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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 미사 B단조. Bach - Missa in b BWV 232 [Ton Koopman, The Amsterdam Baroque Orc & Choir] 본문
바흐 - 미사 B단조. Bach - Missa in b BWV 232 [Ton Koopman, The Amsterdam Baroque Orc & Choir]
김현관- 그루터기 2024. 6. 25. 11:18https://youtu.be/OLsQZc3dX0M?si=T4bRL_tcsPxYrt85
00:00:01Missa in b BWV 232-01 Kyrie eleison
00:08:50Missa in b BWV 232-02 Christe eleison
00:13:55Missa in b BWV 232-03 Kyrie eleison
00:17:38Missa in b BWV 232-04~5 Gloria in excelsis Deo / Et in terra pax
00:24:00Missa in b BWV 232-06 Laudamus
00:29:24Missa in b BWV 232-07 Gratias agimus tibi
00:31:19Missa in b BWV 232-08~9 Domine Deus / Qui tollis peccata mundi
00:40:18Missa in b BWV 232-10 Qui sedes ad dextram Patris
00:44:44Missa in b BWV 232-11~12 Quoniam tu solus Sanctus / Cum Sancto Spiritu
00:53:39Missa in b BWV 232-13 Credo in unum Deum
00:56:06Missa in b BWV 232-14 Patrem omnipotentem
00:57:58Missa in b BWV 232-15 Et in unum Dominum
01:02:18Missa in b BWV 232-16 Et incarnatus est
01:05:43Missa in b BWV 232-17 Crucifixus
01:08:56Missa in b BWV 232-18 Et resurrexit
01:12:52Missa in b BWV 232-19 Et in Spiritum Sanctum
01:18:09Missa in b BWV 232-20~21 Confiteor / Et expecto resurrectionem mortuorum
01:24:16Missa in b BWV 232-22 Sanctus
01:29:22Missa in b BWV 232-23 Osanna
01:31:53Missa in b BWV 232-24 Benedictus
01:38:48Missa in b BWV 232-25 Agnus Dei
01:44:11Missa in b BWV 232-26 Dona nobis pac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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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교회음악의 총결산 / 바흐의 <미사 B단조>
<미사 B단조 Messe in h-Moll> 연주를 들으려고 베를린의 어느 교회에 찾아간 날은 늦가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몹시 음산한 날이었다. 몸살 기운이 있어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래도 꼭 듣고 싶어 옷을 꽤 둔하게 껴입고는, 덜덜 떨며 혼자 교회까지 걸어가서 입장권을 사고 좌석을 찾아 앉았다.
그런데 자리에 앉자마자 곧 키가 2미터는 될 것 같은 노신사가 내 바로 앞자리에 와 앉으려다가 나를 보더니, 자신의 키가 너무 커서 내가 연주자를 제대로 볼 수 없을 것 같으니 자신과 좌석을 바꾸겠느냐고 물었다. 초상화 속의 바흐와 신기할 정도로 닮은 얼굴이어서 나는 잠시 넋을 놓고 그를 바라보다가, 일어나 자리를 바꾸는 것도 번거롭게 느껴져 "고맙지만 괜찮습니 다"라고 대답했다.
춥고 비가 내리는 데다 정식 연주회장에서 열리는 콘서트가 아닌 소박한 교회 콘서트라서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나처럼 수수한 파카 차림이었는 데, 그 신사는 깔끔한 정장에 나비넥타이까지 매고 있어 조금 우스꽝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런데 연주자들과 독창자들이 앞쪽에 등장하고 연주가 시작되자, 앞자리의 노신사는 시종 옆으로 몸을 비스듬히 하고는 고개를 자라목처럼 움츠리고 앉아 내가 연주자들을 볼 수 있게 배려해 주었다.
키가 보통 사람보다 훨씬 큰 그가 내내 그런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 있는 것이 얼마나 불편할까 싶어 미안하긴 했지만 덕분에 나는 연주를 감상하는 그의 옆얼굴을 볼 수 있었는데, 사실 연주자들보다도 그를 바라보는 일이 더 큰 감동을 주었다. 어떤 근사한 연주회의 청중에게서도 볼 수 없었던 비할 데 없이 경건하고 행복한 표정을 연주시간 내내 그의 얼굴에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별히 선율이 아름다운 부분이 연주될 때는 주름살 가득한 그 얼굴이 넘치는 기쁨으로 환하게 빛났다 그의 행복에 전염된 채 끝까지 연주를 감상하고 나자 어느새 몸살 기운은 씻은 듯이 사라졌고, 감사함이 가득한 마음을 안고 편안하게 밤길을 걸어 올 수 있었다.
세속적 소망을 위한 천상의 대작
사실 '미사 B단조'라는 작품 제목은 바흐가 스스로 붙인 것도 아니고 곡의 내용과 전적으로 일치하지도 않는다.
