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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내일이 소설이네 본문
내일이 소설이네.
작은애는 출근하고 아내도 교육받느라 나가고 나니 집안이 적적하다. 요즘은 책을 보려 해도 눈이 시려 보는 게 쉽지 않다. 일전에 철원 다녀오는 길에 말을 꺼냈다가 처제와 작은애에게 한 소리를 들었던 바 진즉에 병원엘 가보려 했는데 괜스레 망설여지며 차일피일 미루는 중인 것을 보면 아직 절실함이 덜한가 보다.
집안정리를 하고, 윤선도 詩選중 한 구절 중얼대기도 하고, 카톡안부도 나누고, 밥 한술 챙겨 먹고 커피 한 잔 챙겨 들고 소파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그지없이 평안하게 늘어졌다. 커튼을 걷고 내다본 창밖의 하늘이 파르라니 곱다. 어제, 오늘날이 푹하여 산책하기 좋을 것 같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일상적인 산책을 나섰다.
공원 이곳저곳에 연세 드신 분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놀이터에는 아이들의 까르륵 대는 웃음소리가 맑게 퍼져나가고 있다. 아름드리 나뭇잎새사이로 눈부신 햇빛이 강하게 하늘을 보는 시야를 막는다. 진즉에 떨어진 단풍잎새들 사이로 남아 있는 말간 잎새의 맑은 노란빛에서 초겨울의 정취를 느껴본다.
벌써 내일이 소설이구나. 요즈음 시간이 참 빠름을 수시로 느끼게 된다. 입동이 지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절기의 순환들이 이렇게 찰나적으로 지나는지.. 다음주말 즈음이면 12월이다. 한 해가 이렇게 지나는데 올 마무리는 어찌해 나가야 할지 차분히 생각 좀 해 봐야겠다 2023.11.21
맑은 시내 한 구비가 곧게 흐르다 비껴 흐르고
그늘진 나무색은 날 저물면서 더욱 짙어지네.
작은 봉우리 훔쳐보니 구름이 일어
지난날 계획했던 생애를 문득 잃어버렸네.
https://youtu.be/4bFDmHulABo?si=ekxHRSz6KpEs3S0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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