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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그 고요한 순간들 본문
가을, 그 고요한 순간들
모처럼 수봉산에 올랐다. 여름의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가을이 성큼 다가온 이 시기, 산은 말없이 계절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산길을 따라 걷다 보니 이파리들이 조금씩 익어가고 있었다. 푸르던 잎들은 이제 그 빛을 잃어가며, 점차 바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시기를 두고 찬란하다고 한다. 가을의 단풍이 붉고 노랗게 물들어가는 모습이 마치 자연이 선사하는 화려한 선물 같다고. 그러나 나에게 이 시기는 그저 조용한 변화, 어쩌면 조금은 쓸쓸한 순간으로 다가온다. 감성의 차이일 테지만, 나는 이 바래가는 풍경에서 느껴지는 고즈넉함이 마음에 더 와 닿는다.
카페의 창가에 앉아 바깥 풍경을 바라본다. 창 너머로 보이는 가을은 조용히, 그리고 어슬프게 다가온다. 하늘은 비어 있고, 바람은 차가워졌다. 그 차가운 바람이 나뭇잎 사이로 불어오며, 내 옷깃을 스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차가움 속에서 어느 정도의 따뜻함을 느낀다. 바로 손에 들린 커피 한 잔 때문이다. 나와 함께 하는 이 따스한 커피 한 잔이 내 가슴을 달래주며, 오늘 하루를 평안하게 지내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이 조용한 시간, 차가운 바람과 따스한 커피, 그리고 나 자신의 조화를 느낀다.
이제 익어가는 느티나무 이파리와 붉게 물든 코스모스, 그리고 머리가 희끗해진 나 자신이 어우러져 가는 순간이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가을 풍경이 아닐까?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은 변해가고, 나도 그 흐름 속에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 그러나 그 변화가 두렵지는 않다. 오히려 이 모든 것이 도탑게 아우러지는 가을이라는 계절 속에서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생겨난다. 가을은 단순히 계절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도 그 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찻집에 앉아 창 너머로 바라보는 가을 풍경은 익어가고 있다. 자연은 서서히 그 색을 바꿔가며,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이제 너도 이 가을 속에서 익어가고 있구나." 라고. 이 말을 들으며, 나는 계절과 어울리는 나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한때는 봄처럼 푸르고, 여름처럼 뜨거웠던 나의 삶이 이제는 가을처럼 차분하고 성숙해져 가고 있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임을 받아들이며, 마음 한구석에 따스한 위로가 자리 잡는다.
가을은 사람을 차분하게 만든다. 어쩌면 이 계절이 주는 고요함이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바쁘게 달려왔던 시간들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나 자신을 바라보고, 내 안의 변화를 인정하는 시간. 지금 이 순간, 나는 이 가을과 함께 서서히 익어가고 있다. 그렇게 익어가는 나의 모습은 자연 속에서 하나의 작은 부분으로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계절 속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들, 그리고 그 감정들을 차분하게 받아들이는 마음. 그것이 나이 들어가는 이의 마음일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담아내며, 찻집에서 가을을 품고 있다.
가을의 깊은 색채와 고요한 순간들 속에서, 마음은 점점 더 성숙해져 간다. 그렇게 이 계절 속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고, 또다시 새로운 나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가을은 나에게 그런 계절이다. 조용히 익어가는 이 시간 속에서, 내 삶의 또 다른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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