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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What A Wonderful World -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 본문

음악이야기/영화음악

What A Wonderful World -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

김현관- 그루터기 2023. 2. 28. 08:17

https://youtu.be/R7iaRWvqQUU?si=Ee1PhwQ2oLIXmYP9

 

 

「굿모닝 베트남 Good Morning, Vietnam」(1987)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What A Wonderful World〉

전쟁의 포화 속에서 맞이하는 하루같지 않게 너무나도 온화하고 엄숙한 기운마저 감도는 이른 아침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기분 좋은 멘트가 있다.

 “굿모닝, 베트남!"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의 연기가 인상적인「굿모닝 베트남의 중간 오프닝은 우리가 지금까지 만날 수 있던 전쟁영화들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끊이지 않는 신음소리에 굉음만 무성했던 전쟁영화들과는 달리 라디오 DJ라는 독특한 소재를 동원한 이 영화에는 전쟁 영화음악의 또 다른 이면을 보여주는 놀라운 화법이 숨어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익살스런 DI의 멘트와 장면 장면을 수놓는 음악들이 자리 잡고 있다.

 비치 보이스(The Beach Boys)의 를 시작으로 흥겨운 록큰롤의 향연은 전쟁이라는 의미 없는 대립에 지친 군인들의 피로를 씻어주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결정적인 장면에서 흐르는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는 비록 그곳이 전쟁터의 참혹한 대지라 할지라도 그 아름다운 모습만은 잃지 않았다고 고집스럽게 노래한다. 전혀 전쟁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재즈 음악이 평온한 베트남을 물들이고, 농사짓는 여인의 뒤로 포화가 번진다. 수많은 학생들이 반전시위대에 합류하여, 권력에 맞서 싸우는 그 숨 가쁜 현장을 배경으로 흐르는 이 곡에는 비장미마저 느껴진다.

 길거리에 나뒹구는 피 묻은 신발과 부모 잃은 어린 아이의 굶주린 표정에서 우리는 전쟁이 그 어떤 명분으로도 허락될 수 없다는 것을 배운다.

 짧게 암전되는 장면의 끝자락에서 DJ는 말한다.

 “위대한 루이 암스트롱의 목소리였습니다.”

 비록 적군 수백 명을 죽인 병사나, 승리로 끝난 작전의 지휘자는 아니지만, 전쟁 속에서 잠시나마 평화로운 세상을 느끼게 해준 루이 암스트롱이야말로 그들에게 영웅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