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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시스의 저자 제임스 조이스의 이야기 中/ 외설시비와 연애편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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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시스의 저자 제임스 조이스의 이야기 中/ 외설시비와 연애편지

김현관- 그루터기 2024. 11. 27. 00:16

율리시스의 저자 제임스 조이스의 이야기 中

# 외설시비와 연애편지

<율리시스>는 1933년 미국에서 발행되기 시작하면서 연방법원의 판사인 존 W. 울시가 자신이 왜 이 책의 판매를 허가했는지를 기고해서 또 한 번 화제가 되었다. 애초에 이 책은 영국과 미국에서 몇몇 장면들이 너무 성적인 충동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외설시비에 휘말려 출간이 연기되었다. 그 대신 프랑스와 독일에서 이 작품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위해 책이 먼저 나왔다. 지금도 제임스 조이스의 잃어버린 원고나 식자공들이 잘못 보고 찍어낸 오탈자를 교정하는 분야도 독일 뮌헨대학이 중심이라는 말을 듣고 '역시 천재는 국경을 초월해서 존경을 받는구나'라는 생각도 했다. 제임스 조이스는 워낙 소문난 악필이어서 식자공들이 애를 먹었다고 한다.

모든 책이 마찬가지이지만 제임스 조이스는 <올리시스>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아주 많이 들려주고 있다. 제임스 조이스에게 조국 아일랜드는 사랑하지만 다가갈 수 없는 너무 아름답고 도도한 여성과 같았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사랑할 수 없다는 슬픈 운명 때문인지 젊은 시절 프랑스 파리로 떠난 제임스 조이스는 어머니가 숨졌을 때 한 번을 제외하고 고향에 돌아가지 않았다.

제임스 조이스는 "술집을 피해 더블린을 걷는다는 것은 마치 퍼즐 게임을 즐기는 것과 같다"고 말하며, 아일랜드의 흑맥주집을 평생 그리워했다. 그는 아일랜드를 탈출하다시피 떠났고, 그 이유가 <율리시스>에 나타나 있다. 레오폴드 블룸과 아내 몰리는 각각 유대계로 특히 몰리의 어머니는 유대계 스페인 사람이다. 그런데 기분 좋게 들어선 술집에서 정치토론이 벌어지고 거기 있던 '시민'이라는 사람은 "아일랜드의 빈곤은 유대인들이 우리를 착취해서 생긴 것이라며 레오폴드 블룸을 궁지에 몰아붙인다. 결국 레오폴드는 그 자리를 도망치듯 빠져나가고 시민은 레오폴드에게 과자통을 집어던진다.

제임스 조이스는 유대계는 아니었지만 영국 식민지하에서 더블린의 최고 명문대학인 트리니티대학에 입학하려고 했지만, 중고등학교를 예수회 계통 가톨릭학교를 나오고 가톨릭 신자인 그를 받아 들 일 수 없다는 통지를 받는다. 어린 제임스 조이스에게는 처음 겪는 시련이었을 것이지만, 그가 열렬한 가톨릭 신자가 아니었기에 더 억울했던 것이다. 레오폴드 블룸의 아들 같은 친구 스티븐은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지만 자기 말이 먹혀들지 않자 무척 괴로워한다.

그 이유는 너무나 간단했다. 스티븐은 아이들처럼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모르고 자랐기 때문에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접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는 아일랜드 전체를 억누르고 있던 빈곤 속에서 재능이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길은 가톨릭학교에 진학해서 공부를 하는 것뿐이었다. 이런 와중에 엄격한 가톨릭 전통과 사람을 짓누르는 듯한 체재에 익숙해져 자유로운 생각을 할 수 없는 바보가 된 것이 아일랜드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올리시스>에서는 한 문장이 10개 혹은 20개의 사실을 말해주는 반면에 두세 문장을 합쳐야 한 가지 진실을 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제임스 조이스에게 아일랜드는 정말 잊고 싶은 가난과 억압의 땅이었을까? 그가 평생을 두고 사랑한 여자는 바로 아내 노라 버나클이었다. 서부 아일랜드 벽촌인 골웨이 출신의 웨이트리스였던 노라는 한마디로 가방끈이 짧은 머리 나쁜 여자였다. 또 사치도 심해 종종 제임스 조이스를 경제적으로 빈궁하게 만들었지만, 그는 "그녀의 영혼을 사랑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04년에는 조이스가 노라에게 쓴 연애편지가 발견되었는데, 무려 24만 800파운드에 낙찰되어 화제가 되었다. 이 편지에서 그는 노라를 '나의 귀여운 검은 경호원'이라고 부르며 친밀함을 보여주었다. 그렇다고 노라가 충실한 아내는 아니었다. <올리시스>에서>  나오는 몰리처럼 다른 남자들을 유혹하고 조이스의 속을 상하게도 했다. 하지만 제임스 조이스가 노라를 사랑한 것이 확실하다는 증거가 있다.

바로 레오폴드 블룸이 더블린 시내를 헤매고 다니던 1904년 6월 16일 제임스 조이스는 노라와의 첫 데이트에 성공했고 평생을 함께 할 인생의 반쪽을 얻었기 때문이다. <율리시스>에서 말하는 희망은 바로 이런 천재의 단순한 사랑에서 나온 것이라 하겠다. 사랑은 천재에게도 목적지였고 그는 사랑을 위해 싸운 셈이다. 또 노라를 사랑하기에 노라의 허물을 덮어주는 용기와 관용이 가능했고, 노라를 위해 <율리시스>를 창조한 셈이다.

사람들은 제임스 조이스에게 "바람피우는 마누라도 질책하지 못하고 눈감아 준다"며 공처가라고 하겠지만, 그는 눈에 보이는 지식을 찾은 것이 아니다. 아내가 바람을 피우거나 사치를 하는 것은 같이 살아보면 알 수 있지만, 제임스 조이스는 아무리 살아도 알 수 없는 그녀만의 사랑과 매력이라는 진리를 노라에게서 찾았기에 만족한 것이다.

 제임스 조이스 / 율리시스

https://youtu.be/i-lW_dc-m4M?si=GG6ortiN3RbpfnH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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