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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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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동행

김현관- 그루터기 2023. 1. 26. 08:40
동 행
 

하늘이 파랗게 물들었던 아침, 구름은 느슨하게 흩어져 마치 캔버스 위에 그려진 수채화처럼 하늘을 채웠다. 나는 아내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그녀의 눈에는 약간의 긴장과 두려움이 서려 있었지만, 부드러운 미소로 나를 바라보며 괜찮다고 말하는 그녀의 마음이 무척 아름다웠다. 아내의 이뽑기는 매우 색다른일로 앞으로 이런 경험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병원에서의 시간이 지나가고, 우리는 헤이루체에서 열리는 작은 사진전을 찾았다. 그곳은 고요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차이나타운의 지붕 위로 내리쬐는 빛은 마치 이국적인 매력을 더해주는 듯했다. 다문화 교사가 아이스커피를 들고 조용히 관람하는 모습을 보며, 이곳이 얼마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사진 속에는 익숙한 것들과 낯선 것들이 교차하며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 순간 지루해하는 작은 아들이 있었다. 그는 아무리 흥미로운 것이라도 사진과 같은 정적인 것에는 관심이 덜하여 금세 지루해 하고 있다. 아들과 함께 삼겹살을 먹으러 갔다. 삼겹살을 앞에 두고 그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났다. 그 모습을 보며 일상 속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기는 했는데. 이 곳을 추천한 아내의 의중을 모르겠다. 그저 가족의 배려라 이해하고 넘어 갈밖에..

차 안에서 홍민의 '천년도 당신 눈에는'이 들려오고 차이나타운의  홍등이 켜진 거리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와 함께 걸어가고 있었다. 이 도시의 오래된 이야기와 우리의 새로운 하루가 어떻게 엮일지 생각하며, 나는 하루와 나, 그리고 우리의 관계와의 동행을 떠올렸다.

오늘의 하루는 그저 어제의 연장선상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 속에서 우리 가족은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는 순간들을 만들었다. 일상은 작고 지루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그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화덕과자를 함께 나누며 깔깔대던 작은 순간, 그것이 바로 우리의 하루였다.

2016.9.19  한 시간전의 어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