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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라일락꽃향기의 추억 본문
라일락꽃향기의 추억
친구와 헤어져 자유공원길을 내려오다 어느 집 담장을 넘어 활짝 핀 보랏빛 라일락에서 익숙한 향내가 코끝을 스친다.
"그래 오랜 전 어느 해 봄!
이사 간 집 앞마당에 흐드러지게 핀 라일락에서 풍겨 나오는 그윽한 기쁨의 꽃향기가 맞다."
상윤이 엄마의 상냥한 목소리와 라일락 꽃 향기가 그리도 잘 어울렸는데,
이듬해 고모가 미국으로 떠나시기 전 집에 오신 날! 아버지는 라일락밑에서 한없는 마른 비질로 동기간의 헤어짐을 슬퍼하셨다. 헤어진 뒤 두 분은 한 번도 뵙질 못하셨다. 그윽함과 아픔을 함께 느껴 본 나무지만 상윤네 집이 헐리며 라일락도 사라졌다.
긴 시간이 지나 이렇게 낯 선곳에서 익숙한 느낌으로 다가 온 라일락꽃향기라면 앞으로도 언제나 보랏빛 라일락을 마주할 때마다 아린 추억의 향기를 반추하며 그릴 것만 같구나. 남의 집 담장에서 흐르는 라일락꽃향기에 새삼스레 추억을 건져 올리는 것을 보니 나도 나이가 들어 가는 모양이다. 문득 아버지와 고모가 보고싶다. 2024.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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