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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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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짦은 이야기

버스정류장의 항아리

김현관- 그루터기 2022. 12. 26. 01:20

버스정류장의 항아리

파란 항아리가 누워있습니다.
아주 파란빛이라 금세 눈에 찹니다.
파란 항아리에 시구가 쓰여 있습니다.

길바닥에 저리 누워있다가는
영락없이 깨질 것 같은 조바심이 듭니다.

큼직한 항아리만 보면 할머니의 동치미가 생각납니다.
아주 옛날 수원 화춘옥에는 할머니가 만드신 
7개의 동치미 항아리가 일 년 내내 줄 서 있었습니다  
얼음이 사각거리는 아주 시원한 꿀 동치미

오늘은 올해 들어 기온이 제일 높은 날입니다.
등줄기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차 오릅니다.

버스 오기전에 파란 항아리 속에 찰랑거릴
시원한 동치미나 한 잔 마셔야겠습니다

2021.7.15 김 현관

 # 마트에 아내 심부름을 다녀 가던 길..
   큰 애오면 먹인다고 고기 한 칼 끊어 가던 길  
   정말 더운 날이었습니다

 

항아리 / 김윤식

내 어머니와 누이는 노상 저랬으니
바람소리
물 흐르는 소리
기러기 울며 가는 소리.

아직 살아서 가을 하늘 밑에 앉아 있습니다.

둥글고 붉은열매를 배어도 좋고
환한 달밤을 만삭처럼 품어도 좋은,

이슬에 젖는 두툼한 황토 주둥이.
, 투박하게 소나기 긋는 소리.

슬프지 않은 듯 넉넉하게 구름이 떠서 흘러갑니다.

하늘 아래
내 어머니와 누이는 영락없이 저랬으니
이 가을, 가을로 다시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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