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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두 번째 날 - 후쿠오카 박물관 본문
후쿠오카 두 번째 날 - 후쿠오카 박물관
후쿠오카 두 번째 날 - 후쿠오카 박물관
후쿠오카 성터 구경을 마치고 모모찌해변으로 가야 하는데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상태인 데다 아내가 걷기를 힘들어하여 그나마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을 박물관행을 택하였다. 다행스럽게 다음 행선지인 후쿠오카 타워와 박물관이 가까운 거리에 자리하고 있어 쉽사리 의견 조율이 되었다.
하지만 박물관을 가려하는 우리의 의지와는 다르게 '바람의 도시 후쿠오카'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호국신사옆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박물관에 가려는데 달랑 안내판 하나 세워 놓은 버스정류장의 초라한 몰골에 바람을 피할 수 없는 처지였으며 예정시간보다 10여분이나 늦은 버스 덕분에 성터에서의 좋았던 기분을 흐트러뜨리고 말았다.
간신히 도착한 버스를 타고 박물관에 도착하였다. 일본의 역사에 관심이 없는 내게 시립박물관은 그리 호감을 가질 수 없었으며 그저 전시된 년도와 순서를 따라 한 바퀴 돌아보는 수준이었다. 에도시대 이후 근대도시로서의 후쿠오카 전시장의 그림이 관심을 갖게 하였는데 강점기시절에 대한 자료를 챙기며 보고 듣던 분위기라 눈에 익숙하여 저절로 찬찬히 보게 되었다.
이곳 후쿠오카 박물관에서 가장 신경을 쓰며 전시 홍보하는 전시물품은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금으로 만든 도장이다. 서기 57년에 왜의 노국이라는 곳의 왕이 후한에 사신을 보냈고 후한의 광무제로부터 받아 온 도장이라 하는데 그 귀한 도장을 1800년간 잃어버렸다가 1784년에야 찾았다는 만화 같은 이야기를 믿어야 할지 의심스러움만 갖게 하였다.
전시장 바로 옆 별도의 장소에 마련된 후쿠오카시를 대표하는 전통공예품・하카타직물 및 하카타 인형 등 전통공예품을 전시하는 '하카타 전통공예관'에도 들렀는데 풍신한 방석위에서 넉넉한 웃음을 짓고 있는 인형상이 공예관의 상징물로 보였는데 알량한 지식으로 그가 누구인지 알수가 없다. 다만 인상뒤에 감춰져 있을 혼네와 다테마에가 의식이 되는 것은 여태껏 한국에 행한 죄에 대한 사죄와 반성이 없는 저네들을 믿을 수 없는 심성이 그대로 반영되어서인지 모르겠다.
걷기 힘들어 하던 아내는 나와 경민이가 전시장을 다니는 사이 전시장밖에서 쉬고 있더니 회복을 한 모양이다. 많은 사람들이 박물관 정문의 풍경을 소개하고 있는데 우리는 교통편으로 인하여 후문으로 입장을 하고 관람을 하고 난 뒤에도 후쿠오카 타워로 이동하기 위한 동선 때문에 할 수 없이 다시금 후문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박물관 관람을 하고 나서도 여전히 바람은 거세게 불고 있다. 저 멀리 하늘을 향해 솟아 오른 후쿠오카 타워의 모습이 마치 바람을 가르려는 날 선 검과 같이 시퍼렇게 다가온다. 202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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