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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유달산에 올라보니 본문
유달산에 올라보니
천리길을 찾은 객고는 방 안에 그윽한데
창밖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에 잠을 깼다.
낯 선 불빛 아래 잠든 아해를 눈에 담고
허우적 뒤척이니 어느새 여명이다.
잦아 들은 빗방울은 안개 되어 노닐고
동무삼아 오른 유달산이 응봉산과 흡사하여
왼편을 돌아보면 홍예문 보일 줄 알았더니
충무공 기운서린 노적봉이 맞이한다
이끼 낀 돌계단이 세월의 속내를 코끝에 안겨준다.
유선각에 비껴 보인 정경들은 여기가 항구라는데
이미 섬이 아닌 삼학도의 자태에
월미도의 씁쓸함이 스쳐간다..
유달산의 기침으로 목포가 기지개를 켜고
점점 섬들도 하늘거리며 춤을 준다.
오늘 나는 목포의 정기를 한껏 마시며
유달산 품안에서 응봉산을 그린다.
#
8년전 목포에서 두 아이하고 지냈을 때
한 아이하고 지낸 오늘의 느낌이 흡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