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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야기

백 달러의 의미

김현관- 그루터기 2023. 2. 13. 00:48

백 달러의 의미

형과니이야기/친구들이야기

2022-06-28 08:39:24

해외에서 근무를 하던 남수가 귀국을 하자마자 만나자고 연락을 하였다. 이제 나이가 있어 그만 쉬게 하려는 회사의 방침으로 돌아온 친구는 아직 일을 놓고 싶지 않은 입장이라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겠지만 마주 보는 얼굴에서 묵지근함은 잠시, 그저 반가운 웃음이 나오고 있울 뿐이다.

동인천역의 계단을 내려오는 정다운 친구의 모습을 보자니  십여년전  '동인천역 가새표'를 쓰게 했던 그 날의 감정을 지금껏 품어 내고 있다. 굳이 달라진 점을 찾자면 친구는 여전히 그때의 싱그러운 미소를 내 보이고 있는데 반해 뒷머리 훤하고 머리카락 허옇게 센 나의 모습이겠다. 하지만 그깟 겉모습이야 무슨 상관이랴..

역 앞에서 점심을 먹고 홍예문 아래 카페에서 찻값 계산을 하던 친구가  무심한 듯 아내에게 주라며 백 달러를 쥐어준다. 회사분들에게 줄 선물들의 부피와 무게가 만만찮아 친구들 선물을 챙기지 못해 미안한 마음으로 불현듯 챙겨 준 듯한데  받느니 마니 실강이하는  두 남자의 모습을 재미있게 즐기던 카페 아가씨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가게 안을 환하게 하였다.

골드러시 이후 서부 개척 기간 동안 숫자 2'는 행운을 상징하는 숫자로 통했다. 황금을 찾아 마차 하나에 의지해 홀로 내달려야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둘이라는 의미의 숫자 2'를찾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1928년 미국의 연방준비은행에서 2달러 지폐를 발행하면서 2달러는 행운의 지폐라는 공식이 성립되게 되었다. 비록 행운의 2달러는 아니지만 친구에게 행운을 챙겨주려는 친구의  따스한 향이 귀하게 피어나던 날이다. 

 

동인천역 가새표

빨강 가새표가 나를 멈춘다.
한 무리의 표정들이 계단 따라
흘러 내리고..

번잡, 피곤, 무표정..
그 뒤에 살풋 따라오는 미소 하나에
덩달아 내 입꼬리 헤벌쭉 오른다

움직이는 계단 따라.
친구와의 추억도 흐르고,
미소 짓는 아내의 수줍음도
청춘의 치기마저 반추되어 계단에 머무른다.

여기는 동인천역 개찰구!
가새표 뒤에 있는 기다림이 좋다.
머물던 시간에 정들고 정듦에 고향 된
여기 동인천이 저 엉 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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