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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공항의 저녁노을 본문

내 짦은 이야기

공항의 저녁노을

김현관- 그루터기 2022. 12. 16. 00:29

공항의 저녁노을

훅훅 달궈진 지난 여름을 한아름 품에 안아도
삐죽이 새어나온 빠알간 얼굴은 익고

백로 지난 영종길 은행나무 이파리에
수줍게 묻어오는 노랑은 그 빛을 더한다.

8년전 오늘 희생된 2,993명의 영혼들이
하늘에서 아름답고 장엄한 군무를 추고있다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공유된 한 공간을 서로 나눈다

하동 섬진강 자락이 고향인
늙은 사진가의 희끗한 머리칼에도

된장찌게 끓여놓고 남편을 기다리는
수봉산자락 복이의 바알간 뺨에도

홍예문밖 사진관집에 살던
똘망똘망한 헐리웃키드의 눈동자에도

영혼을 기다리는 비행장 한 귀퉁이의
느티나무 그루터기에도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나눈 공간속에 서로 하나된다

*  9.11 테러 8주기 되는 날 누구와 같은 노을을 보고 있었다.

9.11 - 그루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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