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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버스정류장의 항아리 본문
버스정류장의 항아리
파란 항아리가 누워있습니다.
아주 파란빛이라 금세 눈에 찹니다.
파란 항아리에 시구가 쓰여 있습니다.
길바닥에 저리 누워있다가는
영락없이 깨질 것 같은 조바심이 듭니다.
큼직한 항아리만 보면 할머니의 동치미가 생각납니다.
아주 옛날 수원 화춘옥에는 할머니가 만드신
7개의 동치미 항아리가 일 년 내내 줄 서 있었습니다
얼음이 사각거리는 아주 시원한 꿀 동치미
오늘은 올해 들어 기온이 제일 높은 날입니다.
등줄기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차 오릅니다.
버스 오기전에 파란 항아리 속에 찰랑거릴
시원한 동치미나 한 잔 마셔야겠습니다.
2021.7.15 김 현관
# 마트에 아내 심부름을 다녀 가던 길..
큰 애오면 먹인다고 고기 한 칼 끊어 가던 길
정말 더운 날이었습니다.
항아리 / 김윤식
내 어머니와 누이는 노상 저랬으니
바람소리
물 흐르는 소리
기러기 울며 가는 소리.
아직 살아서 가을 하늘 밑에 앉아 있습니다.
둥글고 붉은열매를 배어도 좋고
환한 달밤을 만삭처럼 품어도 좋은,
이슬에 젖는 두툼한 황토 주둥이.
아, 투박하게 소나기 긋는 소리.
슬프지 않은 듯 넉넉하게 구름이 떠서 흘러갑니다.
하늘 아래
내 어머니와 누이는 영락없이 저랬으니
이 가을, 가을로 다시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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