질이 무엇인지 애매하게 변하게 되었다.

오늘날 쉽게 접할 수있는 보드카는 스미르노프를 비롯하여 앱솔루트, 벨베디어, 스톨리치나야, 핀란디아, 시락, 스카이 등이 있는데 과연 변화하는 술의 세계에서 어떤 술의 정체성을 고집(?)한다는 것이 과연 맞는 말인지 고민스럽지 않을 수 없다.

2022621일자 인천일보 칼럼 유진용의 발효이야기 세계의 술 보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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