1) 미사(키리에+글로리아) - 2) 크레 도-3) 상투스 -4) 호산나 베네딕투스·아뉴스 데이·도나 노비스 파쳄의 네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 이 <미사 B단조)는 미사의 첫 곡이 B단조로 시작될 뿐 대부분의 곡들은 D장조로 작곡되었기 때문이다.
작곡 연대 역시 1748년에서 1749년 사이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이 시기 에 바흐가 새로 작곡한 부분은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이미 예전에 작곡해 두었던 곡들을 조합하고 새롭게 다듬어 내놓은 것이 이 <미사 B단조)다. 그러나 이 작품은 '바흐 교회음악의 총결산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바흐의 경험과 역량이 총정리된 대작이다.
이 작품의 기초가 되는 제1부의 '미사'는 라이프치히 성 토마스 교회의 악장으로 재직 중이던 바흐가 1733년에 작곡한 것. 바흐는 드레스덴 궁정작곡가 칭호를 얻으려는 목적으로 당시 드레스덴의 통치자였던 작센 선제후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2세에게 이 곡을 헌정했다.
성 토마스 교회에서 쉴 새 없는 작곡과 지휘, 합창 지도 등으로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빈약한 보수를 받았던 바흐는 오르간 연주회를 위해 드레스덴을 방문했다가 그곳의 세련되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동경하게 되었다. 그래서 자신의 온갖 작곡의 기교를 동원하여 이 걸작을 작곡해, 마치 지원서처럼 드레스덴 궁정에 제출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3년 후 바흐는 간절히 원하던 드레스덴 궁정음악가 칭호를 얻었고, 이 칭호는 그에게 라이프치히의 답답하고 옹색한 환경을 참아 낼 수 있는 힘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마침내 성 토마스 교회에서 봉급을 올려 받을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루터파 교회의 전통을 따라 수난곡이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등에 언제나 독일어 텍스트를 대본으로 사용했던 바흐가 이처럼 라틴어 텍 스트를 사용해 가톨릭교회를 위한 미사곡을 작곡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 역시 작센 선제후가 가톨릭 신자였기 때문에 그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세속적인 동기에서 작곡된 곡임에도 불구하고, 이 음악에 깃든 바흐의 깊은 신앙심과 텍스트에 대한 신학적 이해는 듣는 이들에게 천상의 기쁨을 지상에서 미리 맛보게 해 준다.
종교음악의 장중함과 오페라 기교의 조화
미사에 사용되는 기도문은 고유문 Proprium Missae과 통상문 Ordinarium Missae으로 나뉜다. 그레고리오 성가에서는 고유문과 통상문을 모두 노래로 부르게 되어 있으나, 입당송-층계송-알렐루야-봉헌송-영성체송이 포함되는 고유문 은 내용이 늘 바뀌기 때문에 15세기 이후의 작곡가들은 미사곡을 작곡할 때 언제나 변하지 않는 통상문(키리에-글로리아-크레도 상투스-베네딕투스-아뉴스 데이) 부분만을 작곡했다. 바흐 역시 이 작품에서 미사통상문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작품에 수록 된 모든 곡이 한 번의 미사에서 모두 연주된 것은 아니며 필요에 따라 한두 부분씩 연주된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바흐 시대로서는 오케스트라 편성 규모가 큰 편이며, 소프라 노(1.2)/카운터테너/테너/베이스(1,2) 등 여섯 명의 독창자 및 혼성 4부 합창단이 연주에 참여한다. 1부의 제7곡 '주님 영광 크시오니 감사하나이다 Gratias agimus tibi'가 합창과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화려하고 웅장한 감동으로 다가온다면, 카운터테너 독창자가 부르는 아리아인 제10곡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신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Qui sedes ad dextram Patris'는 고요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사로잡는다.
바흐의 음악을 '영원히 계속되는 천국의 지루함 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이들은 '글로리아' 한 곡 안에서도 바흐가 이처럼 다채로운 변화를 시도했음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미사 B단조> 안에는 경건하고 장중한 종교음악의 형식미와 이탈리아 오페라의 세속적이고 기교적인 아름다움이 함께 자리 잡고 있지만, 그 두 가지가 서로 충돌하지 않고 조화롭게 녹아들어 있어 듣는 사람들을 더욱 강렬하게 끌어들인다.
2부 '크레도'에서 제5곡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Crucifixus'와 제6 곡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Et resurrexit'의 극명한 대비 또한 압권이며 3부에서는 제11곡 '높은데서 호산나 osanna in excelsis'가 찬란하게 빛난다.
*들어 볼 만한 음반
독창 베르나르다 핑크, 악셀 쾰러, 크리스토프 프레가디엥, 마티아스 괴르네
연주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 RIAS 캄머 합창단
지휘 르네 야콥스
출시 베를린 클래식스, 1993년
독창 요하네테 초르너, 베로니크 장스, 안드레아스 숄, 하노 뮐러 브라흐만
연주 겐트 콜레기움 보칼레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지휘 필립 헤레베헤
출시 아르모니아 문디, 2002년
# 출처 : 지상에 핀 천상의 음악 / 이용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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