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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재즈가 흐르는 다자이후의 카레가게 (茶話:sawa) 본문
재즈가 흐르는 다자이후의 카레가게 (茶話:sawa)
텐만구 뒤편 작은 출입구를 나오면 조그만 소방서 옆에 커리를 먹고 차를 마시며 대화를 하는 집 (茶話:sawa)이라는 간판이 쓰여있는 카레집이 있다. 그나마 작은간판이 없으면 그냥 스쳐 지나가도 모를 한적한 길가의 일반 가정집이지만 한국인들 사이에 오랜 기다림으로 접할 수 있는 맛난 카레집이라 소문이 나서 텐만구의 일부만 구경하고 이른 시간에 도착하여 가게문을 열었다.
반평이나 되려나, 미닫이 문을 열자 앙증맞은 현관이 보이고 바그다드 카페에서 'Jevetta Steele'이 부른 'Calling you' 가 흐르며 마중나오고 있다. 식당에 재즈라니! 게다가 우연하게도 여행자에게 맞는 음악이다 일본에 재즈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맞나 보다..
작은애의 안내로 들어간 그곳에는 메인홀과 창호 칸막이 방이 몇 개 있는 듯한데 모녀인듯한 두 분이 반가이 우리를 맞이한다. 테이블에는 작은화분에 담긴 카네이션(?)이 싱싱하며. 고풍스러운 작은 장식장위에는 커다란 백합이 거실전체를 밝히고 방한구석에는 조그만 옛날 전축옆에 빅터 레코드판이 무심한 듯 기대어 있다.
나이 지긋한 아줌마가 특유의 미소와 간드러짐으로 주문을 받는데 애교에 홀린 아내가 매실차를 추가 주문하면서도 기분이 매우 좋은듯하니 아줌마의 애교가 제대로 먹혔나 보다.
이윽고 카레가 나왔다 볶은밥은 적당한 찰기와 고소한 풍미를 느낄 수 있어 카레와 잘 어울렸으나 아비를 위하여 다양한 맛을 맛보고자 작은애가 두 종류의 소스를 주문하여 양이 넉넉한 카레는 평소 간간한 맛에 길들여진 나의 입맛에 다소 짭짤하여 다먹지는 못하였지만 제대로 맛을 느낀 아내는 추가로 밥을 주문하였다.
커피는 평범한 맛이었으나 계속 흐르는 재즈의 음률과 포만감 있는 식사로 인해 구수함이 더해져 만족감을 주었다. 옆테이블에는. 보령에서 여행온 네 총각이 맛나게 점심을 들고일어나며 흡족한 맛이라 칭찬을 하고 다음 여행지로 떠난다. 그럼 이제 우리도 텐만구의 속살을 마저 보려면 일어나야겠다. 계산을 마치고 돌아서는 우리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는 두 모녀의 등뒤에서 엘라 핏제랄드의 찰진 목소리가 잔잔하게 흐르고 있다. 202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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