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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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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눈이 오면 고속도로를 막아 버리는 나라

김현관- 그루터기 2024. 1. 28. 11:52

눈이 오면 고속도로를 막아 버리는 나라

"어~ 아빠 폭설로 인해 내일 벳부로 가는 고속도로 운행이 중지된다네요. 일정을 변경해야겠어요"

후쿠오카 타워 전망대에서의 만족한 일정을 보내고 호텔로 돌아왔는데 느지막하게  버스투어회사에서 보낸 알림을 보던 경민이가 난감한 듯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한다.

"아니 여기는 거의 눈이 안오잖아 ~  그런데 눈이 온다고 고속도로를 막는다는 것은 또 무슨 말 같지 않은 일이고?"

그렇다!..  후쿠오카와 벳부는 인천에서 춘천정도의 거리밖에 안되는 데다가 눈이 온다고 고속도로를 막아 버린다니 한국이라면 생각할 수 없는, 선진국이라는 일본 같지 않은 처신이 아닌가. 일본의 고속도로이용 요금은 한국보다 7배에서 17배까지 비싸다. 도쿄와 오사카까지의 고속도로(약 500Km) 이용요금이 근 30만 원가량 한다는데 서울 부산 간의 고속도로 이용요금이 18,600원인 것을 감안한다면 한국사람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바가지요금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도로이용료의 요금이 높은 이유는 산악지역이 75%를 차지하고 화산지역이 많아 도로건설에 많은 비용이 들고 일본인들의 완벽정신이 예산이 빠듯하더라도 하자 없는 도로건설에도 접목이 되기 때문에 요금이 비싸다는 황당한 일본인의 주장이 있는 바, 비슷한 산악국가에 이용자의 불편을 수시로 해결하려 노력하는 한국도로공사가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말도 안되는 변명이라 하겠다.

비싸건 말건 그것은 평생 이용해야하는 저네들의 사정이니 나 같은 관광객이야 바가지 한 번 쓰자 생각하고, 후쿠오카에서 다자이후를 거쳐 벳부와 유후인의 관광을 계획했는데 눈이 온다고 고속도로를 통제하며 막아놓는 후진국적인 운영은 무엇이란 말인가. 비싸면 비싼 값을 해야 하는 게 마땅하거늘. 입만 살아 나불대는 일본의 행태가 고약스럽기만 하다.

근 30년만에 방문한 일본에서 눈 조금 온다고 고속도로를 막아버리는 정부의 국민을 조롱하는 듯한 기반시설운영의 민낯에 실소를 금할 수 없었고, 여행 떠나기 전부터 유후인과 벳부는 볼만한 곳이라며 얘기하던 경민이나 두 곳은 워낙 유명한 곳이라 나 역시 이참에 가 볼 기회가 생겨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고작 눈 때문에 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현실에 실망하는 모습의 우리가 안되었다.

어차피 눈앞에 닥친 일이니 어찌할까 고민을 해야 마땅한데 이런 현상을 예견이라도 하듯  만약을 위해 계획한 경민이의 2차 플랜이 있으니 신통하고 방통한 녀석의 예지력에 감탄을 할 뿐이다. 그래  내일은 경민이를 믿고 내일의 일정을 즐기기만 하면 될 거야.. 아무렴~   2024.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