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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문갑도 주꾸미가 도착했습니다. 본문
‘문갑도 주꾸미가 도착했습니다.’
지난 모임에서 문갑도 여행을 제안했던 y.c.s.후배의 전갈이다. 여행일자에 신청인원이 너무 많아 우리 쪽이 양보하고 대신 주관하신 분에게 주꾸미를 잡는 대로10 킬로를 보내주십사 부탁했는데 이제야 도착했다며 후배 사무실앞의 ‘천냥집’에서 손질를 하여 맛나게 먹자 한다..
제철인 지금 주꾸미의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10킬로 잡는데 며칠이 걸렸다며 현지가 인데도 킬로에 4만원을 오르내린다는데 작년에 비해 킬로당 만원이 훌쩍 오른 비싼 가격이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오늘, 전국이 투표의 열풍에 휘말렸다. 각자 선택한 후보자에게 귀중한 한 표를 내어주고 조금은 나아지는 세상을 바라는 유권자들과 각자의 꿈으로 공약을 내 건 많은 후보자들에게 선택의 순간들이 지나는 날이다. 일찌감치 도화제 4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승희와 명호를 만나 천냥집으로 향했다.
주인아주머니가 미리 준비해 놓은 따끈한 주꾸미숙회의 첫맛이 아주 기분 좋다. 몸통하나 씹었더니 은근한 쫄깃함과 부드러움이 조화되며 달큼한 육질에서 서해 앞바다 문갑도의 옅은 비릿함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조금 늦게 도착한 백령도 출신 승룡이가 주꾸미에 대해 조곤조곤 알려준다. 맨질맨질한 대가리로 알고 있는 부분이 몸통이라고..
인학이 누님댁으로 나누어 보내고 남은 주꾸미 근 5킬로를 숙회와 데치고 무쳐 맛나게 요리를 해 주신 '천냥집'사장님의 솜씨가 좋다. 이런저런 얘기 중에 밴댕이 이야기가 나왔는데 밴댕이도 잡히는 양이 너무 적어 가격이 장난이 아니란다. 어족의 보호가 시급한 사항이라 느껴진다. 중국어부들의 무분별한 남획의 결과 같아 은근히 부아가 돋는다.
숙회를 먹고 무침과 함께 밥 한 공기까지 먹었는데 5명이 5킬로가 모자란다. 갓 잡아 보관을 잘해 재료가 좋은 덕분이리라. 추가로 해물파전을 주문했는데 널찍한 크기에 두툼한 전이 나왔다. 게다가 해물이 넉넉하여 다섯이 충분히 먹을 양이다. 일전 방문할 때도 느꼈지만 이 집 사장님의 음식 다루는 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손님이 끊이지 않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정말 오랜만에 친구들과의 다정함을 버무려 맛난 주꾸미를 먹었다. 뱃속도 뿌듯하고 분위기마저 한 껏 푸짐한 그런 기분 좋은 날이다. 202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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