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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감정의 온도 본문
감정의 온도
투에고 / 익숙해질 때 中에서
고대 그리스 시인 오비니 우스는 시기심은 살아 있는 자에게서 자라다 죽을 때 멈춘다고 말했다. 어쩌면 질투도 인간 본연의 감정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유아기에 한두 살 터울 동생이 태어난 순간 질투를 표출한다. 먼저 태어난 아이는 부모에게 독차지해온 사랑을 빼앗겼다는 상실감에 공격성을 띤 분노를 표출한다. 예컨대 평소에 안하던 퇴행행동을 보이거나, 동생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는 식이다.
성인이 되어가면서 그런 감정은 서서히 사라지지만,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이성, 친구, 사회, 어디서든 질투하는 자신을 쉬이 의식할 수 있으니까. 다만 타인에게 애써 티를 내지 않을 뿐이다. 외려 이런 불편한 진실을 마주 하고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편이 좋지 않을까. 상대도 같은 기분일 테니, 그 마음마저 헤아려 배려할 수 있다.
요즘은 기쁜 일이 생기더라도 무턱대고 말하지 않는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친구에게 어찌 마음에서 우러나온 축하를 받을 수 있을까. 같이 시험을 준비하다가 먼저 합격했다고 자랑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자신을 챙기는 일도 힘들 터인데, 나의 기쁨은 도리어 거리감을 만들어 열등감에 시달리게 할 뿐이다.
슬픔에 잠겨 푸념을 늘어놓는 일도 조심스럽다. 일이 술술 잘 풀려 흡족한 삶을 보내는 이에게, 적적한 이야기를 꺼내본들 그 마음이 쉽게 덜어지지는 않는다. 나락에 빠져 매일 아등바등 허우적대는 기분을 겪어보지 않고서는 어찌 나눌 수 있을까.
살아보니 영국의 속담처럼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눠도 반이 되지는 않았다. 때로는 누군가에게 시새움을 받기도 하고, 치명적인 결핍을 알려주는 꼴이 되기도 했다.
진정한 희로애락을 나누기 위해서는 서로의 처지가 비등해야 한다. 동시에 시험에 합격하면 겹경사이고, 낙방 하면 위안이 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추운 겨울,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설원에서 사경을 헤매는 이에게 싱그러운 봄꽃을 건네준들 그다지 달갑지 않다. 도리어 같은 계절에 있는 이와 함께하는 편이 더 위로가 된다.
나이가 들수록 나의 주변 사람들도 차츰 감정의 온도가 비스름해진다. 무엇이 우리를 물들게 했는지는 모르나, 나쁘지만은 않다. 그만큼 깊은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사이라는 뜻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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