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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Y.C.S. 친구들과 1박2일의 속초나들이 본문

친구들이야기

Y.C.S. 친구들과 1박2일의 속초나들이

김현관- 그루터기 2023. 1. 23. 01:43

https://youtu.be/_Bwhb4narTE?si=G0vTFFlrZgn5bWhM

 

 

 Y.C.S. 친구들과 1박 2일의 속초나들이

지난 연말 도화동 Y.C.S. 친구들과 부부동반모임을 계획하였으나 여러 정황상 이루어지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여 해가 바뀐 올초부터 그 아쉬움을 쇄신하고자 하는 승희의 강력한 주장으로, 3월부터 부부동반 모임이 가시화되어 5월 말의 부부동반여행이 확정되기에 이르렀으나 역시 이런저런 개인사정들로 인하여 명호와 승희 그리고 나 이렇게 세부부만의 속초나들이를 다녀오게 되었다.

함께 참석 못하는 친구들의 마음을 보듬고 가평휴게소에서 만난 우리들은 속초를 향해 힘찬 출발을 하였다. 경춘고속도로에서는 한참 막혔는데 가평휴게소를 지나며 국도로 들어서자 거짓말같이 시원하게 쾌속 질주한다.  "인제신남" 표지판이 우리들 마음을 알아주나 보다. 미시령터널을 지나자 익숙한 울산바위의 정경이 푸른 하늘을 배경 삼아 거대한 위용을 자랑한다. 지난 며칠 동안 비와 미세먼지로 인하여 침침했던 하늘이 모처럼 맑고 푸르름을 펼쳐 보인다.

이윽고 도착한 속초! 강원도엘 오게 되면 본의 아니게 늘 스쳐 지나던 속초였는데 이번에는 시내의 중심겪인 속초시청에 차를 세워 놓고 발걸음도 가볍게 아바이마을로 향했다. 청초호의 유명한 갯배를 타자 갯배의 선장이 관광객들에게 갯배를 끌어 보도록 유인을 하는데 명호가 일찌감치 갯배의 쇠줄을 잡고 호기심 많은 아내가 이어 쇠줄갈고리를 연신 잡아당기며 청초마을로 갯배를 이끌었다.

청초호를 부드럽게 헤어 가는 갯배의 앞길에는 금강대교의 파란색이 쪽빛하늘색과 아우라지며 쪽빛의 푸름을 펼쳐내고 있다. 잠시 후 도착한  아바이마을 초입에 겨울연가로 유명한 은서네 집이 눈앞에 바로 서 있다. 온통 아바이순댓집 중에 생선구이를 먹고자 골목으로 들어 서자 여기저기 객들을 그러모으는 아주머니들의 호객소리가 유난스러운데 작정하고 들어선 식당의 아낙이 아내의 곰살맞은 입담에 홀딱 반했는지 오징어튀김과 옥수수동동주 한통을 선뜻 서비스로 내어 준다. 식당 앞에는 청호해변이 시원스레 펼쳐져 있어 때 이른 더위에 시원하게 바닷가를 찾은 동네주민들과 관광객들의 물놀이가 한창이다.

푸짐하게  점심을 먹고 일행은 속초 8경 중 제1경에 해당하는 속초등대로 발길을 옮겼다.  때마침 속초등대 야외공연장에서는  바다의 날 특집 "송도등대에서 바다를 보다"의 공연 중 퓨전국악 한마당이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매우 인상적인 아리따운 세 무용수의 현란한 공연을 보고 나서 천천히 전망대로 올라갔다. 등대의 정상에서 내려다본  옥빛동해바다는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띠가 어우러진 모습을 형상화하여 한 폭의 거대한 풍경화를 보여 주고 있었다. 등대를 오르는 계단입구에는 자전거종주길의 영금정인증센터가 있어 자전거마니아들이 계속 드나들고 있었다 지난해 두 아들애가 정서진에서 낙동하구둑 준공기념탑까지를 국토종주하며 인증센터마다  들러 환호하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등대아래에는 영금정이 있다. 영금정은 돌로 된 산으로 파도가 쳐서 부딪치면 신묘한 소리가 들렸는데 그 음곡이 거문고소리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일제 때 속초항 개발을 위해 이곳 돌산을 깨서 축항을 조성함으로써 지금의 넓은 암반으로 변했다고 한다. 날이 너무 더워  영금정을 들르고 나서 곧바로 숙소인 금호리조트엘 들러 체크인을 하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아무래도 우리들에게는 무리함보다는 여유로움이 어울리는 듯하다.

잠시 휴식 후 미사를 모시고자 시내의 동명동성당엘 갔는데 자그만 언덕위에 자리 잡은 성당의 자태가 너무 아름다웠고 동해바다를 내려다보는 전망은 그 어느 곳에 비할 바 없이 멋졌다. 아름다움을 보는 마음은 누구나 같은가 보다. 집사람과 친구들 그리고 외지신자인듯한 이들까지 이구동성으로 예쁘다 아름답다를 외치고 있었다. 본당 안에 들어서자 독특하게 신자석이 일부 ㄱ 자로 구부러져 있는 모습을 보여 주었는데 성당내부까지도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여 주고 있어 일부러 구부러진 쪽의 좌석에 자릴 잡았다.

