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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일본출장기 (네번째날) 하꼬네- 후지산, 아시호수, 오와꾸다니 계곡 1999년 7월5일 (월) 본문

여행이야기

일본출장기 (네번째날) 하꼬네- 후지산, 아시호수, 오와꾸다니 계곡 1999년 7월5일 (월)

김현관- 그루터기 2022. 12. 17. 12:19

일본출장기 (네번째날) 하꼬네- 후지산, 아시호수, 오와꾸다니 계곡  1999년 7월5일  (월) 

 오늘은 후지산을 가는 날이다. 하꼬네 국립공원 안에 있는 후지산은 우리의 백두산 같은 일본의 영봉으로 일년 내내 산머리가 하얀 것이 높은 산들의 공통점인가 보다. 해발 3,000미터 이상이지만 지세가 한국보다 낮은탓에 그 높이를 별로 느끼질 못한다고 한다. 아무튼 우리 일행은 간편한 옷차림으로 버스에 올라 후지산을 향했다. “아타미”에 자리잡은 우리의 호텔은 이미 산자락에 자리 잡은터라, 출발 하기가 무섭게, 계속 달팽이처럼 이차선의 도로를 끊임없이 오르고 있었다. 조림이 잘 되있는건지, 자연을 잘 보존한 건지,  온통 짙은 청녹색 일색으로 푸르름 뿐이다. 

 우리의 산과 같이 거칠고 굽이가 많음이 없는 산세는 밋밋한 가운데 평안함을 주었다. 약 1 시간 가량을 운행하던중, 화산이 터지고 난 후에 생긴 호수 (아시호수)가 눈에 들어오고 그림같은 유람선이 떠 있는데, 마치 경치좋은 유럽의 산중호수에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문득 이 산중턱 한 가운데 어떻게 저 커다란 유람선이 있을까 하는 당연한 의문이 들어 나중 유람선 회사에 물어 보았더니, 호수 근처에 조선소가 있어 그곳에서 건조했다고 한다. 

 “아시 호수“ 의 그림같은 배경을 바람같이 스치고도 한참 오르막을 오르다    ”乙女(을녀:처녀)林 휴양소의 한 휴게소에 차를 정차하였다. 그제서야 깊고 넓은 구릉 저 멀리 아스라이 후지산의 형체가, 안개에 가리운채, 어렴풋 보이고 있었다. 시간이 별로 없어 차를 재촉하며 달리다 보니 간신이 후지산 자락으로 접어 드는 것이 눈에 감지되었다. 안개에 둘러싸여 좀처럼 자태를 내 보이지 않던 후지산의 정상은 5合目중 3合目에 다가 가서야 언뜻 언뜻 그 자태를 보여 주었다. 3合目 휴게소에서 선뜻 차밖으로 나서니, 산의 품에서 나는 산내음이 코끝을 스치며 시원한 싱그러움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이윽고 차로 오를수 있는 최대의 능선인 5합목엘 도착했다. 우리의 목적지 이기도 하다. 차에서 내리자 3개의 커다란 산장식당과 관광 휴게소가 눈앞에 다가 온다. 이색적인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고, 너도 나도 카메라 앞에 서는데,이게 무슨일 일까 싶을 정도로, 서늘한 바람과 함께  자욱한 안개가 순식간에 주위를 뿌옇게 뒤덮으며, 사진도 못 찍게 후지산이 방해를 하는 것이었다. 간간이 흩어지는 안개 사이로, 간신히 몇 커트의 사진을 찍고, 휴게소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미 마련된 도시락형 점심을 먹는데,산수박 자른 것이 테이블당 1접시씩 놓여졌다.  매우 달고 시원한 것이 우리의 수박맛과 비슷하였다. 

 후지산 5合目-이곳까지 버스가 올라간다

 가이드는 여전히 빵과 음료수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가이드 본인은 동경에 살고 있는데 방세가 월 20만엔 가량 한단다. 대학졸업후 첫 월급쟁이의 봉급이 17만엔 이라 하니 동경에서 살려면 엄청 벌이가 좋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가이드가 손님과 함께 먹으며 다니다가는 월세도 못내는 처지로 전락하고 만다고 하니, 아무리 일본이 깨끗하고 친절하고 좋아도 우리같은 서민은 살 곳이 못 된다고 본다. 식사후 약 한 시간 가량의 자유시간이 있어, 두 기자와 함께 식당 아래층의 기념품 판매점에 갔다. 다양한 물건들이 많았다. 그림,조각,열쇄고리,옷,인형,장대 등등.. 그 중 눌린 꽃으로 만든 액자 2개를 구입했다.(압화)  석민이와 경민이 담임 선생님들에게 하나씩 드려야지 하는 맘으로 구입했다. 

