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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온기 [溫氣] 본문
온기 [溫氣]
적당히 작고 편안한 내 방이 고된 삶의 유일한 안식처다. 이따금 따듯한 이불 안에서 무념에 빠져 적막에 잠긴다. 지친 육신만큼 일어나는 일이 더 고달프다. 고독의 무게가 나를 짓누르고 잠식해야 가까스로 몸을 일으킨다.
갈수록 바깥세상은 무서워진다. 연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기사들로 가득하다. 분명 옛날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데,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알고 싶지도 않은 어두운 소식까지 접해야 한다. 그건 우리를 더 우울하고 분노케 만든다.
언제부터인가 화젯거리가 가득한 아침을 맞이한다. 사실 지구상에는 하루에도 셀 수없이 많은 일이 일어나기에, 사건사고를 찾으려 하면 한도 끝도 없다. 더구나 잠시뿐인 희소식에 비해 나쁜 소식은 참 길게만 이어진다.
사람들도 극단적으로 변해간다. 흑과 백, 보수와 진보와 같은 극명한 색채만 있다. 중도가 별로 없다. 서로 상반되는 성향을 가진 편협한 이들이 만나기라도 하는 날에는 끝없는 설전이 벌어진다. 그저 서로 깎아내리기에 바쁠 뿐, 합의점을 찾으려는 노력조차 시도하지 않는다. 자신과 반대라는 이유로 주적이 되는 것은 예삿일이다.
익명성을 보장받는 온라인 공간에서는 더욱 언어폭력이 난무한다. 쌓인 분노가 폭력성으로 표출되어 비난의 칼날은 더욱 견고하고 날카로워진다. 때로는 시기와 질투를 담아 유명인에게 그 날을 던지기도 한다. 하물며 축하 받아야 할 일에도 온당한 이유 없이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는다.
무심코 던진 비난의 화살이 언젠가 부메랑처럼 언젠가 자신에게 돌아올지도 모르는데, 뭐 이리도 삐딱하게 사는지 모르겠다.
점점 무서워지는 세상에 온기가 절실하다.
이불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나만의 온기가 아닌, 서로 나눌 수 있는 따스함이..
익숙해질 때 - 감정의 깊이가 다른 말 / 두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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