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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 Romeo + Juliet」(1996) / A Time For Us / 라디오헤드 Radiohead / Exit Music 본문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 Juliet」(1996) / A Time For Us / 라디오헤드 Radiohead / Exit Music
김현관- 그루터기 2023. 3. 1. 00:41Romeo & Juliet / A Time For Us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 Juliet」(1996) / A Time For Us / 라디오헤드 Radiohead / Exit Music
셰익스피어(Shakespeare) 원작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1970년 작 「러브 스토리 Love Story」와 더불어 영화사에 영원히남을 사랑 영화의 대표작이다. 「러브 스토리」가 불치병을 뛰어 넘는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그린다면 로미오와 줄리엣은그보다는 다소 격정적인 관계를 그린다. 원수 가문의 아들, 딸이 서로 사랑하게 되는 내용은 비단 영화 뿐 아니라, 연극 및드라마 소재 등으로 전세계에서 활용되고 있다.
올드 팬에게는 당연히 올리비아 핫세(Olivia Hussey)의 청초함이 물씬 느껴지는 1968년 작품이 머릿속에 떠오르겠지만,21세기에 젊음을 누리는 팬들에게는 올리비아 못지않은 매력을 발산한 클레어 데인즈(Claire Danes)와 수많은 여성 팬의 지지를 받았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가 연기한 리메이크 작품이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영원히 잊지 못할 마지막 장면의 처절한 죽음은 지금도 떠올리면 눈앞에 벌어질 듯 생생하고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1968년 작품의 주제가 <A Time For Us>는 이미 영화음악의 고전이 되었지만, 여기 30여 년 만에 리메이크 된 1996년 작품에는 뜻밖에도 라디오헤드의 <Exit Music>이 들려온다.
엇갈린 운명을 거스르지 못하고 젊음을 저버린 차디찬 시신을 뒤로 하고 무심하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Exit Music>이 흐른다. 이 곡은 시종일관 자극적이고 화려하기만 했던 리메이크의 가벼움을 한순간에 비극적이고 안타까웠던 원작의 느낌으로 회귀시키는 힘을 지녔다.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비장미가 느껴지는 처량한 가사에 어쿠스틱 기타와 정체를 알 수 없는 기계음이 뒤섞인 연주는 밴드의 보컬 톰 요크(Thom Yorke)에 의해 더욱 잔인하고 우울하게 표현되어 자살의 충동마저 불러일으킨다. 마치 죽음을 반기기라도 하듯 시종일관 펼쳐지는 곡의 흡입력은 반복해서 들을수록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아쉽게도 국내 극장에서는 대부분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제대로 보여주지 않아 영화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이 곡을 기억 못 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더욱 아쉬운 것은 사운드트랙에도 이 곡이 실려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라디오헤드의 정규앨범『OK Computer』에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1996년 작「로미오와 줄리엣」을 좀더 새롭게 만나보는 계기로 뒤늦게나마 접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작품 전면에 드러나는 영화음악이야 많은 사람들을 통해 전파되고 다양한 매체에서 접할 수 있겠지만, 이처럼 감춰진 보석 같은 곡은 웬만한 관심을 갖지 않으면 접하기 어렵다. 꼭꼭 숨은 보석을 찾아내는 마음으로 더 많은 영화음악과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라디오헤드 Radiohead / Exit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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