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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개항장 야행 핑계로 동창들 만났는데.. 본문
만나고자 했던 週에 하필 윤석이가 코로나엘 걸려 미뤘던 모임이다. 매일 카톡인사들을 나눴어도 서로 얼굴들 본지 한 달이 넘어, 서로 보고픈 마음들이 간절했던가! 개항장 야행을 핑계로 친구들을 인천으로 불렀는데 윤석이는 내가 타려다 코앞에서 놓친 열차에 타고 있다고 하고, 석이는 동인천 급행열차의 같은 칸에서 만나는 우연까지 겹치더라.
동인천 MBC당구장 사장님께서 우려낸 구수한 약초차의 맛을 본 지 벌써 한 달이 넘어 그 향이 그립기까지 한데, 카페를 운영하시던 사모님 냉커피의 시원함이 먼저라. 모처럼 만난 친구들과의 만남이 후텁한 여름을 시원케 해 주었다.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순정씨와 아내가 기다리는 신포동 '닭곰탱이'엘 갔는데 내가 주문한 '초계모밀소바'는 여름날의 더위를 날리는 깔끔한 맛이었고, 아내가 맛보라며 떠 준 '하얀 닭곰탕 칼국수'는 윤석이가 주문한 '하얀뚝닭곰탕'과 맛이 비슷한데 연한 닭고기의 맛과 국물이 어울려 부드럽고 담백한 구수한 맛이어서 내 입에 아주 잘 맞는다. 다음에 한 번 더 들러 얼큰한 '파닭개장'의 맛까지 섭렵해 봐야겠다.
식사를 하고 개항장 야행에 동화되려 발걸음을 옮기는데 슬그머니 비가 내린다. 우산들을 가지고 오지 않아 석이가 앞서 빠른 걸음으로 하인천역을 향해 걷는데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중구청 입구에 펼쳐진 야행장 난장을 잠시 들러 보며 사진도 찍어 보고 3년 전 '인천항 시간여행 1927 시와노래'의 공연에서 만난 정숙 씨가 운영하는 개항장의 '맛있는 꿈' 협동조합 점포엘 들러 꼬치떡과 절임오이를 먹는데 요리 연구가답게 아삭하고 은근히 단맛이 우러나오는 고급진 맛을 보여 준다.
선약이 있는 부천친구들 모임에 참석하느라 오지 못한 두열이를 보지 못해 아쉽고, 비를 피해 서두르느라 개항장 불꽃놀이를 보지 못해 아쉽지만 언제고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라서 배웅하며 흔드는 손길에 정다움을 실어 보낸다. 202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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