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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까치밥 본문
까치밥
나뭇잎 모두 져버린 앙상한 감나무 가지 끝에 달린 까치밥! 까치가 쪼다만 새빨간 감에서 초겨울의 따사한 정감을 맛볼 수 있다.
이 까치밥의 전통은 백제시대 겸익스님의 가르침에서 찾는다. 스님은 성왕 때 인도로 건너가 계율을 공부하고 돌아와 백제불교의 계율 울 세운 분이다. 그는 사찰이나 마을에서 추수할 때 들판의 이삭을 다 걷어들이지 말고과일 나무의 열매를 다 따지 못하도록 일렀다고 전해온다.
까치밥! 다 익은 감을 따면서도 추운겨울 먹이를 찾아 헤매는 까치나 까마귀들을 생각하여 두서너 개 정도는 나무에 달아 두었던 선조들의 포근한 마음이 담겨 있다.
이 까치밥의 지혜는 삶의 여러곳에 스며져 있다. 새참을 먹으면서도 기어 다니는 개미나 들쥐 등 미물들을 위하여 음식을 던져주던 고수레. 지나는 나그네들이 비를 피할 수 있게 하려고 길게 늘어뜨린 처마 끝. 그리고 '거지 옷 해 입힌 셈'이란 속담처럼 대가나 보답을 바라지 않고 거지들에게 자비로 은혜를 베풀었다.
즉 평소에는 물론이지만 잔치나 초상때에 거지 잔치를 베풀어 그들을 크게 대접하였다. 오직 남에게 주기만 하려는 까치밥 같은 선조들의 고운 마음결에서였다.
조상들의 지혜와 까치밥이 어우러지는 계절이다. 낙엽이 찬바람에 뒹구는 스산함 속에 따뜻한 정을 그리는 형제들이 있다. 바로 의지할 곳 없는 가난하고 외로운 형제들이다.
소외된 이웃들에게 함께 나누는 우리의 작은 정성이 이 세상을 까치밥처럼 아름답게 만들것이다.그것은 자기만 얻고, 뺏고, 늘리는 것보다 남에게 베풀고 봉사하고 희생하는 것 즉 주어서 기뻐할 수 있는 까치밥의 현대적인 실천이기도 하다.
2021-12-22 22: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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