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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블완
- 70-80bpm
- uptempo
- jzzz&blues
- 경로석#한국근대문학관#윤아트갤러리
- piano
- 1mm 치과
- 인천 중구를 사랑하는 사람들
- fork. male vocal. 75 bpm.piano. cello. lyrical. lively.
- blues&jazz
- 인학사무실#참우럭#놀래미#도미#금문고량주#두열#제물포#마장동고깃집#마장동
- 추억의도시
- 당화혈색소6.7#녹내장주의#아마릴정1일투여량1알줄임#자월보신탕24년3월폐업
- 碑巖寺
- lost in love "잃어버린 사랑" - 에어서플라이 (air supply)#신포동#ai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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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bpm
- male vo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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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세는 나이, 호적 나이 본문
세는 나이, 호적 나이
복잡하고 다양한 세상을 바라봅니다. 예전 같지 않은 관계에 대한 느낌이 툭툭 가슴을 치더군요. 삶에 대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주위의 사람들과 깊게 한 호흡 나누면서 손도 잡아 보고, 끝 간 데 없이 오르는 물가에 대해 투덜대기도 하고, 생각 없이 자신들의 의중을 표현하는 정치가들과 사랑을 잃은 목사의 곯은 향기도 맡아가며 마음을 내놓다 보니 그냥 이렇게 사는 것이 세상살이구나 하는 깨달음과 함께 서녘에 지는 노을을 바라봅니다. 그런 측은한 내 맘을 아는지 시뻘겋던 하늘이 점점 까매집니다.
어느 순간 함께 근무하며 내게 많은 생각을 일깨워 주는 4차원적인 친구가 있어 평소에 잊고 있던 생각도 해 봅니다. 우리는(한국이라는 나라에 몸뚱이를 의지하는 동안) 세는 나이와 만 나이, 실제 나이(출생신고서에 적힌 나이가 아닌 집에서 인정하는) 공식적인 나이(호적, 주민등록)를 의식하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어요. 게다가 객 지벗 십 년이라는 얼렁뚱땅한 사회적 관계에 의한 나이와, 자라던 동네에서의 친구와 동생과의 관계에 의한 나이. 어쩔 수 없는 가정환경에 의한 초등학교 입학 나이 등등에 지배되면서 살고 있지요.
그래요 이미 우리는 한국인으로서 그렇게 관습적이며 묵계에 의한 나이가 정해져 있음을 자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보편적인 숙명입니다. 숙명은 받아들이는 게 당연한데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조금은 평등하지 않은 채 수긍되고 있는 게 바로 나이세는 법이에요.
내 나이 올해 세는 나이로 쉰다섯! 만 나이 쉰넷. 57년 정유년 생 닭띠입니다. 딱 제 나이. 가감 없어요. 한데 요 근래 언놈도 친구 하자 하고, 심지어 몇 살 어린놈까지도 갑장이라면서 은근히 말 토막이 짧아지길래 넌지시 훈계를 했더니 지 아비가 출생신고를 늦게 했다거니, 형 나이가 자기 나이라거니 온갖 변명들을 하며 나이 올리기에 혈안이에요. 나이가 무슨 고무줄인가요? 6.25 얼마 안 지나 태어 난 우리 세대에서는 병과 가난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아이들의 출생신고를 제대로 안 했던 그 당시의 몇몇 부모님들 입장을 백번 이해합니다만 갑자기 이렇게 따리 놓고 어르는 친구들이 주위에 생겼는지 그 양상을 모르겠어요.. 내 건강이 좋아져 피부가 탱탱해져서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무조건 주민등록상의 나이만 인정합니다. 그건 자기들 사정이며 형편이었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내 나름대로 인정하지 않을 이유가 분명합니다. 연세 높으신 분들 중에 나이 올려 얘기하는 분 별로 없고 적은 나이의 사람들이 줄여 얘기하는 것을 별로 못 보았기 때문입니다. 나이 따지는 사람들 대부분 자기 입장에 따라 올리고 내리는 고무줄 나이거든요.
나이를 따지는 그중에 제일 다툼이 많은 게 7살과 8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친구와 친구들과의 관계가 제일 복잡합니다. 거기에 중, 고등학교와 동네 친구와 얽히고 옛날 유급이라는 제도까지 끼게 되면 한 단계 건넌 친구의 친구들의 관계가 재미와 변수를 유발하게 됩니다. 너와 나, 나와 너의 사이라면 그저 편하게 이해를 하며 무던하게 넘길 텐데 한 두 단계를 건너뛰게 되면, 나와 너 그리고 또 다른 하나라는 어중간한 관계에서 어쩔 수 없이 친구라 부를 수밖에 없는 그런 묘한 관계가 가장 껄끄럽지요...
요즘 동창들 간 인터넷 카페가 활성화되면서 종종 동네 친구와 학교 친구와 관계의 정립이 시급해진 친구들이 많습니다. 중학교 동창들까지도 그런 행태가 보입니다. 즐겁게 만났다 어느 한순간 묘하게 일그러지는 얼굴들을 보면서 은근한 재미도 느껴 볼 수 있지요.. 그깟 한 살.. 아니 몇 달이 그렇게 중요한지 예전에 미처 몰랐어요..
그래도 용케 대부분의 친구들은 설렁설렁하면서도 위계를 반듯하게 정리하며 지냅니다.. 하지만 간혹 명확하게 정리가 안 되는 친구들은 꿍하니 마음속에 갈등을 심어놓다가 십중팔구 술자리에서 사달을 냅니다. 그런 고약한 상황에서 다툼이 일어날 때면 중간에 낀 친구의 입장이 아주 묘하게 되고,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되지요. 다행히 이성을 찾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잘 풀리게 되면 제대로 친구가 되기도 하는데, 고지식하게 상황을 밀고 나가는 친구가 있게 되면 그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하게 됩니다.
그런 상황은 개인의 성향과 친구와의 친밀도나 혹은 관계의 경중에 따라 빠르게 풀리기도 하지만 간혹 극한의 상황까지도 가는 것을 볼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술이 깨고 난 후 자신의 입장에 대한 변명을 하기 바쁜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만 그런 사람들일수록 상대방이 자신을 측은해한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 재미를 줍니다.
나이에 대한 얘기를 주절거리다 보니 대체 그깟 나이를 따져 무엇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요. 자기 수양이 덜된 나 같은 인간들이 이렇게 미주알고주알 캐면서 굴곡진 감정을 나타냅니다. 한두 살 차이를 따지는 나이는 지났다면서도 아직 유치한 마음이 숨어 있나 봅니다. 이제는 주위를 돌아보며 사회에 책임을 지고 책 한 권이라도 더 읽으면서 생각하는 시간과 여유를 갖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조금씩 수양을 쌓다 보면 격 있게 나이 들며 인생을 이해하는 어른이 되어 가겠지요!
2011 - 3 - 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