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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두 번째 날 - 후쿠오카 성터 본문
후쿠오카 두 번째 날 - 후쿠오카 성터
https://youtu.be/U3O_-Zr7EGw?si=_iVjZ0bBjiJvWi-h
후쿠오카 성터
'보트 하우스'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자 두 그루의 야자수가 높은 키를 자랑하고 있다. 더운 나라의 식물이 이런 차가운 날씨를 어찌 버티고 서 있을까. 일본은 담배에 관해서는 사회적으로 관대한 편인가 보다. 식당안에 흡연실이 설치되어 있고 공원에도 흡연장소가 마련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아이러니 하게도 흡연공간 바로 옆에 운치있게 생긴 고목이 고사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무가 아까운 마음이 든다.
호수를 오른쪽으로 끼고 돌다보니 무학공원(마이즈루공원) 입구에 아기천사를 어깨에 얹은 나신상이 우리를 반긴다. 공원에 들어서자 눈앞에 넓직한 공원이 보인다. 넓직한 길 양옆으로 늙은 벚나무들이 도열해 있고 왼편에는 모란작락원이 있어 꽃피는 계절의 화사함이 눈에 그려진다.공원 끄트머리에 나지마성의 옆문으로 쓰여졌던 목조이층의 명도문이 보인다.
명도문을 나서면 눈앞으로 육상운동장이 보이고 오른쪽에 후쿠오카 성터 오르는 길이 나타난다. 길옆에 가지런하게 정돈된 등나무정원터를 보니 햇살 부드러운 봄녘이면 환한 등나무꽃이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미소를 지을 모양이라 새삼 여행의 계절을 잘 선택해야 할 이유를 찾게 되었다.
이제 후쿠오카 성을 오르는 길이다. 대, 중, 소의 각 천수대와 46 개의 망루가 있었다고 전해지는 후쿠오카 성. 건물의 대부분이 현존하지 않지만 그 터는 사적으로 보존되어 있다. 또한 다몬 망루, 덴시오미 망루, 시모노하시오테 문(동좌), 기넨 망루(동좌), 모리 다헤이 저택의 대문(동좌), 나지마 문이 보존되어 있으며, 대천수대는 전망대가 되었다.
나 어릴적 6.25 전쟁 당시 포격으로 창룡문의 홍예까지 파괴되어 성의 위엄이 사라지고 동네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듯 후쿠오카성에는 대천수대에 천수각(天守閣)이 없어 볼품은 사라졌으나 지금은 대천수대에서 후쿠오카시내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전망대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음에 관광객으로 만족함을 느낄 수 있다. 사면 팔방 거칠 것 없는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풍광이 싱어게인의 임 재범씨 말을 빌어 '참 좋다'.
후쿠오카 성터는 계절마다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는데, 가만보면 벚꽃이 만개하는 봄이 눈호사를 할 것 같지만 지금처럼 삭풍이 울어대는 한 겨울에도 군데군데 피어 자신들의 진면목을 품어내는 흰매화와 붉은 매화들의 자태에서 외려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겠다.
성터를 구경하고 내려오는 길에 미나미노마루 다몬 망루가 살풋 모습을 내 보인다. 천수각은 없으나 그나마 망루하나가 성곽의 얼굴을 설명하고 있어 다행이다. 망루앞 공터를 지나는데 가로변에 동백이 빨갛게 얼굴을 붉히고 오이마와시 다리 아래의 연못에 노니는 외가리들의 퍼득임이 조용히 겨울에 파장을 퍼트리고 있다. 202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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