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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나이 들어 어떻게 살아갈까

김현관- 그루터기 2022. 12. 2. 21:09

나이 들어 어떻게 살아갈까

우연히 보게 된 아침 방송 마지막 부분에서 김 한길 전 문화부 장관 말이 가슴을 헤집는다. 비 오던 날! 운전을 하던 중에 옆에 타고 가던 둘째 아들이 "아빠 100살까지 오래오래 사세요" 하길래" 아빠는 그만큼 살 수는 있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 고 답변을 하자 왜냐고 되물어 "네가 아빠를 부양해야 하는 게 힘들어서 안 된다" 고 하자 아주 단순 명료하게 " 우린 가족이잖아요" 하더란다. 아주 단순하지만 모든 뜻을 전해주는 한 마디의 말에서 뼈 있는 깨달음을 얻었다.

가족이라는 말에서 요즈음 권력을 이용하여 비뚤어진 공직자의 자세를 보여준 외교부 장관의 행태와 외교부 관리들의 염치 모르는 행동거지가 떠오른다. 자식이기 때문에 눈이 멀어 부끄러운 짓들을 서슴없이 자행한 저들의 추한 가족사랑이 안타깝고, 그런 자들에게 이 나라를 맡기고 있는 우리 국민들이 불쌍할 따름이다..

"네가 아빠를 먹여 살려야 하는 게 싫다"라고 아들에게 대답을 한 김 한길 씨의 말이 이즈음 아버지들의 생각이며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다. 지금 우리의 실정이 대부분 60살이 넘으면 경제생활을 할 수 없는 사회 구조 안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평균수명이 여자는 83세 남자는 76세라고 하고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추세라는데,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낮은 나라로서 이대로 몇십 년 가다 보면 대한민국은 노인들의 나라가 되어 앞으로 태어 날 아이들이 감당해야 할 노인들로 가득 찬 늙고 병든 사회가 될 가능성이 매우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제대로 살아 나갈 수 있는 준비된 생활을 할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면 지금의 연금체계로는 만족할만한 풍요로운 생활을 할 만한 사람들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남의 문제가 아니라, 잘 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연금까지 털어먹고, 집안 거덜 낸 다음에서야 아내의 궁둥이 뒤에 숨어 지내고 있는 지금의 내 처지가 앞으로 딱 저 모양이 될 것 같아 걱정스럽다.

혹자들은 지금 키우고 있는 자식들에게 기댈 생각을 하고 있는 분들이 많을 텐데 과연 그렇게 될까도 의심스럽다. 금지옥엽 키우고 있는 아이들이 자라면 자기 부모는 물론 오래오래 살고 계신 나약한 할아버지 할머니도 외면할 수 없을 텐데 나중에 저 아이들이 감당하다 힘들어 나 몰라라 한다면 그 배신감은 어찌할까! 그나마 심성이 고와 가족이라는 뜻을 의지하고 실천하는 아이라면 모를까 개인주의적인 사고방식으로 이 세상을 살아 나가는 수많은 아이들에게 가족의 정리만을 강요할 수도 없으니 다들 정신 차리고 노후를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쪽박 차고 길거리에 나 앉아 세상 불평만 해 댈 것이 틀림없다.

참으로 두려운 것이 이것이 내 생각만이 아니라는데 있다. 사회를 둘러보면 누구도 알 수 있고 또한 지금 실제 벌어지는 상황인데도 거의 모든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는 데에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나는 아니야" "절대 내 아이들은 그럴 리 없어" 이런 생각들을 빨리 버리고 각자 자구책들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물론 풍요로운 노년을 준비한 분들에게 이 얘기는 사족밖에 안 되는 말이다.

내 아내는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의 노후 대책보다는 결혼하려면 아직도 꽤 많은 시간이 남아있는 두 아이들 집을 마련해 주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어려움 없이 기반을 잡고 인생을 시작하게 해 주는 것이 당연한 엄마의 도리라는 아내에게 무어라 말을 할까!

아이들을 노년의 보험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도 절대 아이들에게 의지 안 하고 살겠다는 이율배반적인 말을 거리낌 없이 하고 있는 아내의 심중이 세상 모든 부모들 마음인 것을, 그게 가족의 마음인 것을 아이들은 언제나 알게 될까? 그런데 이렇게 가슴이 서늘한 말이나 하고 있는 나는 애들 아비가 맞기는 한지 모르겠다..

2010 -09 -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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