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형과니의 삶

이라크에서 날아 온 남수의 편지 본문

친구들이야기

이라크에서 날아 온 남수의 편지

김현관- 그루터기 2023. 1. 30. 09:17

현관에게,

오늘은 먼지 바람이 좀 불어서 우리 도장 작업을 할 수가 없었다. 이곳 까라바라 현장은 이라크의 내륙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는데 요즘 낮의 기온은 섭씨 50도 가까이 올라가고, 습도는 약 20% 정도다.

아직 준비 중이라서 하루 종일 바쁘게 쫒아 다니고 있다. 일주일에 6일을 하루 13시간씩 근무하는데도 하루가 어찌 지나가는지 모를 지경이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식사는 매우 좋은 편이고, 한국인들은 각자 방 하나씩 쓰기 때문에 개인생활도 불편함은 없다.

다만 요즘은 너무 바빠서 내 개인적으로 계획했던 소설쓰기는 거의 손을 대지도 못하고 있다. 인터넷이 될 때는 꽤 되는데, 작동되지 않을 때가 빈번해서 무언가 들어오면 그때 그때 바로 확인하고 있다. 본사에서는 나를 가능한 빨리 불러들이려 하고 있지만, 나는 가능하면 좀 오래 여기서 버티고 있고 싶다.

너도 직장 구하느냐고 맘고생이 많구나. 인내심을 가지고 열심히 찾다보면 곧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보내준 음악 파일은 잘 들으마. 또 연락하자.


from 남수


--------- 원본 메일 ---------

보낸사람: 김현관 

받는사람 : 이남수

날짜: 2018년 6월 05일 화요일, 18시 34분 09초 +0900

제목: 보내자마자..


내 친구 남수야~
잘 지내고 있으리라 믿는다.

메일을 보내자 마자 확인이 되는구나 그 곳에서는 파일을 다운 받는데 시간이 안걸리나?  심심할 때 찾아 들으렴. 나는 다음달이면 실업급여가 끝나니 이제부터 일자리를 알아봐야지

지난 시간동안 워크넷(고용노동부 직업안정 운영프로그램)에 신청을 했지만 면접을 와서 보라는 회사가 한 군데도 없네 . 기술도 없고 아는게 행정밖에  없으니 당연한 거지만 어째 좀 그렇다.

내 생각보다 한단계 낮추면 그깟 일자리 하나 없을까 하며 태평하니 눙치고 지내고 있다. 더운 나라에서 수고가 많다. 여기도 이젠 30도를 오르내리고 있지만 아직은 살만 하다.. 우리 건강 잘 챙기며 지내자..

2018.6.5  현관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