때마침 견진성사가 함께 봉헌되고 있었는데  작은 규모에 비해 이십여 명의 신규 견진성사를 받는 신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바닷가의 싱싱한 퍼덕임이 성당전체에서 느껴지는 생동감을 맛보았다. 전례 중 구성가 43번 평화의 주의 전주가 울려 정말 몇십 년 만에 힘껏 성가를 부르고 있는 내 모습이 생경스러웠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 뿌듯한 전율이 흐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사를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장사항으로 가는데 해변가의 차로를 막아 차량통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테이블과 의자를 잔뜩 펼쳐놓고 술을 마시는 모습들이 끊임없이 이어져 무질서의 표본을 보는 듯하였다. 이러다 사고라도 나면 어쩔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슬며시 단속하는 부서는 뭐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놀러 와서 무슨 생각을 하느냐는 저항감이 더 강하게 내속을 헤집고 나선다. "그래~ 공연히 생채기를 낼 필요는 없지 그만두는 게 속 편하지!.."

명호가 아주 좋은 횟집과 횟감을 선택하였다. 도미와 광어에 먹어 보기 힘든 청어회와 꽃멍게등 각종 해물들이 푸짐하게 한 상 차려졌다. 내가 술을 못 마시자 명호와 승희 두 친구만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며 미안함이 앞선다. 몸관리를 잘했어야 이 자리에서 어울렁더울렁 권커니 잣거니 하는 건데.. 이제와 후회한들 무엇하나. 결국 내가 가지고 간 중국술은 열어 보지도 못하고 도로 가지고 왔으니 이번 여행에 참석하지 못한 친구들을 위해서는 잘 된 일이라 해야 할까?

다음날 창밖에서 들이치는 환한 햇살이 더없이 상쾌하다. 푹신한 침대 위에 잠이 덜 깬 아내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보인다. 친구들은 벌써 리조트 앞의 척산온천엘 다녀오는 길이라 한다. 아침은 학사평콩꽃마을 순두부촌의 김 영애할머니네서 먹었다. 고소한 순두붓국과 된장을 푼 비지에, 황태구이 무침을 반찬으로 순식간에 한 그릇 뚝딱 해치웠다. 체크아웃하기 전에 리조트로 돌아왔는데 명호가 이제 담배를 끊겠다고 선언한다. 그 말을 들으며 입으로는 잘했다고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속이 착잡하다. 나이 들어가면서 술과 담배도 즐기며 평안히 살아가는 여유로운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괜스레 나로 인해 아내들의 재촉이 더해져 명호의 금연에 빌미를 준 것이 아닌지..

오색약수터를 가는 길에 물치해변에 들렀다. 자그마한 포구와 해변이 어우러진 전망 좋은 곳이다. 이곳에서도 명호의 사진기가 빛을 발한다. 이번 여행길에 삼각대를 받치고 모두의 모습을 담은 명호가 고맙다. 맑은 하늘과 우정을 모담은 모습을 보내 준 사진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을 우리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양양장을 들르려 약수터에는 오르지 않고 맛있는 산채비빔밥으로 점심을 먹고 그곳을 나왔다.

오늘은 양양5일장이 펼쳐지는 날이다. 장터 앞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내리자 어제와 마찬가지로 뜨거운 햇살이 사정없이 머리카락 없는 정수리로 내리 꽂힌다. 제주도 월정리해변에서 바람에 날려 잃어버린 페도라를 아쉬워하자 아내가 이번 여행길에 맞춰 사다 준 페도라가 햇살받이로 아주 요긴하게 쓰였다. 오일장은 여늬장터나 별다를 게 없었다. 부각과 메밀국수발을 사들고 여기저기 맛보기만 오물거리다 장을 빠져나왔다.

장을 보고 나서 우리는 영동고속도로로 승희네는 경춘고속도로로 방향을 달리 하기에 이곳에서 헤어지기로 하였다. 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고 했던가 승희 아내 유 인자 세실리아도 명호 아내 이 혜숙 세실리아도 언니 동생하면서 수인사를 하는 집사람의 모습에 겹쳐 모두 정겹다. 서로 인사를 하고 헤어지고 나서 차가 주차장을 빠져나오기 무섭게 아내가 장마당 한 귀퉁이에서 보고 지나쳐 온 냉 미숫가루차를 마시고 싶단다. 다시 돌아가기 마뜩잖아 다른 곳에서 마시자 하자 금세 입이 안으로 다물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아차.. 할 수 없이 빠져나온 장터를 되돌아가 냉차를 사가지고 한달음에 돌아왔다. 시원한 냉차를 마시고 만족한 미소를 짓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서야 그제사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승희야 미안하다. 우리만 마셔서..

돌아오는 길은 평창동계올림픽 때문에 공사를 하느라 평창지방에서 오랜 시간 동안 길이 막혀 심사를 사납게 했으나 평창을 벗어 나자 평상시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그나마 편안하게 돌아오는데 바알 가니 익은 해거름에 노을빛은 하루를 내려놓고 , 우리들 세 부부의 속초에서의 하룻밤 나들이도 그렇게 막을 내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예훈이가 이런 점층법의 훌륭한 비유를 통해 여행을 떠나 온 친구나 참여 안 한 친구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었다.

눈으로 행복하니 손이 즐겁고
손이 즐거우니, 입이 분주하구나
입이 분주하니
몸이 행복하고
몸이 행복 하니
님이 이쁘고
님이 이쁘니, 세상사 부러울 것이 없구나.    

2016.5.29  그루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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