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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아내와 함께 개화기 의상 입고 떠나는 개항장 명소 나들이 본문
개화기 의상 입고 떠나는 개항장 명소 나들이
어제 'i - 신포니에타'에서 주관하는 '개화기 의상 입고 떠나는 개항장 명소 나들이' 행사에 참가를 하였다. 아내와 함께 '경성의상실'에서 개화기시절의 옷을 차려입고 한중문화관에서 출발하여 청일조계지 주변과 차이나타운 일대를 돌아보고 화안갤러리에서 공연하는 '개항장 하우스 콘서트'를 관람하였다.
빨강색상의 화려한 벨벳원피스를 입은 아내와 흰 와이셔츠와 연고동색 멜빵바지에 중절모를 쓴 나의 모습이 어색하였으나 행사에 참여한 20명과 함께 다니다 보니 어색함보다는 즐긴다는 마음으로 제2의 고향인 개항장일대를 여유 있게 돌아볼 수 있었다.
개화기 옷을 입은 모습을 실시간으로 공유한 바, 청량리 친구들이 유독 호의적이다. 영화를 찍는 것 같다는 진성이의 말에 그 영화의 주인공 같다는 남수와, 유럽의 공주님 왕자님이라는 장난스런 덕담을 해 준 승희까지 후한 우정의 반응들을 보였는데 나중에 이 모습을 본 호경형님은 알 카포네 시절의 중간 보스의 모습이라 하고 창우형님은 ''미스터 선샤인'에서의 복장이라 얘기까지 해 주는데 우리네 나이대에서 보기 드문 파격적이고 재미있는 복고풍의 낯선 옷차림에 틀림없었나 보다.
모임장소인 한중문화관 앞에서 또다른 문화행사인 'Art Market'의 촬영준비를 하고 있던 '파도 TV'의 추 대표를 만났다. 정말 오랜만의 만남인데 늘 열정적이며 청년 같던 그분도 지나는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잠시의 만남을 뒤로하고 개화기시절의 의상으로 무장한 우리는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인천최초의 호텔인 대불호텔부터 강점기시절의 착취의 애환이 담긴 제일은행과 18 은행 앞에서 시절의 아픔을 공감하고 있었다.
이어 내 청춘의 알토란같은 시절이 담겨 있는 중구청 앞에서 잠시 그 시절을 추억해 보고 청일조계지계단과 차이나타운을 돌아보면서 사진도 찍고 주전부리도 챙겨 먹으면서 동화마을에 있는 '화안 갤러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올초에 요즈음 뜨고 있는 곳이라며 안내해 준 수창이와 한 번 방문을 하였는데 어느새 인천의 유명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을 한 것을 보면 문화와 공간의 화합이 이렇듯 근사한 장소를 만들 수 있다는 감탄이 절로 우러나온다.
연주를 듣기에는 방음시설이 미비한 곳이지만 '엘가'의 '사랑의 인사'의 연주를 시작으로 이작도를 배경으로 찍었던 영화 '섬마을 선생님'의 주제가를 부르는 소프라노 정 수진님의 간드러지면서도 애절한 노랫소리와 말라깽이 테너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테너 정 진성님의 '약속'과 '지킬 앤 하이드'의 OST '지금 이 순간'을 들으면서 경쾌하면서 아주 기름진 드라마틱 테너에 흠뻑 빠지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 '베르디'의 '축배의 노래'를 끝으로 모든 연주가 끝났지만 불과 삼십여 명의 관객을 위해 열정을 다해 준 연주자들과 뉴트로의 복장으로 개화기의 풍경을 연출하며 하우스 콘서트에 동참한 오늘 행사의 주인공들이 함께 어우러진 시간들은 나와 아내에게 작은 추억의 한 장면으로 남겨질 것이다. 2024.5.25
https://youtu.be/KK1nIafUdjE?si=SUtvziU-bjAI-rsa
그리운 금강산 - 소프라노 정수진 테너 정진성 피아노 안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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