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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滿月堂 가는 길 본문
https://youtu.be/7MB1tiIQK3I?si=-VZ7OxvE1OIRmlhR
만월당 가는 길
쐬주 한 병 손에 쥐고 친구 보러 가는 길!
매양 생각만 하고
지붕 위의 별처럼
늘 그리며 바라만 보는구나.
개망초 꽃무리가 하늘거리고
날은 씁씁하여 앞섶이 땅방울에 젖는다.
기경이 간지 어느새 여섯 해!
세월은 왜 이리 빨리 흐르누.
2020-06-18 20:34:50
그리움의 길에서
오늘도 나는 기경이를 찾아가는 길에 나섰습니다. 쐬주 한 병을 손에 쥐고, 만월당으로 향하는 길목에 섰습니다. 이 길은 참으로 익숙하면서도 낯설기 그지없습니다. 매번 만나러 가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정작 이렇게 길에 나서는 날은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기 때문일까요? 지붕 위의 별처럼 늘 그를 그리며 바라만 봤을 뿐, 실제로 찾아가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마음속에서만 만나고, 함께 웃던 순간을 떠올리며 그리워했지요.
길가에 핀 개망초 꽃무리들이 바람에 하늘거립니다. 그 모습이 마치 이곳에 있는 나를 반기는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은 무겁습니다. 오늘따라 날씨도 참으로 쓰디씁씁합니다. 흐린 하늘에서 떨어진 이슬방울들이 앞섶을 적시고, 그 적신 마음에 한층 더 깊어진 그리움이 스며듭니다.
기경이 하늘로 떠난 지 어느덧 여섯 해가 지났습니다. 그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버린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아직도 어제처럼 내 곁에 있을 것만 같은데, 세월은 왜 이리도 무심히 흘러갔을까요? 때때로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무뎌지고, 다른 일들에 몰두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자신이 원망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이토록 소중했던 사람을 더 많이 기억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자책이 가슴을 찌릅니다.
만월당에 다다랐을 때, 기경이를 바라봅니다. 그곳은 변함없이 그대로인데, 이제는 그 자리에 그가 없습니다. 함께했던 웃음소리, 조용히 술잔을 기울이던 순간들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나는 조용히 쐬주 한 병을 꺼내 그의 자리에 놓습니다. 그리고 그가 좋아했던 노래를 흥얼거리며, 마치 그가 곁에 있는 것처럼 말없이 술 한 잔을 기울입니다.
* 기경아, 네가 떠난 이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간 것이 참으로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리움이 무뎌지는 것이 너를 잊어가는 것이 아님을, 너는 알고 있을 거라 믿는다. 네가 내 곁에 없더라도, 너와 함께했던 순간들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살아있음을. 다만 그리움을 견디기 위해 나는 조금씩 너를 떠나보내고 있을 뿐이야.
오늘 나는 또다시 네가 있는 곳으로 가는 길에 나섰다. 이 길이 익숙해질수록, 너를 그리워하는 마음도 조금씩 무뎌지겠지. 그러나 나는 언제까지나 너를 기억하고, 너를 그리워할 것이다. 그리움이 무뎌진다 해도, 너와의 추억은 결코 잊지 않을 것테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 길을 걸으며, 너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오늘 내가 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너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너와 함께한 시간들, 그 모든 순간들이 나에게는 큰 의미로 남아 있어. 비록 너는 이제 내 곁에 없지만, 너와의 추억은 영원히 내 마음속에 살아 있을 것이다.
그리운 친구여, 오늘은 내가 너에게 가는 길을 조금 더디게 걸어봤다. 이 길이 조금 덜 아프도록, 나 자신을 조금 더 용서하며, 그렇게 너를 찾아가고 있다. 너의 친구 현관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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