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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브람스의 클라리넷 5중주 나단조 2악장 -아다지오 본문
https://youtu.be/MTHOhXjmAws?si=00QCaJPsI_q7aAc9
Brahms: Clarinet Quintet in B Minor, Op. 115 - II. Adagio
브람스의 음악을 들으면 대체로 가을 분위기가 감돈다.
클라라에 대한 한여름 같은 열정을 가슴으로 삭인 그 독신의 삶처럼.
브람스가 슈만의 아내인 클라라를 만난 것은 스무 살 무렵이었다. 그는 클라라를 향해 “내 삶의 가장 아름다운 체험이요, 가장 위대한 자산이며, 가장 고귀한 내용"이라고 헌사를 바치면서 절망적인 사랑을 했다. 클라라를 만난 이후 아가테 지볼트와 오틸리에 하우어라는 두 여성에게 잠시 격정적인 감정을 느끼기도 했지만, 마흔 살이 넘어서도 “나는 이 지상의 누구보다도, 나 자신보다도 당신을 더 사랑합니다"라고 썼듯이 평생 클라라를 흠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람스는 끝내 독신을 청산하지 못했다. 이것은 천성적으로 과묵하고 수줍음 타는 브람스에게 고독의 성향이 무엇보다도 깊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까닭에서인지 브람스의 작품은 여름철에 작곡을 시작하고 가을이나 겨울철에 완성된 것이 많다. 작품 경향도 마지막 악장에 무거운 분위기를 부여했으며 유쾌한 종지부를 잘 쓰지 않았다.
이런 우울한 분위기는 그의 기악 작품들 가운데 말년의 절정이라고 부를 수 있는 클라리넷 5 중주곡 나단조에서도 예외 없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 브람스가 클라리넷 소리를 통해서 불멸성을 부여한 것은 향수에 젖은 세계이다.
브람스가 이 곡을 쓰게 된 계기는 뛰어난 클라리네티스트 뮈르펠트를 만나게 되면서이지만 이 작품 곳곳에는 비탄에 젖은 브람스의 내면세계가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이 곡을 쓸 무렵 클라라와의 관계가 잠시 소원해진 것에 비애를 느꼈고, 60대에 접어들어 죽음에 대한 예감에 유언장을 작성하기도 했다.
브람스는 이 음악에서 클라리넷의 풍요한 음색과 독특한 음의 매력을 한껏 동원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제2악장 아다지오는 전체 네 악장 가운데 가장 깊은 인상을 주는 고뇌와 동경이 교차하는 악장이다.
이 아다지오 악장의 제1부는 클라리넷이 감미로운 음역에서 하강하면서 동경의 노래로 시작된다. 제1바이올린이 에코처럼 클라리넷을 뒤쫓는다. 반주의 리듬이 바뀌고 클라리넷과 제1바이올린이 역할을 교체하며 두 대의 바이올린의 유려한 선율을 클라리넷이 누비듯이 통과한다. 이어 첼로가 답하여 동경의 여운을 남긴다.
제2부에서는 색채가 갑자기 어두운 빛으로 변하고 고뇌가 동경을 밀어젖힌다. 여기서 클라리넷 소리는 환상적으로 들린다. 짙은 헝가리 중의 색채가 넘친다. 참다가 마침내 흘러내리는 한 줄기 눈물 같다.
제3부는 바이올린의 노래를 클라리넷이 취하면서 시작된다. 이 부분은 제1부의 반복 형태로 들리는데, 코다에서는 현의 완만한 움직임을 타고 클라리넷이 제2부의 정열적인 악구를 회상하듯이 서정적으로 이어가고 바이올린이 그 선율을 받는다. 그러다 클라리넷이 상승, 다시 하강하면서 제2악장을 끝맺는다.
브람스의 클라리넷 5중주곡 나단조의 제2악장은 절대적 비창미가 넘치며, 숭고한 단념까지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그 음색은 순백의 이미지다. 계절은 깊은 가을. 이 음악을 듣는 사람은 제2악장에서 마치 절대 순수의 세계를 지나가는 것 같다.
자유롭지만 쓸쓸한,
나무는 잎을 다 떨어내고
멀리 하얀 풍경으로 서 있다.
가슴을 파고드는, 그래서
아픔으로 남는 그리움.
계절은 깊다.
클라리넷을 타고 흐르는
헝가리풍의 향수,
눈물 한 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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