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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가을의 잔향 속을 거닐다 본문
정기검진을 마치고 병원을 나오니, 날씨가 참 맑다.. 하늘은 청명하고, 바람은 차분하게 불어온다. 며칠 동안 이어진 폭우와 강한 바람 탓에 단풍이 거의 다 떨어진 게 눈에 들어왔다. 온갖 색으로 물들었던 나무들도 이제는 화려함을 내려놓고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곧장 집으로 돌아가기엔 아쉬운 마음에 병원 근처 율목공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공원은 고요했다. 몇 남지 않은 단풍들이 겨우내 버틸 수 있을지 고민이라도 하는 듯, 바람에 온몸을 흔들며 잎을 떨구고 있다. 그래도 중앙광장 근처 두 그루의 은행나무는 아직 노란 잎을 자랑하고 있어, 그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가을의 끝자락을 음미했다.
율목공원 주변을 천천히 걷다 보면, 인천의 오래된 풍경들이 자연스럽게 스쳐 지나간다. 옛 인천시립도서관은 지금 새 단장으로 분주하고, 배다리 진입로는 예전과 달리 조용하기만 하다. 한때 종묘상들이 길게 줄지어 활기를 더했던 그 길이 이제는 낯설게 느껴진다.
병원 근처 옛 김용우 산부인과는 문이 닫혀 있어 쓸쓸해 보인다. 내게는 큰아들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창문을 활짝 열고 세상에 외치고 싶을 만큼 기뻤던 그 순간이 떠오른다. 오래된 기억 속에 남아 있지만, 그때의 설렘과 감격은 여전히 기억에 선명하다.
기독병원 앞, 지금은 '플레이 캠퍼스'로 불리는 곳은 한 때 '돌체 소극장'이라 불리던 곳이다. 공연과 파티로 가득했던 그곳, 지금은 11월의 공연 포스터조차 보이지 않으니 왠지 허전한 기분이 든다. 가을의 쓸쓸함이 공간을 더욱 적막하게 만드는 듯하다.
율목동의 긍지를 지키고 있는 한옥 대문을 지나, 옛 도원동사무소 옆 오래된 쪽미닫이문을 발견했다. 이런 문을 볼 때마다, 어린 시절 순이네 가게에서 팔던 눈깔사탕이 떠오른다. “一, 二, 三, 四, 五…” 그 숫자를 보면 그때의 달콤한 사탕 맛과 순이네의 환한 웃음이 다시금 생각난다.
도원동 70계단에 서서 신흥동 방향을 바라보니, 오래된 골목과 건물들이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주는 위로가 있다.
가을 끝자락에서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니, 마치 오래된 앨범 속 사진을 꺼내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기억들이 오늘 나를 따뜻하게 감싸준다. 이 가을, 나는 그 기억들과 함께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2010-11-10

배다리의 진입로길: 예전에는 이 길을 따라 종묘상들이 주욱 늘어져서 성시를 이룬 적이 있었습니다..

문 닫은 김 용우 산부인과 : 큰 아들이 태어난 곳, 저 어느 창을 열고 내가 아들을 얻었어요라고 세상에 외친 적이 있었는데..

기독병원 앞 플레이 캠퍼스: 내게는 돌체 소극장으로 기억되는 곳
파티는 계속되어야 하는데 11월의 공연 포스터가 없군요..

율목공원 입구의 은행나무 두그루가 그나마 노랑단풍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율목공원 중앙광장




지금 (구)인천시립도서관은 새 단장 하느라 바빠요...


경아대의 뒷뜰

엣 율목동의 긍지를 지키고 있는 한옥대문의 의연한 자태

옛 도원동사무소 옆에는 아직도 저런 쪽미닫이문이 남아 있네요..
一, 二, 三, 四, 五...라는 숫자만 있으면 눈깔사탕 파는 순이네를 금방 떠올릴 텐데...

도원동 70 계단에서 바라본 신포동 방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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