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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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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곡 강 장원
달과 함께
우물속의 달(詠井中月, 영정중월) - 이규보
산속에 사는 스님 달빛이 너무 탐나 (山僧貪月色, 산승탐월색)
물을 길러 갔다가 달도 함께 담았네 (井一瓶中, 병급일병중)
절에 돌아와서야 비로소 깨달았네 (到寺方應覺, 도사방응각)
물을 비우면 달빛도 사라진다는 것을 (極傾月亦空, 병경월역공)
백운거사(白雲居士) 이규보(李奎報)는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시문집(詩文集)인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을 저술하고 문집의 일부인 그 유명한 영웅 서사시 「동명왕편(東明王篇)」을 쓴 고려시대의 대표적 문인입니다.
그는 지난 2012년 MBC가 고려 무신시대를 소재로 인기리에 방영한 드라마「무신(武神)」에서 무소불위의 정권을 휘둘렀던 최충헌과 그의 아들 최이에게 등용되어 최고의 벼슬을 얻었던 문인으로 소개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후세인들에게 “광세(曠世)의 문인인가? 권력의 아부꾼인가?"하는 질문을 끊임없이 받고 있지만 이규보가 고려시대 최고의 문인인 것만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고로 시(詩)라 함은 말씀 언(言)' 변에 절 사(寺)’ 자로 절에서 수행자들이 주고받는 말이 곧 시입니다. 즉, 시는 세속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언어의 나열을 의미합니다.
앞서 소개한 이규보의 대표 시 영정중월은 그리 어렵지 않은 글자만 가지고도 정확히 운을 맞추고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의 불교논리를 절묘하게 표현하여 시화(詩化)한 작품으로 그의 불교에 대한 인식의 철저함을 넘어 시적 형상화의 수준에 감탄사를 발하게 합니다.
전에 영화다운 영화를 한 편 본 적이 있습니다. 바로 임권택 감독이 만든 <달빛 길어 올리기〉라는 영화입니다. 이는 지난 2011년 3월에 개봉한 그의 101번째 영화로,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꽤나 잘 만든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이 <달빛 길어 올리기〉라는 영화는 한마디로 우리나라 전통 한지(韓紙)에 관한 영화입니다.
“지천년(紙千年) 견오백(絹五百)”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비단은 오백년의 영롱함을 자랑하지만 종이는 천년의 향기를 머금는다” 라는 의미입니다.
달빛을 닮은 우리의 종이 한지. 이 한지의 다른 표현이 '백지' 입니다. 백지의 "백'은 흰 백(白)'이 아니라 일백 백(百)'이라고 합니다. 이는 한지 한 장을 떠내는 데 불순물을 걸러내기 위해 백 번의 노력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한지의 생명입니다.
이 영화는 취하고 버려야 할 것들에 대한 '거르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한지의 생성 과정을 비유해 인생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의 모티브(Motive)는 학창시절 수학여행에서 필용과 효경을 사랑에 빠지게 한 매개체인 이규보의 <영정중월>이라는 시에서 따온 듯합니다.
만년 7급 공무원 필용은 3년 전 아내 효경이 자기 때문에 뇌경색으로 쓰러지자 아내의 수발을 들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느 날 밤 거동이 힘든 아내에게 달을 보여 주기 위해 대야에 달을 담아 오는 남편, 그러나 대야에 담긴 달은 이내 사라지고 대신 남편 얼굴에 환한 달빛이 가득합니다.
극중 대사 한 구절이 기억에 남습니다.
“달빛은 길어 올린다고 해서 길어 올려지는 것이 아니에요. 달빛을 그대로 두고 마음으로 그 빛을 보듬을 때 비로소 한가득 길어 올려지는 거예요."
이렇듯 이 영화의 기조는 이규보의 시 「영정중월」에서 흘러나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시는 항상 이 영화 홍보의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는데 한 가지 유감스러운 것은 이 시에 대한 설명이나 소개의 언급이 전혀 없어서 이규보를 모르는 사람으로서는 감독이 쓴 글인지, 시나리오 작가가 쓴 글인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오래전에 살고 간 시인의 작품이라 저작권은 없지만 매우 귀한 선조가 남긴 시 문학 작품을 상업적으로 인용하면서 시의 제목과 시인의 이름쯤은 명시하는 것이 영화인의 최소한 양식(良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략)
노래를 잃어버린 시대를 위하여 / 강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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