 물건을 사고 나와 바로 옆 조그만 신사에 가서 사진을 찍었다. (얼굴만 내놓고 찍는 것) 산을 등산 하려면 복장을 단단히 하고 일정을 잡아 떠나야 한다는데, 우리는 그럴수 없었다. 다음 일정이 있으니까 ! 결국 후지산의 머리를 흘낏 두어번 쳐다 본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상점에는 후지산을 배경으로 찍은 많은 사진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다. 사진을 구입하고 싶었으나, 보관용 원통을 팔지 않아, 그림만 손상될 것 같아 포기 하고 말았다. 

 주마간산 식의 후지산 관람을 뒤로 하고 우리는 오던길을 되 돌아 가야만 했다. 별안간 차 안에서 “ 아시호수 ” 의 유람선을 타고 가자는 의견들이 제시되어,, 보기만 하고 지나칠 줄 알았던, 그림 같은 호수위의 유람선을 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선착장 앞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호텔은 일본돈 10엔 짜리 동전에 그려져 있는 일본궁을  본떠 만든 유명한 특급호텔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선착장에서 내려다 본 호수는 매우 깨끗하며 시원한 느낌을 주고 있는데, 팔뚝만한 주황색 잉어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곳이 보였다. 한 마리가 아니라 수십마리가 유영을 하는 것을 보며, 휴지한 장, 담배 꽁초 하나 안 버려져 있는 주위 환경을 보며, 시골이나, 도시나, 거의 편차가 없는 주택들의 구조를 보며, 어느 곳의 화장실을 가도, 향긋하고 깨끗함을 풍기는 모습들을 보며, 떠들지 않는 공중도덕과, 항상 친절한 듯한 일본인들의 사람 응대 모습과, 단 1엔의 거스름돈도 꼭 주고 받는 정확한 상거래의 모습, 50엔 짜리 물건을 사도, 계산서를 주고, 0.5 % 의 세금이 부과 되는 그들의 정신에 본받을점이 많았다. 

 짧은 생활에서 일본인들의 뒷모습, 잘못된 문화,모자란 것이 무었인지를 파악 할 수 없지만, 눈으로 보이는 것이 우선 부러움으로 다가선다. 이윽고 유람선에 올랐다. 유람선 종사자는 대 여섯명 되는 것 같은데,월요일이라서 그런지,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우리 일행 외에는 탑승인원이 한 명도 없어, 마치 유람선 한 척을 우리가 통째로 전세 낸 것 같았다. 시원한 호수의 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며,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는 후지산을 배 뒷 머리에 두고, 유람선은 흐르듯 호수를 헤엄치고 있었다. 선착장 도착 즉시 대기 하던 버스에 오른 우리 일행은 다음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버스 안에서, 잡담과 잠깐동안의 졸음을 즐기며, 유황 냄새가 코를 지지는 “ 오와꾸다니 계곡 ” (大地獄) 으로 향했다. 차창밖에 보이는    “오와꾸다니 계곡 ” 에서는 누런 연기가 무럭 무럭 솟아오르는 것이 실감나게 보였다.

하코네 오와쿠다니 계곡

 도착과 동시 계곡을 오르는 우리에게 뜨거운 유황천의 열기와 달걀 곯은듯한 냄새가 코를 찌르며 다가왔다. 이때 서 기자가  “이 곳에 들어오니 지옥이 바로 여기다 ” 하며 너스레를 떤다.하지만, 열기와 유황냄새를 제외 하고는 산책로를 매우 깨끗하게 정비해 놓아 관광객들이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해 놓았다. 중간 산장에서 파는 유황천에서 익힌 계란을 먹으며, 가이드가 이런 말을 해 주었다. 계란은 꼭 2 개씩만 먹어야 된다고... 1개에 7년씩을 더 살게 해 주니까 2개를 먹고 14년을 살아야지 3개 이상을 먹으면,  1 년밖에 더 못산다는 말도 안 되는 이곳의 풍습을 얘기 해 주었다 ( 그리고 더 살고 싶으면 14년 내로 다시 와야 한다나, 뭐래나 ,,, )참 별스런 방법으로 관광객에게 말 할 구실을 만들었구나 하는 독특한 관광 마케팅에 혀를 내 둘렀다. “ 오와꾸다니  계곡 ”의  관광을 끝으로 관광은 더 이상은 없다.

 호텔로 돌아와 어제와 같은 저녁을 먹고 목욕을 하고 호텔 옥상 전망대에 올라, 아타미 의 야경을  관망하며,  참 좋은 지역 여건을 가진 동네 로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제 공식적인 행사만 남았으니, 빨리 집에 돌아 가고싶은 생각밖에 안 든다. 다음에는 편안하게 집 사람과 둘이서 발 가는 대로 유람다니며 식도락 도 즐기며, 관광을 해야지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는 이런 출장은 다시는 못 할 짓이다.,

 아 시 호 수 와  유 람 선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