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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와 추억하나 본문
봄비와 추억하나
일요일입니다. 새벽부터 비가 오네요. 땅바닥에 후드득 부서지는 빗방울 소리에 잠이 깼어요. 바람소리도 들리고, 쉼 없이 창에 부딪는 빗방울은 한순간 꽃술 되어 창을 타고 흩날립니다.
밤새 켜 놓은 라디오에서 "송골매"의 "배 철수"가 부르는 "빗물"이라는 음악이 그득하니 방안에 퍼져 나가는데, 잠결에도 분위기에 동화되어, 온몸의 긴장을 풀고 몽롱한 시선으로 창문에 흩어지는 빗방울을 응시하고 있지요. 음악 속에서 나지막하니 퉁퉁 대는 베이스 기타 소리에, 멈춰 있던 자각이 부드럽게 녹아 흐르며 비와 함께 하던 추억 속 어느 한 지점으로 이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 이맘때였지요. 그 애는 쌍갈래 머리를 나풀거리며 환하게 웃으며 나타났습니다. 여의도광장에서 자전거를 타는데 예고 없이 잔잔히 내리던 비 때문에 우산도 없이 그 넓은 광장을 걷기 시작했어요. 걸어도 끝이 안 보이는 새까만 아스팔트 위였지만 맞잡은 손에서 전해지는 부드러운 감각은 푸릇한 청춘의 감성을 풍요롭게 했습니다. 아직도 그때 그 애의 얼굴에 맺힌 빗방울과 하얀 솜털의 가녀린 떨림이 눈에 선하네요.
한참을 걷다 옷을 말리기 위해 마포의 어느 허름한 영화관에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그 날 보게 된 "시드니 포이어"의 "to sir with love"는 그 애와 함께 본 처음이자 마지막 영화가 되었어요. 그 날 내린 봄비와 함께 우리의 만남도 흘러가 버렸습니다. 특별한 이유랄 것도 없이 그냥 헤어졌지요.
지금도 차가운 봄비만 오면 문득 그 애가 떠 오르며 이런 생각이 납니다.
“비가 오지 않았으면"...
"우산만 있었어도"...
라디오에서는 아직도 비와 눈물에 대한 음악이 흐르고 있네요. 아마 하루 종일 봄비의 느낌을 전해줄 겁니다. 이런 날은 그냥 이렇게 조금은 아프고, 아직도 한 장면쯤은 그리움이 떠 오르며, 가슴 한편 저 쪽에서 애틋한 추억이 뭉그니 피어오르는 회상을 되새겨 보면서, 하루 종일 가만히 누워 음악을 들어 보는 것도 괜찮겠어요. 인생살이에서 젊음이 갖는 의미는 참 중요합니다..
2011 - 2 -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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