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형과니의 삶

잔잔한 겨울바람이 흐르는 토요일 밤 본문

내이야기

잔잔한 겨울바람이 흐르는 토요일 밤

김현관- 그루터기 2023. 1. 11. 01:26

나는 어제도 살고, 오늘도 살기 위해 뭉그적거리고 있다. 술에 취하면 하시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오기 위한 마음은 오랜 세월 술로 인해 아내에게 미안해하던 많은 이야기들에 대한 참회의 보속이다 

나로 인해 세상 구경하는 두 아이들은 아직까지는 아무런 걸림돌도 없이 하루의 낮과 밤을 즐기면서 당당하게 자기가 세상의 꼭대기, 이른바 "Top of the world"인 줄 알고 있지만, 스스로가 세상이라는 당연한 사실은 아직까지 모르는가 보다.

나는 내가 아닌 세상을 스치며 흘렸다. 내 아이들도  당연히 세상이 자기에게로 향하고 있고, 세상은 우리의 중심으로 흐른다며, 무덤덤하니 살아 내고 있다. 앞으로 지내가야 할 세상과, 환경이 저 아이들의 생각보다 부족한 세상이라면 어떻게 지내갈까? 이렇게 세상을 무심히 바라보며 지내더니 눈에  보이는 굴곡진 삶의 면면들을  내 아이들보다 옆에 있는 친구가 먼저 깨닫고 판단하면서 조언해 주는 현실이 무섭다.. 

스스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는데 삶의 경험이 크다 생각하는 바, 아이들의 모자람이 눈에 보여 가르침을 주어도 깨닫지 못하던 저 나이 때의 나와 흡사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자니 가슴 한 편이 묵지근하다. 시간이 지나 스스로 깨닫는 바 있겠지만 삶의 선배가 말하는 뜻을 깨닫는다면 아는 만큼 조금이라도 더 클 수 있을 텐데. 조급해하는 내 마음 아랑곳없이 세상의 규칙보다 우애를 택하고 삶의 동반자들과 오롯이 지내는 그 미동 없는 그 모습들을 바라보며 다소나마 위안을 하고 삶의 길은 하나가 아님을 느낀다..

아직은 심성이 고운 멍게 같은 작은아이와 세상의 수레바퀴가 어느 곳으로 돌아 가는지 감을 잡기 시작한  큰아이.. 저 두 아이의 삶의 이해가  아내의 잔잔한 가슴속에서 안개처럼 그러모아지는 모정 속에 휘돌아 든다는 것을 시나브로 알게 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그 감동을 희석시키면서 흐르는 시간이로다.

지내 온 세월이 아쉬워 늦은 시간 미욱한 선배를 찾아 나지막하게 " 공간의 생활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읊조리는 후배에게서 이미 삶을 달관한 듯한 그 담담함을 느끼면서 걸쭉한 막걸리와 미끈거리는 통영 굴의 파드득거림과 골목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화를 안주삼아 술잔 부딪는 시간이 흐른다.

그렇게..
잔잔한 겨울바람이 흐르는 토요일 밤!

작은 세상을 내려보는 큰 안목을 품속에 조용히 넣어 주는 후배의 마음 한 귀퉁이가 고마운 밤,
헤어짐의 끝에 보내 준 사랑한다는 그 말이 앞으로 내 가슴속에 힘이 되리라.. 

 2011.12.5  춘진이와 동인천 통영굴집에서 한 잔 하고..

https://alzade57.tistory.com/1007

 

잔잔한 겨울바람이 흐르는 토요일 밤

나는 어제도 살고, 오늘도 살기 위해 뭉그적거리고 있다. 술에 취하면 하시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오기 위한 마음은 오랜 세월 술로 인해 아내에게 미안해하던 많은 이야기들에 대한 참회의 보속

alzade57.tistory.com

 

'내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삐리 칠 형제  (1) 2023.01.14
동인천역 북광장 통영 굴밥집에서  (0) 2023.01.11
Drinking song 과 맥주 이야기  (0) 2023.01.07
벚꽃에 물든 월미산의 하루  (0) 2023.01.07
소한 (小寒)의 선물  (0) 2023.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