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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블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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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망자를 기리는 날. 본문
망자를 기리는 날.
어제 그렇게 비바람이 몰아치고 기온이 떨어져 쌀쌀하더니 밤새 가라앉았는지 아침부터 햇빛이 따스하고 날이 좋다. 기수형님 가신지 벌써 150일이 지났다. 장지에 가보리라 생각만 하고 차일피일 미루는 스스로에게 측은지심을 느끼고 있던 중, 오늘 큰 마음을 먹고 벽제 승화원을 찾았는데 가는 길이 이리 번잡스러운지 미처 몰랐다.
제물포역에서 전철을 타고 소사역에서 서해선으로 환승하고 대곡역에서 내려 다시 3호선으로 갈아탄 뒤 삼성역에서 하차 후26번 버스를 타고서야 승화원엘 도착했는데 이게 웬일인가..
장지가 벽제 승화원이라 하길래 당연히 이곳에 모신줄 알았더니 안내하시는 분께서 승화원은 화장만 할 뿐 추모의 집에 고인들을 모실 시설이 없다고 한다. 허탈하니 용환이에게 전화를 하니 이미 시설이 부족하여 파주 광탄의 서현공원으로 모셨다고 한다. 발인날 찾아 뵙지 못해 이런 불상사가 생기다니 기수형님께 면목이 없다. 파주까지 다시 가기에는 대중교통이 부실하여 차후 차를 가지고 기수형님을 뵈러 가야겠다 다짐하고 돌아서는 마음이 착잡한데 하늘은 왜 이리 파르라니 맑은지..
무거운 마음으로 되돌아오며 기수형님을 뵙고 나면 다녀오리라 마음먹은 인천승화원을 찾았다. 한식날 미처 찾지 못한 어머니와 친구 기경이와 큰처남 수창이가 오순도순 근처에 있어 한꺼번에 찾아 인사를 할 요량이다.
제일 먼저 만월당의 기경이를 찾았는데 이 친구 이곳으로 이사 온 지 다음 달이면 벌써 만 십 년이라.. 무심한 세월의 흐름을 새삼 깨닫게 한다. 간간 만월당에 와서 주절대곤 했는데 벌써 10년이라니. 언제고 꿈에 보이면 소주잔 나누면서 그동안 하늘에서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 꼭 물어 뵈야지. 그런데 그동안은 왜 물어보지 못했을까?
만월당 위편에 자리잡은 별빛당에는 처남과 어머니의 위패가 2층의 6호실과 39호실에 모셔져 있다. 먼저 처남에게 들러 아내와 재연이는 아주 잘 지내고 있다고 안부를 전했는데 생전에는 늘 쑥스러운 표정만 짓고 있던 처남인데 하늘에서 늘 신경 쓰였을 아내와 아들의 소식을 듣고 잘 생긴 얼굴에 은근한 감사의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는 내 마음이 편안하니 풀어진다. 처남도 이 곳으로 이사 온 지 벌써 4년이 지났다.
처남이 살고 있는 건너편 옆집에 어머니가 계신다. 기수형과 기경이 그리고 처남을 찾으며 느끼던 감정과는 확연히 다르다. 괜시리 울컥하다. 살붙이를 보고 느끼는 감정이 여실하게 틀리는 것은 당연한 인지상정이다. 아버지와 함께하고 싶지 않다는 딱 부러진 말씀 때문에 생면부지의 이웃들과 함께 지내시는 어머니인데도 자애로운 미소는 여전하셔서 그나마 마음이 좋다. 위패앞에는 인근에서 제일 빼어나게 예쁜 꽃단장을 하였다. 누가 단장을 했을까? 현주인가? 현권이인가? 맏이보다 나은 동생들의 세심한 신경씀새가 고맙고 다정스럽구나.
기수형님을 못 찾아뵈어 아쉬웠으나 만월당과 별빛당을 들러 돌아오는 길.. 지난 달포간 보고싶은 마음만으로 하루하루 흘려보내던 시간들에 미안함을 풀어 내고 나니 묵지근하던 가슴이 천천히 눅고 머릿속마저 가벼워진다. 도리를 풀어낸 자의 여유인가 보다. 그래, 스스로의 약조는 꼭 지키는 게 편안하게 삶을 사는 방편이지. 책임에 따른 도리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조근하니 풀어내며 살아야 할 것이다. 오늘 기수형님 찾아뵙겠다 약속을 하였으니 언제고 그리해야지....
2024.5.16
#벽제승화원#기수형#파주광탄#서현공원#인천승화원별빛당#어머니#39호#수창이#6호 #만월당#기경이#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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